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계엄 해제 다행이나 언론자유 여전히 위험"

5일 성명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언론 통제권 갖게 됐을 수도"
"윤 대통령 취임 후 한국 언론자유 악화… 우려스러운 상황 종식시켜야"

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성명을 내고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가 빠르게 해제되어 다행이나 “언론을 통제하려는 대통령의 시도는 언론의 자유가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당국에 이 우려스러운 상황을 확실히 종식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RSF는 5일 낸 성명에서 먼저 “미디어 검열을 선언한 계엄이 해제된 것에 안도한다”고 밝혔다. RSF는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되지 않았다면 한국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언론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됐을 것”이라며 “계엄이 신속하게 해제됐다는 사실은 한국이 가진 법치와 언론 자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RSF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기관과 언론을 군부의 통제하에 두는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국회가 약 3시간 만에 이를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계엄은 언론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면서 “군부에 의해 기자실 출입을 거부당한 언론인이 확인됐고, 당국의 급습을 우려해 직장으로 피신한 언론인도 있었다”고 전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RSF 아시아 태평양 국장은 성명에서 “계엄이 빠르게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언론을 검열하고 언론이 유포하는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윤석열 대통령이 갖게 됐을 것이다. 그가 대통령 당선 이후 비판자들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따라서 이 계엄이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부결된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의 모든 정치 제도 및 정치 지도자들에게 촉구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언론 자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RSF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목격한 언론 자유 악화에 맞설 다짐을 되새겨 달라”고 당부하며 “이를 통해 한국의 저널리즘에 유익한 환경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명에선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 이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의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며 표적으로 삼아 왔으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TBS의 지원금 철회를 포함해 특정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일삼은 전력과 여러 언론인이 대통령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된 일 등도 함께 언급됐다. 이로 인해 한국의 언론자유 상태는 크게 악화해 국경없는기자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는 2022년 43위에서 2024년 62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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