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학의 이유 있는 실험 ‘입학 쿼터제’
요즘 브라질 사회에서 최대 이슈는 누가 뭐래도 정치다. 연방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가 하면, 전직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을 두고 정치권이 좌-우파 진영으로 나뉘어 충돌하고 있다. 2018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나 누구도 자신 있게 판세를 점치지는 못하고 있다.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정국 관련 뉴스가 홍수를 이루는 상황에서 언론은 한 대학의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브라질은 물론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우리 시대의 만델라
'생화와 탱크 사이에서 / 경례와 총검 사이에서 / 비둘기와 미사일 사이에서 / 일사불란한 발걸음과 무표정 사이에서 / 지난 세기의 종말은 / 피비린내 나는 어둠으로 얼룩졌다 / (중략) / 50년의 눈부신 영광에는 / 공산당만 있고 / 신중국은 없었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자작시 '시간의 저주 속에서'의 일부다. 천안문 사건 10주년이 되던 날인 1999년 6월 4일 수감중이던 다롄 노동개조소에서 쓴 것이다. 탱크, 총검, 피비린내 등의 시어가 그 날의 비극을 일깨운다. 그는 지금의
포스트 아베 시대의 서막
‘자민 참패 과거 최저’(아사히), ‘자민 역사적 참패’(요미우리), ‘고이케 세력 압승, 자민 참패’(산케이), ‘자민 역사적 참패’(마이니치), ‘고이케계가 과반수 자민 참패’(닛케이).일본 전국지 1면 톱 기사들은 자민당의 참패로 끝난 도쿄도의회 선거결과를 ‘역사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2009년 7월1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 때도 ‘역사적인 참패’라는 제목이 1면을 장식했다. 자민당은 같은 해 8월30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현 민진당의 전신)에게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가 정권을 넘기
백악관 브리핑과 프레스 개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의 전쟁’에서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 기자를 상대로 한 일일 브리핑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리기로 했다. 그는 한때 브리핑제도 폐지 방침을 밝혔다가 언론계와 정치권의 거센 반발로 인해 한 발 물러섰었다. 트럼프는 일일 브리핑제도를 없애는 대신 브리핑 횟수와 시간을 줄이고, 생중계 또는 녹화와 녹음 기회를 대폭 제한하는 전략을 동원했다.CNN의 선임 백악관 출입기자인 짐 아코스타는 “우리가 서서히, 확실하게 이 나라에서 ‘뉴노멀’의 세계로 끌려들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 모이는 여름 축제가 불안해진 이유
오뉴월 핀란드에 눈이 내렸다. 누군가 깊은 한을 품고 사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이상한 날씨였다. 핀란드 기상청은 지난 5월이 거의 반세기 만에 가장 추운 달이었다고 발표했다. 남부 도시 해멘린나(Hämeenlinna)가 섭씨 영상 27도를 기록한 5월 중순, 라플란드 지역 수오무살미(Suomussalmi)는 영하 13도를 기록했다. 북부 산지 낄삐스야르비(Kilpisjärvi)에는 5월 평균 60센티미터 가까운 눈이 내렸다. 어찌됐든 춥고 긴 겨울과 봄을 지나 하지(6월24일)에 가까워질수록 언 땅이 녹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영국 보수당의 헛발질은 언제 멈출까
시작은 지난 4월19일. 테레사 메이 총리는 하원에 나와 2020년에 예정되어 있던 총선을 앞당기자고 제안했다. 이유는 바로 “야당 때문.” 노동당이 자신이 추진하는 ‘하드 브렉시트’안에 시비를 걸어서 곧 있을 유럽연합과의 협상을 준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될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의 총리는 유럽연합의 수장들과 함께 영국이 완벽하게 회원국 자격을 포기할지 여부를 결정한 후, 탈퇴 이후에는 어떤 식의 자유무역협정을 맺을지 협의한다. 약 2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긴 협상을 앞두고 메이 총리는 총선을 원래대로 3
‘플리바겐’에 숨죽인 브라질…대선 판도 회오리
브라질 사법 당국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이른바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권력형 부패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의 칼끝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에서 시작해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를 거쳐 세계 최대 규모 육류 수출업체 JBS까지 향한 상태다. 원자력발전소와 2014년 월드컵 경기장 건설 공사를 둘러싼 부패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부패수사가 이처럼 빠르고 폭넓게 진행될 수 있었던 데는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이 큰 역할을 했다.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은 기업의
진군의 시자쥔(習家軍)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낙점된 건 2007년 제17차 당대회에서였다. 후진타오(胡錦濤) 1기 체제를 마무리짓고 2기 체제로 넘어가는 전환점이었다. 상하이 서기로 있던 시진핑은 리커창(李克强) 당시 랴오닝성 서기와 함께 50대 초반의 나이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됐다. 중요한 건 서열이었다. 새롭게 진용을 짠 상무위원 명단이 발표될 때 시진핑은 6번째로 호명됐고 리커창은 7번째였다. 후진타오의 뒤를 이을 차기 지도자로 시진핑이 내정됐음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순간이었다. 시진핑은 5년 후인 2012년의 18차 당
“서울 안전한가요”
“이번 주말부터 일주일간 한국에 친구들과 여행을 갈 예정인데요. 한국은 정말 안전한가요.” 수업이 끝나자마자 한 일본 여학생이 불안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말문을 열었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유를 물었다. “북한 미사일 발사나 한국에서 반일 정권 탄생이라는 뉴스가 매일 같이 나와서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겁이 나요.”그 날은 한국의 대선 결과를 전하는 일본의 방송보도를 보여주면서 한국 정치에 대해서 해설로 수업을 진행했다. NHK를 포함해서 주요 방송사들은 지난 9일 자사의 메인 뉴스에서 대선 결과를 주요하게 다뤘다.…
트럼프의 가학적인 미디어 첫사랑, 뉴욕 타임스
첫사랑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디어 첫사랑’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상은 뉴욕 타임스(NYT)라고 시사 종합지 ‘더 위크(The Week)’가 최근 보도했다. 첫사랑은 잘 잊히지 않게 마련이다. 트럼프도 그렇다. 그는 아직도 NYT를 잊지 못하고 있다. 잊지 못할 첫사랑을 마음 속에 묻어두는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랑을 끝없이 갈구하는 사람도 있다. 트럼프는 후자다. 트럼프는 NYT와의 만남을 평생의 악연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의 NYT를 향한 러브 스토리는 대단히 가학적(abus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