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을 ‘정권의 대국민‧대언론 전쟁 선언’으로 규정하고 지명 철회 촉구 투쟁에 돌입한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7개 언론현업단체는 28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관은 반헌법적, 부도덕적인 인물”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언론통제 시도에 맞서 국민적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 언론특보 등을 맡아 ‘언론장악’을 주도했다고 비판받는 인물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호찬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달 초 경향신문이 보도한 <2017~2018년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보고서>를 언급하며 이 후보가 방통위원장으로 부적격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찬 본부장은 “(수사 보고서에서) 검찰은 국정원이 생산한 MBC 장악 문건들이 2009년 8월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신설된 이후, 홍보수석이 이동관일 때 집중돼있다고 판단했다. 이동관이 방송장악 문건의 배후임을 검찰 스스로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 보고서를 만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바로 윤 대통령이다. 이동관의 방송장악 전과를 그대로 알면서도 방통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은 “이동관은 이명박 정부 당시 좌편향 진행자‧출연자 교체, 방송사 무소신 간부 퇴출‧보직 변경,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도활동 강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송을 장악했던 인물”이라며 “방통위원장 지명은 바로 그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다. 이 과정을 막지 못하면 방송계는 윤석열 정권이 지속되는 동안 암흑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원희 한국기자협회 대외협력본부장은 ‘현직 기자 80%가 이동관 지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강조하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달 협회 회원 1만1000여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참여자 1473명 중 80%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대 이유로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탄압에 앞장섰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끝까지 지명을 고집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언론장악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부의 언론탄압, 방송장악 의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오늘 윤석열 정권의 도덕성은 파탄 났고 방통위는 존재 의미를 상실했다. 이동관 지명은 윤 대통령 스스로 독재를 선언한 것”이라며 “권력분립에 따라 입법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국회를 시행령을 통해 무력화(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방송법 시행령 개정)하고, 이동관이라는 인물을 통해 상징적으로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을 인정할 수 없음을 선언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방통위는 명실상부한 방송장악위원회가 될 것이다. 그런 기구는 대한민국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언론 자유와 민주적 사회질서를 지켜나가기 위해 이동관 지명 반대는 물론이고 방송장악위로 전락한 방통위의 해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