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욘더파우치'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 시 삭제 및 퇴장조치 합니다.지난달 8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 리더 출신 잭 화이트의 내한공연 시작 전 흘러나온 안내방송은 경고에 가까웠다. 아이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빌리 아일리시, 마룬5 등 숱한 슈퍼스타들의 콘서트를 갔지만 이런 경고는 처음이었다. 앞줄 관객 스마트폰을 가져가 셀카를 찍어주거나, 동영상을 찍는 관객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노래를 부르는 등 파격 팬 서비스를 선보이는 가수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휴대폰을 꺼내든 이들을 내쫓겠다는 경고라니. 공연 전부터 의
핵무기 갖자는 결기… 한국은 북한이 될 수 없다
한국도 핵무기 보유국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성공에 대한 대응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북핵대응특위를 구성하고 지난 26일 첫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특위 위원장인 3성 장군 출신의 한기호 의원은 현재까지 추진한 비핵화 정책은 모든 게 다 실패했고, 이제는 비핵화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핵 공유, 핵 재배치, 핵 개발 자체도 특위 내부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박정희 정권 때처럼 비
카타르 월드컵은 눈치 보지 말자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세계 최고 축구 축제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지난 20일 카타르 도하 땅에서 막을 올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1930년 우루과이 초대 대회 이후 22번째이자 중동 국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이다. 열사의 땅 중동 한복판에서 열리는 대회답게 사상 첫 겨울월드컵(11~12월)으로 치러진다.한국 축구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0회 연속(통산 11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월드컵 단골손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는 여전히 월드컵 무대에서 언더독이다. 그러다…
플라스틱 줄이기 후퇴하는 환경부
고래야, 미안해. 바다거북에게 미안타.필자가 2019년 8월 바다거북, 2020년 1월 참고래 부검 연구 현장을 취재한 뒤 썼던 르포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일부다. 바다거북과 참고래 사체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과학적 부검 연구에서는 이들의 체내에 다량의 플라스틱이 들어있음이 확인됐다. 먹이를 구하지 못해 마른 북극곰이 기후위기의 상징이 되어 경각심을 안겨준 것처럼 거북과 고래 부검은 시민들의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 동물들에 대한 사람이 미안해라는 반응들은 이제 시민들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
가짜뉴스에 흔들리는 한국 경제
2021년 5월과 6월. 한국은행은 기자간담회와 창립기념사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6월11일 창립기념사에 담긴 통화정책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은 임직원들도 비슷한 시점 여러 채널을 통해 시장에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전달했다.하지만 여의도 증권가는 한은의 메시지를 무시했다. 증권사 대부분은 작년 5~6월에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쏟아냈다. 2024년 1분기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보고서까지 나왔다. 증권가의 보고서가 기관투자가와…
구조를 말하지 않는 사회
지난달 29일, 참사가 일어나기 불과 세 시간 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근 도로를 차를 몰고 지나갔다. 꽤 싸늘한 늦가을 날씨에도 배를 시원하게 드러낸 상의를 입고 한껏 멋을 낸 거리의 젊은이들을 보며 생각했다. 배앓이는 안 하려나 몰라. 역시 젊음이 좋구나. 해사한 미소들에 얕은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10년만 어렸어도 오늘 같은 날 이태원에 갔다!조금만 더 어렸다면, 나는 정말로 그 군중 속에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3년 가까이 착용했던 속박 같은 마스크를 허공에 집어던지고, 가진 것 없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두려울 것도…
연차 쌓이면 올라가는 '연공임금'의 성벽
직무, 곧 하는 일에 따라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 꽤나 미심쩍은 혹은 적대적인 반응을 맞닥뜨린다. 직무 가치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 자본가나 관리자 마음대로 하려는 거냐, 개개인의 경쟁이 심화된다 등.기업들이나 정부가 의도적으로 뒤섞지만, 직무급과 성과급은 다르다. 개인이나 집단의 성과를 평가해 기본급을 정한다면 성과급이다. 반면 해당 직무에 필요한 숙련에 따라 기본급을 정하는 게 직무급이다. 이때 직무에 요구되는 숙련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하진 않는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개별 기업을 넘어선 산업별 노동조합과 산업
의지가 앞서야 할 반지하 대책
의지가 앞섰다.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지하 전수조사 방침을 후퇴시켜 번복해 발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 일주일 만에 내놓은 대책에서 서울시는 20만호에 달하는 서울 내 반지하 가구를 전수조사해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주거 상향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서울시는 1102가구+ 수준의 표본조사로 계획을 변경했다. 오 시장은 전수조사는 인력이나 예산상 한계가 있고, 통계청도 표본조사를 하지 않냐고 덧붙였
'트리플 딥' 라니냐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또 라니냐다. 2020년 9월 시작된 라니냐가 이번 가을과 겨울까지 3년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라니냐는 남미 페루 부근 적도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수온 그래프가 3번이나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트리플 딥 곡선을 그리게 됐는데 매우 이례적이다. 보통 라니냐는 1~2년 정도면 사라지고 중립을 되찾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3년 연속 라니냐는 이번 세기 들어 처음이라고 밝혔다.라니냐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라니냐는 적도 부근 바다의 수온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의 대기 순환
이유 있는 잔혹함
(이 기사에는 영화 늑대사냥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문제적 영화가 등장했다. 21일 개봉한 늑대사냥이다. 영화는 시사회 후 역대 한국 영화 중 가장 잔인하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개봉 직후 이 정도면 고어물(신체손괴, 살상 등을 소재로 한 영화 장르) 아니냐는 비판의 한가운데 섰다. 사지가 절단되고 몸을 관통한 흉기가 장기를 끄집어내는 장면은 애교다. 아기를 칼로 찔러 죽이려는 장면이나, 시체에 소변을 보는 장면은 역겨움까지 불러일으킨다. 피칠갑의 생지옥을 구현하고자 영화에 쓰인 가짜피만 2.5톤에 달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