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노조 "홀딩스와 이상한 거래… '종이 돈'만 남았다"

22일 노보서 '사옥 보증금', '예능IP' 거래 주목
중앙노조, 인수전 본격화 속 '10대 원칙' 천명

JTBC노동조합이 ‘건물 보증금’, ‘예능 IP’ 등과 관련한 JTBC와 중앙홀딩스 간 과거 거래 행태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JTBC에선 현금 대신 ‘종이 돈’만 남은 “설명되지 않는 거래”가 반복돼 왔다며 오너가의 책임을 촉구하는 취지다. 매각을 추진 중인 중앙일보 입찰의향서 마감일이 지난 상황에서 중앙일보노동조합은 언론인과 노동자로서 요구를 담은 10대 원칙을 천명하고 나섰다.

JTBC노조는 22일 발행한 노보 <중앙홀딩스, JTBC 돈으로 JTBC 자산을 사다> 기사를 통해 중앙그룹 지주사와 JTBC 간 과거 거래 행태를 지적했다. 노보에 따르면 2021년 말 중앙홀딩스와 JTBC는 서울 상암 창조관 사옥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당시 보증금은 37억원이었는데 이듬해 300억원이 늘어 337억원이 됐다. 홀딩스는 이 돈으로 JTBC 자산 예능 IP(지식재산권)를 338억원에 샀다. JTBC노조는 “우리는 홀딩스에 돈을 주고, 홀딩스는 그 돈으로 우리 자산을 샀다. 우리 자산은 사라졌고, 대신 채권이 생겼다”고 지적하며, “단지 JTBC 잘못인가? 왜 공교롭게도 JTBC에는 현금 대신 ‘종이 돈’만 남는 일이 반복되는가”라고 적었다.

22일자 JTBC노보 1면.

노보엔 2022년 보증금이 늘어날 당시 회사 상황이 기술됐다. 당시 JTBC는 큰 적자에 자산을 팔아서 메우려 했고 이에 따라 보유 현금을 홀딩스에 주고 JTBC 자산을 사도록 했다고 한다. 이 경우 장부상으론 예능 IP를 판 이익이 생기고, 보증금도 장부에선 자산으로 잡히는 만큼 홀딩스 입장에선 ‘JTBC를 도운 거래’가 됐다는 설명이다. JTBC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 이런 형태의 거래가 일산스튜디오에서도 반복됐다고 JTBC노조는 적었다. 2021년 말 일산스튜디오 보증금은 35억원이었는데, 2022년 JTBC는 홀딩스에 308억원을 보증금으로 보냈다. 이후 홀딩스는 이 돈으로 JTBC가 보유한 SLL중앙 지분 1.8%를 316억원에 샀다.

JTBC노조는 “또 실물은 사라지고 받을 채권이 남았다. 알 듯 말 듯 한 이 거래는 불법은 아니다. 당시로서는 JTBC 요청에 의해서 이뤄졌다고 한다”며 “하지만 친구가 도망갔고 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과연 친구는 돈을 돌려줄 생각이 있었을까는 별도로 따져볼 문제”라고 했다.

상암 창조관 보증금은 2022년 증액 후 두 차례 더 늘어 2026년 현재 776억원이 됐다. JTBC노조는 “두 차례에 걸쳐 늘어난 400억원은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대여금이었다면 이자라도 받을 수 있다. 보증금은 그런 거 없다. 결국 무이자로 776억원이 사옥에 묶였다”고 지적했다. 일산스튜디오의 현재 보증금은 343억원인데 이와 합치면 전체 규모가 1119억원에 달한다며 JTBC노조는 “친구가 도망간 지금, 회수할 수 있는 돈은 29%로 약 325억원”이고 “794억원을 못 돌려받는 셈”이라 추산했다.

애초 보증금 규모의 과도함도 지적됐다. 상암 주변 대형 오피스 임대 조건을 살핀 결과 JTBC 사무공간에 적용했을 때 상암 창조관 적정 보증금은 약 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2021년 말 37억원은 시장가에 가깝지만 현 금액은 “터무니없는 수준”이고, 보증금이 올라가면 임대료가 내려가야 함에도 “임대료는 월 8억 수준에서 내려간 적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JTBC노조는 “이런 금액을 내면서도 당연히 받아야 할 ‘안전장치’는 받지 못했다. 대항력 설정이 없었고, 그 결과 2023년 두 차례 걸친 금융기관 300억원 근저당보다 후순위”라며 “이런 거래를 과연 누가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당시 상황이나 돌려받을 수 있는 자산으로서 보증금 성격을 고려할 때 개별 거래들에 대한 설명은 가능하고, 지난해 JTBC가 예능 IP를 다시 132억원에 사왔다는 사실도 JTBC노조는 전했다. 다만 “그런데 돌고 돌아 JTBC에는 현금이 없다”며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수혜자인가.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라고 했다.

한편, 이날 노보 발행에 앞서 JTBC는 홍보팀 명의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IP 관련 현황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보내”드린다며 관련 내용을 배포했다. JTBC의 회생신청 시점 다수 기사에 거론된 ‘JTBC가 SLL에 오리지널 IP 권리를 매각했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SLL에 매각한 것은 구작 드라마 IP이고 예능 IP가 아니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혼숙려캠프’, ‘아는 형님’, ‘톡파원 25시’,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냉장고를 부탁해’ 등 예능 프로그램명이 명시됐다.

아울러 JTBC는 “M&A 작업에 본격 착수한 JTBC는 권리 100%를 소유하고 있는 ‘아는 형님’, ‘냉장고를 부탁해’ 등 예능 IP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경영 정상화를 조속 추진할 방침”이라며 “매각자문사 선정이 완료되면 곧바로 매각 공고가 진행된다”고 했다.

앞선 노보에서 JTBC노조는 매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에 대한 ‘고용 유지 협약’을 강조했다. 구성원들이 최우선하는 요건은 ‘고용 안정’과 ‘편집권과 제작의 독립’으로 볼 수 있지만 잠재적 매수자의 정치 성향이나 방송 철학,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대비를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3~5년 고용유지 협약이 필요하다는 요지다.

인수전 본격화 중앙일보…노조 “대금 감당 능력만으로 대주주 결정해선 안돼”

워크아웃 추진 후 본격 인수전에 돌입한 중앙일보에선 인수 과정에 구성원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목소리가 지속 나오고 있다. 앞서 21일 입찰의향서 마감엔 글로벌세아, OK금융, 이브로드캐스팅(삼프로TV), 금보개발 등 5~6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언론 보도가 나온다. 매각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며 우선 이달 말까지 유력후보군을 선정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중앙노조는 “중앙일보의 새로운 주인은 재무적 투자 여력은 물론 저널리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언론사의 미래를 이끌고 갈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인수 대금을 감당할 능력만으로 중앙일보의 대주주가 결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소한의 기준으로서 10대 원칙을 제시했다.

22일자 중앙노보.

구체적인 내용은 △편집규약 제정 및 독립기구 설치 △경영·편집 직군 겸직 금지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 승계 △근로조건 변경 시 노사 협의 강화 △기존 복지와 처우 수준 유지 △퇴직연금 재원 100% 확보 △인수금융 최소화 원칙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 제시 △취재 인력 충원 및 저널리즘 역량 강화 △노조와 공식적인 소통 채널 설치 등이다.

중앙노조는 “원칙은 매각 과정 뿐 아니라 매각 이후에도 유효하다. 인수 과정에서 제시된 약속과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노조는 끝까지 확인하고 지켜볼 것”이라며 “어떤 원매자가 등장하더라도 이 10가지 원칙을 동일하게 적용해 면밀히 따져볼 것이다. 또한 매각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채권단, 매각주관사, 원매자 등에게도 지속적으로 이 원칙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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