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일가족 사망’ 기획… 부모의 자녀살해 문제 밝히고 대안 함께 제시…
제35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많은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지금까지 많이 알려졌지만 국민의 관점에서 현장을 취재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해당 사안을 새로운 어젠다로 만들려고 노력한 보도가 많았다는 점이다.국민일보의 엄마·아빠, 저는 왜 같이 죽어야 하나요 기획은 일가족 사망사건의 특성에 주목한 기사였다. 부모와 자녀의 단순한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살하는 사례를 피해자 전수조사, 수사자료 및 판결문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자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돋보였다. 사건
“엄마·아빠, 저는 왜 같이 죽어야하나요”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이 말을 실감하게 한 취재였습니다. 그동안 가족 동반자살로 불렸던 사건의 초점은 ‘어른의 사정’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밀린 고지서나 극단적 선택의 이유를 담은 유서, 주변 사람에게 남긴 한마디는 부모가 절벽 끝에 선 배경을 짐작케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세상을 떠나야 했던 아이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계획 끝에 죽음을 선택한 부모와 달리 아이는 갑자기 생을 마감해야 했기 때문입니다.팀은 비극의 희생양이 된 아이들의 목소리를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판결문과 언론보도 등 기존 문서를 뜯어보는 게 첫번째
죽음 부른 통증 주사
‘나와 내 가족이 맞는 주사는 안전할까’, ‘왜 다나의원 같은 사고가 반복될까’ 취재의 출발은 이 단순하고도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됐다. 두 가지 문제의식을 공통적으로 가진 두 기자가 만난 건 지난 3월이었다. 이미 우한울 선배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사제와 경구제 부작용으로 환자가 숨지는 ‘약화사고’ 취재에 착수한 상태였다. 나는 신생아 4명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숨졌지만, 의료진에 무죄를 선고한 이대목동병원 1심 판결에 의문을 가진 채 올해 3월 합류했다.의료분야의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취재는 더뎠다. 영점(零點)을 잡기 위
돼지열병, 수백㎞ ‘원정 검사’ 이뤄진 배경
치명적인 감염병이 확산되는 즈음, 전문가들이 외치는 단골멘트가 “골든타임을 확보하자”다. ‘신속한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의 상황은 어땠을까. 결론은 아쉬움이 많았다. 감염 확진 여부를 알려면 수백㎞ 멀리 검역본부로 ‘원정 검사’를 해야 했다.검역본부 주소는 경북 김천시. 정부가 지자체에 ASF 검사 권한을 주지 않아서다. 관련 제도까지 검역본부만을 검사기관으로 명시했다. 이 문제가 연일 매스컴을 탔는데, 정부는 지자체의 시스템적 한계를 근거로 내밀었다.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은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
“부마는 광주 진압의 예행연습장이었다.” 김선미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이 내게 해준 말이다. 수사적 표현인 줄로 알았다. 두 사건 모두 시민은 계엄군의 총칼에 위협받았다. 시기적으로 10·16이 5·18보다 7개월 먼저 일어났다. 부마에서 터져 나온 거대한 민주화 열망을 기억해 달라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실체적 진실이었다. 군부에게 부산·마산의 일은 광주에서 일어난 비극적 학살을 자행하게 한 직접적인 ‘교훈’으로 작용했다.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 도움으로 40년 전 군부가 남긴 문서 수천 장을 확보했다. 부마항쟁 진상이
장기요양기관… ‘폐업의 비밀’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60대 여성 노동자. 그녀는 요양보호사다. 어엿한 노동자지만, 취재를 위해 만난 그녀는 평범한 이웃 주민, 또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생계를 위해 늦은 나이에 요양보호사가 돼 노동권이니 뭐니 하는 것은 다른 세계 일이었다. 장기요양기관에 취업해 그저 묵묵히 일하고 주어진 임금을 받으면 된다는 소박한 마음이었다. 어느 날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장기근속수당 및 연차수당)이 사라졌다. 기관장에게 왜인지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근무처가 ‘새로운 기관’으로 바뀌었다는 알 수 없는 답변이었다. 분명 매일 같은 직원들과
채널A ‘화성 살인용의자 특정’ 보도, 최악의 미제사건 진실 밝히는데 한발 다가서
제349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9월)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중부일보의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여청단’, SBS의 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취재보도 1부문에서 상을 받은 채널A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은 30년 넘게 풀리지 않은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데 한발 다가선 기사로 사회적으로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DNA가 일치한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조금 전 팩트라고 확인했는데, 믿기질 않았다. 그래서 또 확인했다. “부장, 이거 리포트 해야겠습니다.”화성연쇄살인사건. 연인원 200만명의 경찰이 투입되고, 2만명이 수사 선상에 오른 사건.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화려함에 가려졌던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 흥분과 전율 속에 취재팀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당시 어린아이였거나 태어나지도 않아서, 화성 사건이라면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만 알고 있는 기자들도 있었다.9월18일 채널A 메인뉴스인 ‘뉴스A’…
2019 이주민 리포트 : 코리안드림의 배신
지난해 말 한 미얀마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취재했던 적이 있다. 기사에는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아버지가 ‘내 아들이 왜 죽었나’를 묻고자 한국을 찾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댓글 창엔 욕설뿐 아니라 날카로운 반응이 넘쳤다.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말하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 국내 이주민 혐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무차별적이라는 것을.이주민 인권을 말하는 기사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낀 부장과 팀장, 동료를 만났다. 한국으로 자식을 보냈다가 영영
여성단체의 탈을 쓴 성매매 카르텔… ‘여청단’
지난해 5월 익명의 제보 문건을 받았습니다. ‘여성청소년성매매근절단(여청단)’의 실체를 고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성단체를 표방하는 이들은 대중 앞에선 성매매 업소의 불법행위를 신고하고, 뒤에선 불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상납금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상납하는 업소를 성매매알선 사이트에 유입시키며 온라인으로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경찰과 주변에 알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쪽 세계가 원래 지저분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개인이 불법업소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여청단처럼 지자체에 시민단체로 등록해 공익성을 갖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