한국기자협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430회(2026년 6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선후배, 동료들은 물론 휴가철을 맞이한 가족들이 기자들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오늘 시상식 오시는 분 중에 휴가가 시작된 분도 계시지만, 사실 휴가 중에도 뉴스는 멈추지 않는다”면서 “여러분이 계시기에 자칫 소외되거나 지나칠 수 있었던 사실도 뉴스가 되고,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파헤치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언론의 본분이 증명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한 “궁극적으로 기억되는 기사는 취재원과 국민과의 신뢰 속에서 남는다”면서 “신뢰라는 것이 결국 우리와 우리 사회, 그리고 나 아닌 외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 신뢰를 받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노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6월 이달의 기자상엔 총 9개 부문 64편의 후보작이 출품됐고,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아래는 수상 내역과 소감이다.
취재보도1부문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연합뉴스 이의진·최윤선·양수연·윤민혁·전성훈 기자/ 수상 소감 윤민혁 기자
“제가 작년 말에 입사했는데, 그때 멘토분께 우리 회사의 복지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 있습니다. 그랬더니 답변을 하시기를 ‘글쎄, 잘 모르겠고 우리는 이슈를 선도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고 복지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땐 제가 생각하기로 ‘복지가 없다는 소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번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직접 취재하면서 이 말이 어떤 건지 실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속보성 기사일 수 있고, (현장에) 처음으로 간 것도 중요했지만 그 뒤로도 계속해서 올림픽 공원을 가고, 우성아파트에서 양수연 기자와 현장 스케치도 하고, 최윤선 선배님께서 기사를 작성해 주시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속보를 쏘거나, 그냥 ‘이런 일이 있었다’고 알리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일이 왜 발생했고,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저희가 지켜보고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며칠 전에 타사 기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기자가 저한테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올림픽 공원에서 자해했던 분을 제가 현장에서 보고 취재를 했었는데, 그 기사에 ‘촬영 윤민혁’이라고 적혀있는 게 정말 폭력적이었다고요. 저도 그런 사건을 직접 보고, 또 보도하게 될 줄 몰랐다고 이야기했지만 ‘이런 게 연합뉴스의 가치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또 이런 경험은 저뿐만 아니라 저희 사건 팀이 이번 취재를 하면서 모두 한 번씩은 경험했던 일들이라서 이번에는 감히 제가 ‘이달의 기자단’이라고 저희 연합뉴스 사건 팀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다 같이 받았으면 좋겠지만, 제가 대표로 받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보도를 하기까지 저희 일선 기자들뿐만이 아니라 부장, 그리고 방현덕 캡, 이동환 캡, 한지은 바이스가 도와주셨고 함께 취재를 계속해 주셔서 보도가 이어지고, 또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가 가장 빠르고 심도 있는, 이러한 어울리지 않는 가치들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연합뉴스 사건팀이 되겠습니다. 이런 가치들을 계속 지켜나가서 어떤 자리에서 ‘저희 사건팀이 이런 어려운 일을 또 해냈다’ 이런 당돌한 말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보도2부문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한국일보 김형준·김진주 기자/ 수상 소감 김형준 기자
“저도 작년까지는 야구장에서 먹고, 마시고, 쓰레기를 버리는 그런 팬 중 한 명이었습니다. 스트레스 풀러 야구장을 종종 가기도 했고, 또 산업이 팽창하는 것들도 굉장히 좀 흥미롭게 바라봤었습니다. 근데 이제 기자들끼리 야구를 보러 가면은 꼭 그런 것들이 보입니다. 쓰레기, 장애인석 이런 것들이요. 기자들끼리 같이 먹고 마시면서도 그런 것들을 함께 토의하곤 했었는데, 올해 스포츠부에 오게 되어 그런 문제점들을 좀 더 열심히 취재해서 빠르게 보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휴가차 일본 도쿄돔을 다녀오기도 했었는데, 장모님과 아내가 많이 심부름도 시키면서 일거양득의 여행이 됐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일상에서 발견한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취재해서 보도할 수 있는 노력을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장이라는 공간은 굉장히 많은 사회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들을 지금 와 계신 강주형 부장과 강철원 편집국장이 공감을 많이 해 주시고, 더 여러 가지를 한번 이렇게 펼쳐보라고 얘기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도 용기와 의욕을 얻어 취재를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고민해 볼 얘기들이 있으면 또 저뿐만 아니라 동료들과 다 같이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수상을 한 김진주 기자가 사실 오늘 마지막으로 스포츠부에 출근하는 날입니다. 다음 달에 연수를 가게 되는데 함께 열심히 취재해 줘서 정말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자인 아내와 장인 장모님,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대전MBC 김성국·전효정·이혜현·양철규 기자/ 수상 소감 김성국 기자
“7월 23일에 수상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날이 제 생일이었거든요. 제가 또 태어나서 처음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받게 됐는데 태어나서 가장 큰 선물이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름 내내 땀 흘리면서 CCTV 찾으러 다니고, 또 피해 학생의 학부모님 인터뷰 다니고, 또 현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항상 묵묵하게 함께 취재해 주신, 지금도 촬영을 해주고 계신 양철규 선배님 제일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오늘 팀원들도 사실 같이 왔으면 좋았겠지만 지역 여건상 데일리 리포트를 소화해야 해서 같이 못 왔습니다. 제가 이 사안을 계속 끌고 가게끔 뒤에서 지원해 주고, 도와준 우리 전효정 기자, 이혜현 기자 너무 감사합니다.
취재를 시작한 건 피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제보받으면서였습니다. 이 학부모님의 첫 마디는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또 어떤 집단 폭행이 있었는지를 듣고 나서 아이가 진술했던 폭행 장소들에 피해 학생의 아버지와 함께 같이 CCTV를 구하러 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건물 주인분의 협조를 받아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요.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아들이 실제로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 모습은 지금까지 잊히지 않습니다. 단발성으로 ‘단독 한번 치자’,‘CCTV 영상도 좋고 파급력이 있겠다’ 이런 수준으로 보도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초 보도 이후 폭력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나는 촉법소년이니까 처벌받지 않아’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가 처벌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현재 가해자 7명 중 2명은 구속됐고, 촉법소년 3명은 긴급 동행 영장이 발부돼서 소년 시설로 인치가 됐습니다. 앞으로 법의 처벌까지도 팔로우하면서 학생들도 잘못하면 처벌받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학교 전담 경찰관(SPO)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작동하는 모습도 보였고,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일으키는 것을 사실상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들도 많이 봤습니다. 제도적인 변화까지 이끌 수 있도록 이번 상으로 힘을 받아 계속해서 취재하고 싶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좋은 뉴스, 그리고 제가 해야 할 뉴스는 취재원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취재원이 해 주는 소중한 말씀 하나하나 가슴에 깊이 새기면서 계속해서 취재해 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 죽음…이면엔 갑질, 조직은 은폐 급급>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변재훈·박기웅·이영주·이현행 기자/ 수상 소감 이현행 기자
“저희 사건팀이 받은 이번 상이 수상 소감을 말씀드리기에는 마음이 참 무거운 상 같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하고 바르게 바뀔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고인을 향한 추모의 마음을 담아 고개 숙여 인사하고 물러나 보겠습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 황성호·임재혁·손준영·조승연·박형기·김재희 기자/ 수상 소감 황성호 기자
“저희 회사에 히어로팀이 만들어진 지 6년 정도 됐습니다. 6개월 단위로 이제 새로운 인원들이 발령받아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데, 처음 발령받았을 때 막막함이 꽤 컸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상으로 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 같고요, 취재에 도움을 주신 회사 선후배분께 감사드립니다.
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국장과 부국장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해 사실을 말씀해 주신 피해자분들께 가장 감사드리고요. 또 그런 피해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 대책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중부일보 강현수·최민서 기자/ 수상 소감 강현수 기자
“오늘 기자 생활 첫 번째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는데요, 함께 상 받은 최민서 기자도 오늘이 첫 수상입니다. 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꼭 받고 싶은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이렇게 훌륭한 선후배, 동료 기자분들 앞에서 받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까 박종현 회장님께서도 잠깐 인사해 주셨는데요, 제가 지난해 말에 이 자리에서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 으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도 혹시라도 쉬운 우리 말 말고 외국어를 쓰진 않을지 조금 긴장되는데요.
기자 개인으로 첫 번째 수상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수상이 중부일보 회사로 보면 2019년 이후에 7년 만에 받은 이달의 기자상입니다. 앞으로 경기도의 지역 언론으로서 도시기본계획과 같은 지역 의제를 잘 발굴하고, 또 집요하게 취재하고, 제도 개선이라는 모범 사례까지 잘 만들어 나가라는 의미에서 상 주셨다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사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 이 자리에서는 이제 도시기본계획 보도의 기사 구상부터 검수까지 맡아주시고 오늘 시상식 함께 축하하러 와주신 정진욱 사회부장께 먼저 감사 인사드립니다. 나머지 인사는 회사에서 하겠습니다. 또 제가 지난주에 부서 이동을 해 새로운 출입처에 발령된 지 아직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신입 출입 기자 축하해 주러 와 주신 경기도의회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기획 보도에서 사실 국토계획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계속 강조해 왔는데요. 시상식에 오면서 다시 한번 확인해 보니 국회의원, 또 국토교통부 차원에서도 법 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잘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같이 수상하신 분들 너무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누에고치 소녀들>
KBS대전 심각현 기자/ 수상 소감 심각현 기자
“사실 제가 오늘부터 휴가거든요. 저는 세종시에 살고 있어서 아들 서울 구경시켜 주려고 휴가를 두 달 전부터 미리 잡아뒀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게 기대치 못했던 상을 받아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올해로 21년 차입니다. 이달의 기자상은 4번째 수상인데 받을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영상 기자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연출하고 촬영한 기사가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생존자가 계시지 않았다면 제작이 불가능했을 텐데 생존자를 찾기 위해 같이 도와준 후배들,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또 촬영감독이 촬영만 잘해도 되는데 (생존자를) 찾는 데 같이 일조해 주고 돌아다녀주고…. 이런 과정이 있어 결국 이런 상까지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응원하고 힘을 주는 아내와 가족들께 고맙습니다. 첫째 아들은 고등학생이라 함께 오지 못했는데, 무심히 지나가면서도 ‘아빠 잘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이야기해 주면 항상 힘이 됩니다.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는 둘째 아들 심우민에게도 정말 고맙고, 이 아이템을 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해 주셨던 박전식 대전총국장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