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검경 사건 브로커 검거, 첫 보도는 통신사였습니다. 8월4일 금요일 오후로 기억합니다. 몇몇 변호사, 몇몇 경찰과 통화하고 들었던 첫 생각은 총력 취재해야 할 사안이다는 것이었습니다.주말 이틀 취재 내용을 담아 8월7일 첫 기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저와 함께 일하는 안현주 선배와 관련 보도를 모두 40개 썼습니다.타사보다 늦은 기사였지만, 첫 보도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운이 좋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기사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달의 기자상] 영구임대 30년 보고서
10년 전에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도 영구임대주택에 사셨는데 그때도 엉망이었어요.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후배 A가 축하의 말과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A의 할머니는 부산 금정구에 있는 영구임대주택에 사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네 식구가 살았는데, 자식들이 하나씩 분가하고 마지막엔 할머니 혼자 남아 4년을 더 사셨다. 후배도 할머니를 뵈러 한 번씩 영구임대주택으로 갔던 모양인데, 기사를 보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 것 같았다.지난여름에 취재했던 영구임대주택이 떠올랐다. 실평수 8평 남짓했던 그곳은 습하고, 낡고, 무엇인가 어두웠다
[이달의 기자상] 은행발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
어렵게 수소문해 만났던 74세 할머니는 인터뷰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자식보다 은행을 더 믿었다며 싱싱한 과일 한 번을 못 사 먹고 모은 돈이라며 우셨습니다.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축소해 판매했던 은행원들도 사안이 공론화되고 금감원 조사가 시작되며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습니다. 익명게시판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월급 좀 덜 받더라도 이런 상품 안 팔고 싶다는 글이 수두룩합니다.DLF 사태도, 라임 등 펀드 사태도 겪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2019년 DLF 사태…
[이달의 기자상]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늦여름 식사 자리에서 만난 체육계의 원로는 불쑥 현장에 가보라고 조언했다. 한국 구기종목이 위기라고 하는데 여고 농구 경기를 보면 더 참담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직감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선수가 없어 팀원 5명을 못 채우는 학교도 있다고 했다. 반면, 라이벌 일본은 탄탄한 유소년 스포츠 저변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이 차이를 갈랐을까. 취재 기자 4명(유대근, 김지섭, 박준석, 송주용)이 2개월간 한국과 일본의 14개 도시를 돌며 취재한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시리즈는 이런 문제의식
[이달의 기자상] 사람아 사람아 - 제노사이드의 기억
2007년 6월28일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를 잇는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한강 다리 교각에 하얀 종이로 만든 사람 모양의 인형들을 거꾸로 매달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표현(연출)하고 있었다. 평화재향군인회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유족회가 사건 발생 57년 만에 한강인도교 폭파 현장에서 진행한 첫 합동위령추모제의 모습이다. 그 현장에서 이렇게 한 많은 죽음들이 있었구나라며 민간인학살과 관련해서 눈 뜨게 되었고, 나의 작업 주제로 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달의 기자상] 외국인 250만, 달라진 대한민국 일자리 지도
코로나19 이후 경상도 말씨를 쓰는 중국동포 이모님의 아들과 남편이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식당에선 동남아 출신 아르바이트생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법무부, 서울시 통계를 살펴보니 정말로 중국동포는 줄어든 반면,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출신 장기체류 외국인이 늘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움직이게 만든 건 결국 일자리였습니다.기획은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사회부 기자들과 경제부 노동 담당 기자가 외국인 일자리 팀을 꾸렸습니다. 전국을 돌며 늘어난 외국인이 바꾼 일자리의 모습을 채집해 시리즈를 내보냈습니다. 여수 국동항, 나주와…
[이달의 기자상] 형사공탁 1년 보고서… 판결문 988건 분석
형사 재판에는 피해자 자리가 없습니다. 검사와 피고인이 대립하는 형사 재판에서 피해자는 제3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방청석 어딘가에 앉아있었을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어떤 돈에 대해 분노했습니다. 피고인들이 일방적으로 건넨 돈, 바로 형사공탁금입니다.형사공탁은 피해자와 합의에 실패한 피고인이 법원에 선처를 구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에 공탁금을 맡기면 재판부는 이를 피해자를 위한 피해회복으로 보고 감형을 해줍니다. 그런데 1년 전, 법 개정으로 제도 악용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 의사와 상관
[이달의 기자상] 수의계약으로 뭉친 녹색카르텔
대형산불이 잦은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은 소나무 등 침엽수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날 때마다 불에 강한 이른바 방화수림대를 집중적으로 조성하고 활엽수도 많이 심겠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대형산불을 연이어 겪은 주민들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예전보다 활엽수 비중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나무나 침엽수를 많이 심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산불 이후 집단 벌목부터 모든 산림사업은 시작됩니다. 산림청은 산림사업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앞세워 한 해 수천억원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산하 특수법인인 산림조합에 주고 있습
[이달의 기자상] 오마이뉴스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등 8편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최영재 한림대 교수)는 14일 제399회(2023년 11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오마이뉴스의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등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심사규정에 따라 출품작에 참여한 기자가 5명까지인 경우 개별 수상, 6명 이상이면 단체 수상이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부문△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안현주김형호 기자 검경 사건브로커 비리 ◇경제보도부문△MBN 경제부 최은미김동환박규원 기자 은행
디스패치 '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보도… 충실한 취재, 선정성 배제한 노력 돋보여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