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언론은 달라져야 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상상만 해왔던 위드 코로나 시대다. 누군가는 다시 돌아간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시작된 뒤 언론사에 입사한 기자들은 물론,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건너는 동안 일어난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뉴노멀로 받아들인 기자들에게 되돌아간다는 감각은 없다.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한 숙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어야만 했던 지난 2년 가까이는 언론계의 근무 환경부터 의제 설정, 게이트 키핑의 기준까지 바꿔놓은 시간이었다.실제로 앞으로의 취재 환경은 이전과 같지 않을 가능성이…
SBS '무단협' 사태, 회사가 결자해지해야
SBS의 무단협 사태가 3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언론사의 무단협 사태는 방송사는 물론 언론계 전체에서도 흔하지 않은 사례다. 무단협 사태가 해소되지 않으면 단협이 보장하고 있는 전임자 타임오프, 조합비 자동공제 등이 사라져 노조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알려진 대로 이번 사태의 쟁점은 경영진 임명동의제를 도입하기로 한 2017년 10월 노사합의다. 사장을 포함해 보도, 편성, 시사교양 최고 책임자를 임명할 때 재적인원 60% 이상이 반대하면 임명을 철회하는, 파격적인 합의였다. 하지만 현재 노사 입장은 평행선이다. 노
'1조원 정부광고' 투명성 장치 마련하라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은 정책 홍보나 캠페인을 목적으로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 언론매체에 광고를 낸다. 이런 목적으로 쓰인 정부광고비는 지난해 1조890억원에 달한다. 정부광고는 재원이 국민 세금이라 매체 선정과 집행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3000곳이 넘는 정부기관이 임의로 집행하다 보니 유력 언론사에 정부광고가 몰리는 경향을 보이거나 정부광고를 매개로 한 거래와 후원이 일상으로 이뤄진다.인구 100만의 경기도 한 지자체는 지난해 언론홍보비로 18억원을 썼다. 138개 매체에 홍보비가 집
공영방송 KBS의 새로운 미래에 요구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두 언론인이 이름을 올렸다. 독재 정권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했다는 게 선정 이유다. 언론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86년 만이다. 그런데 두 언론인 모두 공영방송과는 거리가 멀다. 한 사람은 러시아 유일의 반정부 매체 편집장, 또 한 사람은 필리핀의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설립자다. 세계적인 언론의 위기 속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공영방송에게는 위기의 조짐 중 하나로 들린다.대한민국 신뢰의 기준, 대표 방송. 가장 영향력 있는 공영미디어. 공영방송 KBS가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는 문구다. KBS의 이런…
언론특위, 포괄적 언론개혁의 마중물 돼야
지난달 29일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보류하고 국회에 언론미디어 특별위원회(언론특위)를 구성한 뒤 연말까지 추가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이 고의중과실에 따른 허위보도에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키면서 촉발된 논쟁도 일단 냉각기를 맞게 된 셈이다.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빚어질 혼란을 생각하면 정치권이 숙려기간을 갖기로 합의한 건 당연한 수순이다.여당은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불신을 불쏘시개 삼아 언론중재법
누더기 언론중재법, 폐기가 답이다
여야가 언론중재법 단일안 마련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며 국회 본회의 통과를 미루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행스럽지만 수차례 수정을 거치며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누더기가 됐다. 애초 언론자유를 침해할 조항을 넣을 때부터 예고된 결과였다. 가짜뉴스 피해구제라는 명분으로 포장했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허위조작보도의 정의조차 명확히 내리지 못한 조악한 것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8인 협의체를 만들어 11번의 회의를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한 달을 흘려보냈다. 그 사이 인권위까지 나서 법안이 언론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포털 노출 중단' 연합뉴스, 공적책무 되새겨야
지난 8일부터 연합뉴스 기사가 네이버다음 포털 뉴스에서 사라졌다. 돈을 받고 쓴 기사형 광고를 마치 실제 뉴스처럼 포장해 수년 간 포털에 송출했던 사실이 밝혀지며 32일 포털 노출 중단이라는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출범한 2015년 이래 가장 수위가 높은 징계다. 예상을 넘는 엄중한 징계에 연합뉴스의 충격은 매우 컸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그간 쌓아왔던 영향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상당했을 테다. 그렇기에 제평위에 징계 수위를 일주일 줄여달라는 취지의 재논의를 요청했겠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혐오 장사가 언론을 위협할 수는 없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이 만연한 원인으로 국민 10명 중 8명이 언론의 보도 태도를 지목했다.(국가인권위원회 인식조사, 2021년) 특히 최근 몇 년 새 심각해진 성별에 대한 혐오표현은 언론이 적극적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성별 혐오 부추기는 보도를 자제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2018년)세대와 젠더, 인종과 종교, 장애 등 한국 사회는 갖가지 요소들로 혼란한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편을 나누고 나와 남을 구분해 배척하는 일은 온라인의 문화가 됐다. 차별과 혐오가 시민들의 일상으로 확산되지 않도
대한민국의 언론 시계는 거꾸로 간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나 마음에 들지 않는 논조조차도 그것이 토론되는 과정에서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게끔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이었던 2014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토론회에 나와 마이크에 대고 밝힌 공개 입장이다.2021년 8월25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은 이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국내 일부 매체에 영어 표현인 None of my business라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내 알 바 아니다라는 얘기다
기자, 만족들 하십니까?
직업 만족도 43.3%. 기자협회보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10명 중 4명 남짓이 기자라는 직업에 만족한다는 뜻이다. 이마저도 3년 연속 떨어지는 추세로 앞으로 어디까지 떨어질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한 최근 20년간의 직업 만족도 조사에선 통계 범위인 30위를 벗어나 순위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수치를 보고 아무도 놀랄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기자 직군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이 추락했다는 공감대는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하지만 당연한 것 아니냐는 자조로 웃어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