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금융… 그 일의 4할은 언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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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김은경 원장 겸 위원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2일 인터뷰 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제공

채무 부담 등 경제적 압박을 못 이겨 목숨을 끊는 이들의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안타까운 건 채무조정 등 구제·지원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는데도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하 원장)이 ‘사람 살리는 금융’을 강조하며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는 이유다.


김은경 원장은 서금원과 신복위를 함께 이끄는 기관장으로 올 1월 취임했다. 상법 그중에서도 보험법을 전공한 법학자로 30년을, 그리고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으로 3년을 몸담았던 그는 “항상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편에서 일 해왔다”고 2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김 원장은 “학자로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비자보호 전문가로서 고객 관점에서 일해 온 경험을 서민금융 현장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느끼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힘든 만큼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취임 9개월의 소회를 전했다.


김 원장은 지난 9개월간 20곳이 넘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현장에서 금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취약계층을 만나 상담하며 애로사항을 들었다. 직접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는 곧바로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지원 요건 완화다. 이 역시 김 원장이 대전 센터에서 직접 상담한 사례가 바탕이 됐다. “생계비 100만원을 빌리러 오신 분이 있었는데 심사에서 떨어지셨어요. 들어 보니까 기초생활수급자인데 기본적으로 성실한 분이어서 신용평점이 기준보다 높은 거예요. 그러면 이분은 돈 받을 가능성이 없는 거예요. 말이 안 되잖아요? 마음이 안 편하더라고요.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직원들과 상의해서 그분을 도울 방법을 찾았어요. 그리고 제도를 개선했어요.”


그가 현장과 사람을 늘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경험들 때문이다. 그는 “사람이 가진 조건이 다 다르니까, 기계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인 제도권의 금융은 사람을 점수화해서 점수 되는 사람만 받고 나머지는 배제하잖아요. 그러면 이 배제된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져요. 그러니까 이들을 우리라도 살려야 된다, 그래서 ‘사람 살리는 금융’으로 모토를 삼은 거죠.”


사람 살리는 금융은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분께 제때 닿아야 비로소 사람을 살릴 수 있”고 “그 다리를 놓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김 원장은 말했다. “서금원, 신복위 하면 사람 이름인 줄 알아요.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러면 안 되겠다, 여기(홍보)에다 엄청 애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자주 말씀드리는 거지만, 취임 9개월간의 성과를 100으로 본다면 언론이 해주신 몫이 40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해요.”

김은경 원장은 9월 “넉넉하지 않은 기관 살림”임에도 공간을 내어 기자실 ‘미디어 라운지’를 만들었다. 언론과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기자실 의자와 소품 하나까지 직접 챙겼다고 했다. /서민금융진흥원 제공

“넉넉하지 않은 기관 살림”에도 9월 서금원에 기자실 ‘미디어 라운지’를 마련한 것도 현장과 연결하는 “양방향의 통로”로서 언론 소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기자실 의자 색깔과 소품 하나까지 직접 챙겼다.
서금원과 신복위는 지난해 말 한국기자협회 등과 공동으로 ‘불법사금융 및 과다채무 피해 보도 권고기준’을 제정하고, 올해는 ‘금융피해 예방 우수보도상’을 신설해 9월 첫 시상을 했다. 향후 기자협회나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기자 대상 연수·교육 프로그램에 서민금융과 금융기본권을 다루는 과정을 마련하는 것도 목표다.


김 원장이 강조해온 개념인 금융기본권이란 누구나 필요한 금융 서비스에 차별 없이 접근하고 공정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접근권, 생존권, 재기권, 자립권, 자산형성권 등 5대 권리와 “기초상담부터 보험·대출·저축까지 이어지는 기초금융 체계”가 핵심 축이다. “가치를 만들어서 같이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며, 책 출간도 앞두고 있다. “금융기본권의 세계화”가 김 원장의 꿈이다. 그는 “2028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대한민국인데, K-민생금융을 어젠다로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우리나라의 K-민생금융을 잘 정착시키는 데 주어진 기간 동안 충분히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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