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뉴스제휴위)가 20일 정책설명회를 열어 새로운 제휴 심사 및 운영 평가 규정을 발표했다. 중단됐던 양대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네이버 단독 체제로 본격 재개를 앞두며 새로운 ‘룰’에 언론사들 이목이 쏠린 가운데 제휴 희망사와 기존 제휴사 모두로부터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뉴스제휴위가 3월3일부터 검색·뉴스콘텐츠 제휴 신규 신청 접수를 받는다고 밝힌 설명회에선 지역언론의 ‘입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2022년 제평위 시절 ‘지역 매체 포털 입점 특별 심사’ 후 4년이 흘렀고, 여전히 권역별 1~2개 매체만 입점한 현실에서 2년 9개월만에 재개된 제휴심사에 지역에선 기대가 컸던 터다. 이날 질문을 했던 김철원 광주MBC 보도본부장은 이번 설명회에 대해 “지역에 대한 관심이 1도 없구나 싶었다”고 본보와 통화에서 밝혔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입점 TF를 꾸리며 정비와 심층기획 보도를 하고 시뮬레이션도 해보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는데 허탈했다. 오랜만에 문이 열리며 지역성 구현을 위한 다양한 고민이 이뤄졌을 줄 알았는데 ‘따로 뭐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날 최성준 네이버 뉴스제휴위 정책위원장은 “지역매체에 대한 별도 매체 수를 정하는 심사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일반 경쟁을 통해 점수를 취득하는 것”이라며 “정성평가 항목에 지역성 점수를 별도로 두도록 했다. 다만 지역언론에만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규정은 ‘지역성’ 항목에서 전국 대상 언론사도 ‘지역의 사건·사고·재난 보도 외 다양한 이슈를 보도’하면 점수를 주도록 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중앙사와 동일한 기준에서 경쟁하기 힘드니까 지역사끼리의 일종의 제한경쟁을 두자는 건데 특별 입점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았다”며 “주요 국정과제도 지역균형 발전인데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다 지역언론은 존재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합격 점수가 과거 콘텐츠·검색 제휴 각각 80점, 60점에서 현 90점, 80점으로 올라가며 문턱은 높아졌다. 정량평가 항목 정의나 종류가 세분화되고, 전체 비중도 50%로 늘어난 가운데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인터넷신문’, ‘방송’, ‘통신’ 등으로 매체를 분류한 규정이 지역신문에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일간지 한 디지털 담당자는 “지역에선 그동안 지역 균형이나 안배 등 기계적인 균형을 주장했는데 결국 네이버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지역매체 특별 심사라면 권역 안에서 1등을 하면 됐는데 지금은 허들만 높아진 셈”이라고 했다.
그는 “자체 생산 기사 비율 구간과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만점을 받는 구조인데 자체 생산 기사 비율 90%만 해도 신문에선 매우 어렵다. ‘기자 1인당 기사 생산량 적정수준’ 등 항목은 계산도 쉽지 않다. 정량평가에선 지역방송이나 전문지 등 소규모 매체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커트라인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네이버는 제휴매체 확대보단 품질을 갖춘 언론사만 추려 가려는 게 명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존 제휴사의 규정 준수 여부와 제재 등을 결정하는 운영평가와 관련해선 ‘허위사실’에 대한 벌점조치, 더 무게감이 실린 ‘계약해지’ 결정의 방향을 두고 우려가 나왔다. 앞서 뉴스제휴위는 벌점 부여 행위를 10개에서 18개로 세분화했는데 여기엔 ‘허위사실로 인한 법원의 판결’(2점 감점) 항목이 포함됐다. 단계별 징계 조치를 대폭 없애는 대신 누적 부정평가 점수가 2년 내 10점 이상이면 곧장 ‘계약해지’를 권고하는 방안도 내놨다.
특히 이를 올초 포털 다음의 운영법인인 AXZ가 언론사에 갱신을 요구한 계약서에서 ‘저작물의 오보 등으로 인하여 AXZ에게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경우 일방의 의사표시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한 문구 등과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종합일간지 디지털 부문 한 관계자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에서 AXZ에 오보, 물의란 모호한 표현을 두고 과도하다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안다. 네이버의 경우 오보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적대적인 취재환경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쓰인 기사들을 해지조항으로 끌고 간다는 방향이 보도행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맥락은 유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사들로선 네이버 뉴스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이나 서비스의 지속 같은 큰 목적성에 궁금함이 큰데 그런 얘기는 일절 없었다. 전반적으로 뉴스제휴위가 규제기관이 된 듯한 인상을 남겼다”고 부연했다.
운영평가 규정이 “언론사 운영에 특별히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다수는 기존 규정을 더 구체화 했을 뿐이고 ‘온라인뉴스팀’ 등 바이라인에 대한 규제 등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는 지점도 있다는 평가다. 뉴스제휴위는 4월부터 모니터링을 하되 한 달간 시범운영을 하고, 5월부터 정식 운영평가를 시작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경제지 디지털 부문 한 기자는 “규정이 상당히 구체화되면서 내용이 자의적이라 하긴 어려워졌지만 향후 적용은 자의적일 수 있다. 기존에 있었던 문제들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 이유가 있었는데 의도대로 작동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막 규정이 나오며 혼란스러운 시점인데 언론사들로선 지금 벌점을 받는 등 시범 케이스로 찍히지 않기 위해 더 조심하자는 분위기인 듯 싶다. 제휴심사 기간이나 운영평가가 본격 시행된 후 몇 개월은 언론사 콘텐츠 전반 품질이 높아지는 시기가 될 수 있는데 이 상황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