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간병살인 보도는 기사 이상의 학술적 가치”
가야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기자협회 337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서울신문의 간병 살인 154인의 고백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 사회 가족 간병의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고 사회적 해법을 찾아보려는 이 기사는 단순한 기사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취재팀은 수천 건의 재판 기록을 일일이 뒤지고 그 기록을 통해 비극의 그림자를 쫓고 직접 가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뒤에 그들의 사연 하나하나를 돌에 비문을 새기듯 한 자 한 자 새기고 있다. 그들의 기사는 노트북
2018 부산 공공케어 보고서
“어린이집·대학교는 국공립이 최고인데, 공공병원은 왜 늘 형편없어야 할까?”이번 기획보도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일이었다. 공공병원 비중이 90%에 달하는 OECD 평균과 달리 민간병원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공공병원은 ‘저소득·소외계층을 위한 병원’이란 편견이 오래도록 자리 잡고 있다.양질의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남녀노소 전 계층의 건강을 두루 살피는 촘촘한 공공보건의료망. 오지 않은 미래, 가져보지 못한 꿈일 뿐,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6개월을 달려왔다.현장에서
‘울산 가짜 해녀 어업보상금 비리’ 단독보도
시작은 울산의 한 조그만 어촌에서 일어난 주민들 간의 다툼이었다. 제보자가 동네에 비리가 많은데 기자에게 하소연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곳은 마을에서도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찻집이었다. 마을 노인 여럿이 앉아서 불평을 쏟아 냈다. 두서가 없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지만 정리해 보니 마을 어촌계에 비리가 많다는 내용이었다. 가짜 해녀에서부터 어촌계장의 전횡, 마을 주민들 간의 돈 갈취, 해마다 정부에서 내려오는 전복 종패 금액 빼돌리기, 마을 공금 유용 등 조그만 어촌 마을이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기획보도
우리가 진짜를 알고 있을까. 이 질문에서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어사그)가 시작됐습니다. 몇 달씩 게이트를 쫓고, 권력자에게 거친 질문을 던지고, 한 줄의 팩트 확인에도 수많은 시간을 쏟는 법조 기자들이 미처 묻지 못한 질문 말입니다. 사건수로 전체의 1%도 안 되는 게이트 연루 인사들 말고 주변 시민들은 어떻게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을까.질문은 이렇게 확인됐습니다. 사건수에 비해 판사수가 턱 없이 적어 민사·행정 사건의 70%를 ‘덤핑 재판’하는 실태, 법정구속까지 시켰지만 정작 판결문엔 혐의 중 무죄 부분 이유만 잔뜩이고 유죄
황수경 전 통계청장 교체 논란… 단독 인터뷰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경질됐습니다. “조직 활력을 위한 인사”, “통상적인 인사”라는 청와대 설명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통계 신뢰성 문제 때문에 교체됐다는 다른 언론사 보도를 봐도 경질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통계청 안팎에선 갑작스런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황 전 청장을 만나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황 전 청장은 ‘눈물의 퇴임식’을 끝낸 뒤 만나 짧게 몇 마디를 했습니다. 메시지는 강렬했습니다. 현장 취재진은 이데일리뿐이었습니다. 그는 ‘가계동향조사 소득 통계 신뢰도 문제 때문에…
‘예산 114억 쓴 국회의원 연구단체, 보고서는 표절’
끝없는 추락이었다. 반 년 만에 파업을 끝내고 나간 취재 현장. 하지만 추락은 끝나지 않았다. KBS를 향한 불신이 그랬고, 날 선 질타가 그랬다. 조롱은 외면으로, 외면은 다시 무관심이 됐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다시 펜을 쥔 지금이 더 사무치게 아픈 이유다. 자리를 옮긴 탐사보도부에서의 첫 취재는 그래서 더 무겁고, 어려웠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와 관련된 자료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 국회 회의실 전체를 꽉 채운 수만 쪽의 자료를 복사하고, 받아오는 일도 녹록지 않았다.방대한 자료 속에서 취재와 보도
‘일제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 추적보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이후 가장 널리 회자되는 말 중에 하나가 “판사는 미뤄 조진다”는 소설가 정을병의 문구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소송처럼 이 말에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사례도 드물다.이 소송은 2012년 대법원이 피해자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고등법원이 피해자 승소 판결, 2013년 대법원으로 올라왔지만 5년 동안 계류됐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외교부의 민원을 반영하는 대신 판사들의 해외공관 파견을 늘리는 식으로 재판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관련 보고를 받고…
이데일리, 통계청장 교체에 대한 청와대 해명과 다른 내용 발굴… 동아, 일제 강제징용 소송 당사자 등 다각적 취재
여름 휴가철이었지만 취재현장의 열기가 여전함을 다시 확인했다. 제336회 이달의 기자상에도 취재보도 부문 12건을 비롯해 각 부문별로 많은 작품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동아일보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배소 재판거래 의혹 추적보도’ 등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취재보도1부문의 동아일보 보도는 의혹 수준이던 재판거래를 사실로 확인시키는 내용이었다. 상고법원 추진과정에서 대법원이 이미 확정된 판결을 정권 입맛에 맞게 포장해서 청와대를 설득하려던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사법부가 외교부 민원
‘정부가 등 돌린 장애인운동선수’ 보도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지사(공단)가 연이은 ‘입장 뒤바꾸기’를 하며 경기도 내 장애인운동선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지난 2016년 공단은 장애인운동선수 고용을 촉진하고자 경기도장애인체육회(체육회),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진흥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업-장애인운동선수 간 고용 매칭 사업을 진행했다. 장애인운동선수는 기업에 고용되고, 법적으로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해야 하는 기업은 장애인운동선수를 채용해 법적 기준을 채우는 이른바 ‘상생사업’이 시작된 셈이다. 그 결과 도내에 약 80명의 장애인운동선수가 기업에 취직했고 사업은 순탄
‘노동orz: 우리 시대 노동자의 초상’ 보도
“노동현장에직접들어가보자.” 운을뗀건작년12월이었습니다.팀원들이한마음을모을수있었던것은‘노동’과‘인권’의현장을헤매다가도‘우리는그노동의민낯을정말알고있을까?’의문을떨칠수없었기때문입니다. 일선 기자들이 가닿을수있는최선은당사자와접촉해그들의이야기를전달하는것뿐이었습니다.그래서한겨레24시팀은노동현장의최전선에직접뛰어들기로했습니다.2009년한겨레21의연속보도‘노동OTL’이후10년만입니다.화장품제조공장,콜센터,프랜차이즈, 플랫폼 배달업체,게임업체에차례로투입됐습니다.구직부터퇴사까지두달가까이현장에서지내면서고질적인문제인‘야간노동’,‘감정노동’,기술발전과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