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브리핑 '참교육' 열풍? "브리핑 취지 돌아봐야"

출입기자들 "올 초부터 대변인 곤란하게하는 질문 잦아져"

“국방부가 답변하기 곤란한 부분을 반복해서 물어보면 유튜브에선 ‘참교육’, ‘사이다’라고 칭해요. 그러나 같은 출입기자로선 영양가 없는 질문을 반복하는 게 좋아 보이진 않죠.” (방송사 A 기자)


최근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폭발사고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와 대변인 간 설전이 잇따랐다. 이러한 공방이 유튜브 숏폼 영상(쇼츠) 등으로 확산하면서 일각에서는 국방부의 무성의한 답변을 비판하고 있다. 이에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국방부의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기자들의 질문도 소모적인 공방에 그치고 있다”며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월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폭발사고와 관련해 정빛나 대변인과 기자들 간 질의응답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본보 취재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들은 올해 초부터 대변인을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이 잦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A 기자는 “정빛나 대변인이 여성이고 군 출신이 아니다 보니 ‘네가 뭘 알겠냐’는 식의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미 여러 차례 답변했거나 보도자료에 나온 내용을 다시 물으며 망신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질문은 유튜브 쇼츠가 화제를 모으면서 더욱 잦아졌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2년 넘게 국방부를 출입한 B 기자는 “과거에도 공개 브리핑에서 ‘답변이 제한된다’는 말은 상시적으로 나왔다. 기자들도 이를 알기에 브리핑이 끝난 뒤 따로 질문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데 정례 브리핑을 다룬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된 이후에는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개적으로 질문한다. 최선을 다해서 군 대변인과 공보를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C 기자 또한 “설전이 벌어진 뒤 다음 브리핑에는 평소 보지 못했던 기자들까지 참석한다”며 “인기를 끌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문사 D 기자는 이러한 공방이 “감정다툼이나 소모적인 말꼬리잡기”로 흐르고 있다며 “유튜브 쇼츠의 폐해”라고 직격했다. 기자들이 브리핑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기보다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방부의 소극적인 정보 공개가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E 기자는 “백브리핑에서 제공하는 정보도 정례 브리핑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자들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니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B 기자 또한 “지뢰폭발사고 당시 군 당국은 북한의 지뢰라고 판단했음에도 백브리핑이나 비보도를 전제로 한 설명조차 없었다”며 “소통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 정부부터 국방부를 출입한 F 기자 역시 정부 교체 이후 정보의 양과 구체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북한의 MDL 침범에 대한 대응 상황 등을 상세히 공개했지만 최근에는 전반적인 정보 제공에 소극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F 기자는 “이것과 말꼬리를 잡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며 “공개된 장소에서 답변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것을 알면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공격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비판했다.


결국 브리핑에 임하는 기자들의 태도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D 기자는 “현안에 대해 질문하고 설전을 벌이는 것은 기자가 할 일”이라면서도 “브리핑은 여러 사람이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기자와 대변인 모두 어떤 이야기가 필요한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 기자 역시 “기자가 취재원한테 질문하는데 화를 낼 필요가 있나”라며 “기자는 정치인이 아니다.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화가 나도 참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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