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6년간 국내에서 발행된 33조원 상당의 녹색채권의 사용처를 분석했다. 처음 시도되는 프로젝트였고, 다양한 시각의 기사를 만들 수 있었다. 그 중엔 녹색에 쓰이지 않는 녹색채권을 다룬 기사도 있었다.이런 댓글이 있었다. 녹색 들어가는 건 모두 사기로 보면 된다. 녹색다운 녹색을 하자는 기사를 누군가는 녹색을 지워야 한다는 식으로 읽었다.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후위기를 부정하는데, 언론의 책임도 크다. 온난화는 인간과 무관하고, 인류는 마음껏 욕망을 추구하며 살아도 된다는 믿음. 비과학적이지만 죄책감을 덜어주는 이런 믿음이 퍼지는 데 미
[이달의 기자상] 신라와 유라시아 1300년 문명교류 '바실라'
지역에는 세계적 의미를 가졌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신라 해상관문이던 울산과 수도였던 경주에 있는 수많은 외래 문물들. 동로마 유리기와, 페르시아 문양의 돌, 오만에서만 난다는 유향, 동남아산 거북 등껍질 빗. 이것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요?지금까지 단순히 신라 때 대외 교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만 있었는데, 새로운 기록과 유물을 토대로 실제 검증해보고 싶었습니다. 유라시아 11개국 10만㎞를 누비며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글로벌 프로젝트였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이던 이란에서는 촬영을 마치고 나오자 미
참담한 시대..."언론 보도로 바로잡아가며 희망 느껴"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23일, 그러나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장은 웃음과 박수로 시종일관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약 두달 간 찬바람을 맞으며 현장을 뛰어다녔던 기자들은, 이날만큼은 수상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암담한 시대 상황 속 희망을 기대하며 더욱 불편한 질문, 치열한 취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412회(2024년 12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에서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은 시기가 시기였는지
CBS '대통령의 거짓말… 윤석열 골프' 보도, 언론 책무 다한 점 높게 평가
기자는 무엇으로 행동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무릇 취재로 행동하고 기사로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걸쳐 총 59편이 출품됐다. 평소 대략 70~80편 정도가 출품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출품 수다. 이는 45년 만에 선포된 뜬금없는 비상계엄령과 연이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여파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연일 쏟아지는 계엄탄핵 관련 기사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서 진행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불철주야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고
[이달의 기자상] 대통령의 거짓말… 윤석열 골프
대통령이 군인들 예약을 취소시키고 그 자리에 들어가 골프를 쳤다. 시작은 한 문장의 제보였다. 오물 풍선 등 북한 도발을 이유로 국방부 차원에서 현역 군인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리고 예약을 취소했는데, 그 자리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들어가 골프를 쳤다는 내용이다.이중, 삼중, 사중의 팩트체크를 했다. 대통령 일정을 확인하고, 골프장 예약 및 취소 내용을 확보해 비교했다. 당시 골프를 쳤다는 사람들, 골프장 직원들, 예약이 취소된 사람들을 수소문해 확인했다. 추정되는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따라 경찰의 교통 통제 여부와 인근 CCT
[이달의 기자상] 의료계 불법 대출 실태
의사들이 개원자금 어떻게 구하는지 아세요? 우리 세금이 들어가요. 첩보를 처음 접했을 때 흠칫했습니다. 최근 매일 아침, 12월 정형외과 OPEN이란 현수막을 보면서 출근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또 들어서네. 바로 건너편에도 정형외과 있는데 장사는 잘 되려나?란 오지랖 섞인 생각만 했을 뿐, 새 병원을 짓는데 들어가는 자금과 그 출처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어떻게 우리 세금이 들어간다는 걸까, 직접 개원 대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먼저 취재를…
[이달의 기자상]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방위산업 업계 종사자들을 알게 되면서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기획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국산 잠수함 도면 등 기밀이 대만으로 유출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 때였습니다. 저는 방산과 무관한 사건기자입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방산 문외한인 제가 업계 사람들과 사귀면서 안갯속에 감춰진 실체를 조금씩 알 수 있었습니다. 틈날 때마다 다수의 기술 유출자와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결국 실제 유출된 핵심 도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방산 보안 담벼락은 무너져 있었고, 군사 기술은 노출돼 있었습니다.기술 유출은 힘들게 개
[이달의 기지상]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
지난해 7월,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에서 한 법인이 냉장고 하나만 둔 점포를 운영하며 1년에 115억원 가까운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당시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이 전국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었기에, 우리 지역에서도 관련 의혹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그 실상을 자세히 조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취재를 이어간 결과, 사건은 경찰의 수사 거래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엄중해졌습니다. 이후 구의원 무마 정황 이슈까지 모두 놓치지 않고 보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0월부터는 온누리상품권 이슈가 전국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고, 저희
[이달의 기자상] 재선충병 방제의 비밀
지난 수십년동안 산림청과 지자체가 재선충을 잡겠다며 쏟아부은 예산만 1조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재선충은 확산되고 산림파괴만 더 심해졌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소나무의 자연 쇠퇴가 시작됐습니다. 소나무는 사라지고 그 자리엔 침엽수나 활엽수가 자라나 우리의 숲을 지탱시켜주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방제 정책은 숲이 건강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그렇다면 한두 그루도 아닌 이렇게 많은 소나무가 고사하는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재선충이다? 기후변화다? 혼란스러웠습니다. 모두가 재선
"내 세금이 이런 곳에?! 더 열심히 보도해야 하는 이유"
한국기자협회가 23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제411회(2024년 11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기자상은 12개 부문 중 10개 부문에서 59편이 출품돼 CBS의 대통령의 거짓말윤석열 골프 연속보도 등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에서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은 보통 시상식은 경쾌하고 유쾌하게 자리를 마련하는데 정국이 복잡한 이런 때일수록 언론과 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시민들이 생각할 것 같다며 우리 사회에 울림을 준 기사가 많았고, 1년 넘게 취재해서 길게 가져간 기사도 있다. 이 시국에 감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