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 종결 가까워진 지상파-네이버 AI 저작권 소송

8일 7차 변론… 한두 차례 추가변론 후 선고기일 잡힐 가능성

네이버가 자사 기사를 무단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며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제기한 국내 최초 AI 저작권 침해 소송이 변론 종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 합의부는 8일 지상파 3사(원고)가 네이버(피고)에 대해 제기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학습금지 등 청구 소송 7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양측이 다음 또는 다다음 공판을 결심으로 하자고 했고 재판부 역시 이견을 드러내지 않아 국내 최초 언론사-AI 기업 간 저작권 침해 소송 1심의 결과가 빠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8차 공판은 11월5일 오전 11시10분으로 예정됐다.

네이버 사옥.

당초 원고 측 증인 신문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간 주장과 증거관계를 정리하는 기일로 이날 재판은 10여분만에 끝났다. 앞서 6차 변론은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 관계자가 출석한 가운데 피고 측 증인 신문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바 있다. 이날 지상파 측은 “증인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특별히 실익이 없다고 생각해 증인신청을 따로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측은 이날 AI 저작권 이슈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공정이용’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피고 측은 재판부에 제출한 준비서면 등에서 예비적 항변을 통해 AI의 뉴스학습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저작권법 개정 당시 공정이용 관련 조항이 신설될 때 초안에 있던 제한적 목적과 영리성 여부에 대한 규정이 삭제된 점이 고려돼야 하고, 법이 규정한 공정이용의 네 가지 요소에 해당되며, 미국 유사 사례에서 인정된 점 등이 근거였다.

네이버 측은 “저희는 원고들과 계약 관계를 통해 사용 권한이 있는 상태였다는 점에서 무단 크롤링을 해 문제가 됐던 외국 사례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일부 (문제가 인용된) 해외 사례가 우리 사건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간 뉴스데이터의 AI 학습 이용은 공정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맞서온 지상파 측은 이날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았다. “주장 서면 등을 준비 중인데 내용과 증거관계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더 소요됐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향후 네이버 측이 제출한 공정이용에 대한 반박 서면까지 포함해 준비 중인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주장 서면의 개괄적 내용이 손해액과 관련된 부분이라고도 부연했다.

앞서 원고 측은 저작권 침해와 더불어 데이터 부정 사용, 성과 도용, 민법상 불법행위 등 4가지 청구원인을 통해 지상파 3사에 각 2억원씩 지급을 요구했고 차후 청구 취지를 확대해 손해액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월 3차 변론에선 9만7000여개에 달하는 침해 저작물 목록을 제출하고, 피해 추정 저작물 수가 500만~600만개에 이른다고 주장했지만 ‘사실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제외하자’는 재판부 제안에 따라 청구취지 변경서를 내기도 했다.

지상파 3사 뉴스 로고.

양측은 모두 빠른 재판 진행에 동의했다. 네이버 측은 지상파 측의 자료 제출 이후 참고서면 등으로 반박하고 “다음 기회를 결심으로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 전 피고 대리인께서 반박할 시간적 여유를 두고 원고 측에서 증거 신청과 서면을 내주면 다음 기회에 각자 다 마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상파 측은 “통상적인 기일로 4~6주 정도 후로 기일을 잡아주시면 그 전까지 서면을 제출하고 그 다음 기일 정도에 종결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재판부는 정확한 결심 공판 시점을 다시 언급하지 않았지만 1~2번의 추가 변론 후엔 선고 기일이 잡힐 공산이 크다.

그간 양쪽은 ‘침해 저작물에 대한 특정’, ‘약관 해석’, ‘공정이용’ 등을 쟁점으로 충돌해왔다. 침해 저작물을 두고 네이버 측은 ‘구체적 침해물이 특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지상파 측은 ‘AI 학습엔 개별 기사가 아닌 데이터 뭉치가 필요한데 네이버가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맞선 바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청구원인으로 제시한 이상 구체적 침해는 개별 저작물을 통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약관 해석과 관련해선 2020년 네이버와 맺은 뉴스콘텐츠제휴 계약 과정에서 AI 학습에 뉴스가 이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를 다퉈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6차 변론에서 네이버가 언론사에 설명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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