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을 위해 지켜야 할 '선'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두고 경제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한일 관계까지 부담을 주는 이번 라인 사태는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를 공동 경영하는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단독 경영 하라는 투의 지시를 내리며 촉발됐다.이미 두 달 전 행정지도가 나왔지만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뚜렷한 대응을 못 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과를 놓고 보면 초기부터 정부에 도움 요청 없이 수면 아래서 일을 진행한 네이버의 판단도 악수였다.하지만 더 큰 우려는 이 사태가 엉뚱하게 정쟁화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 일각은 라인 사태를 반일 프
너무 늦게 단죄된 위증
A씨는 2014년 대학 졸업 뒤 CJB청주방송에서 방송작가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의 첫 사수는 무뚝뚝하지만 주위 사람을 잘 챙기는 고(故) 이재학 PD였다. A씨는 촬영이 없을 땐 항상 편집실에 있던 이 PD를 재피라고 불렀다. 재피는 이 PD의 별칭이었다. A씨는 이 PD 이야기를 다룬 책 안녕, 재피에서 3년 뒤에야 이 PD가 자신과 같은 프리랜서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 PD가 청주방송 소속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제가 방송일이 처음이라 그냥 직원인 줄 알았죠.방송국 직원작가들은 방송노동자 이재학을 PD로 불렀다. 각종…
뜨거웠던 선거 뒤, 무더위 속 새 국회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아직 21대 국회 회기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이미 22대 1호 법안으로 시선을 돌린 모양새다. 다만 최근 10년간 1호 법안은 상징적 의미만 챙겼고, 실효성은 제한적이었다.21대 국회에선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이, 20대에선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19대에선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이 맨 앞에서 의안과 문턱을 넘었으나 모두 폐기됐다.주목도가 높은 임기 초, 우리 삶에 실질적으
'김건희와 주가조작 챗봇' 개발기
뉴스타파는 2월28일 온라인에 챗봇 서비스를 공개했다. 뉴스타파 챗봇-김건희와 주가조작(이하 김건희 챗봇)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뉴스타파가 보도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를 이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서비스다. 올해 초 기획해서 두 달에 걸쳐 개발했다. 뉴스타파 데이터개발팀에 소속된 나는 챗봇 제작을 맡았고, 전기환 개발자가 프론트엔드 일부를 맡았다. 심인보, 박상희 기자가 데이터셋 제작에 참여했다.김건희 챗봇을 제작한 이유는 뉴스콘텐츠 분야에서 채팅 형식의 양방향 정보 전달이 얼마나
신라 월지서 발견된 고려 기와
궁 안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었으며 진기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 삼국사기 674년(문무왕 14년)에 나오는 통일신라 인공 연못 월지에 대한 기록이다. 신라 별궁 터인 동궁과 월지는 국빈을 맞이하거나 연회를 베풀 때 사용됐다. 1976년까지 진행된 월지 발굴조사에서 나온 당대 유물만 3만3000여 점에 달한다.월지에서 나온 주령구(주사위)에는 술잔 비우고 크게 웃기, 소리 없이 춤추기 등의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놀이와 함께 풍류를 즐기던 신라 사람들의 여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통일신라가 935년 멸망하고
여성은 꽃미남에 투표한다?
지난달 말의 일이다. 한 스포츠 구단한테서 문자로 영상 두 개를 받았다. 정규리그 분야별 투표에서 소속 구단의 선수를 뽑아달라며 투표권이 있는 매체 기자들에게 돌린 선수 관련 홍보 영상이었다. 분위기상 다른 구단 선수에게 다소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소속 구단이 준비를 참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영상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영상은 오히려 선수에게 나쁜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차별화된 영상이 문제였다.영상 제목은 OO상 △선수 영상_남자 기자 버전, OO상 △선수 영상_여자 기자 버전으로 되어 있었다. 남자 기자…
'권력'을 위한 대외정책과 그 결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 인구가 220만명이니 100명 중 1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사망자의 70%가 여성과 어린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4개월 뒤에는 가자의 주민 대다수가 기근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유엔 특별보고서도 나왔다. 작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침입해 1400명을 학살하고 240명을 납치하는 만행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가자 지구의 이런 참상은 국제 여론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없게 했다.미국을 비롯한
실망과 모욕 주는 '여성 실종' 총선
여자들의 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너무나 위태롭구나.약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국면을 지켜보며 또 한번 이를 느꼈다. 누가 더 최악인지 겨루는 승부가 박빙인 이 기막힌 경기에서 혹시나 했던 우려는 역시나로 바뀌었다. 스스로 만든 악재와 패착 속에 위기에 몰린 양당은 결국 가장 먼저 여성을 내던진다. 제 살기에도 급급하니 여성을 챙겨줄 여유 같은 건 없다는 식이다. 한국 정치가 여전히 기득권 중년 남성의 패거리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다. 각 정당의 옷 색깔은 다르지만 이런 본질은 같다.피 튀기는 공천 전쟁의…
기술 유출 시장에 부는 엉뚱한 '한류' 바람
중국뿐 아니라 요즘엔 미국, 인도, 유럽까지 한국산이 안 팔리는 곳이 없습니다.K-드라마나 K-팝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한 기업인의 하소연이다. 한류의 바람이 엉뚱한 곳으로 흐르고 있다. 핵심 산업 기술이 잇따라 해외로 반출되는 사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국가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우리나라의 기술 인재를 빼가려는 인력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엔 유출 경로가 주로 중국으로 향하던 것이 미국유럽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기술 우위가 순
언론노조가 '반쪽짜리 정의'에서 벗어나는 길
지난해 방송연예대상 신인상을 받은 김대호 MBC 아나운서는 1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장성규 전 JTBC 아나운서와 프리랜서 선언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장 전 아나운서는 2019년 JTBC를 떠나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아나운서는 장 전 아나운서에게 이렇게 물었다. 갈등은 안 했어요? 나가면 직장 다니다가 사업하는 거잖아. 개인사업자잖아.정규직 아나운서 중 누군가는 직장을 떠나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프리랜서를 꿈꾼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아나운서 일을 시작한 이들은 노동자로서 온전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