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로 번지는 감사원의 표적 감사
방송통신위원회가 2020년 3월 TV조선 재승인 심사 때 공정성 점수를 조작한 정황을 보도한 지난 7일 TV조선 뉴스는 400자가량의 앵커 코멘트로 시작한다. TV조선 보도의 핵심은 감사원이 TV조선의 평가 점수가 전체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해서 채점 때 공정성 점수를 낮춰 수정했다는 일부 심사위원의 진술을 확보했고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는 것이다. TV조선은 2020년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을 받았는데,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항목에서 기준점수(105점)에 미달해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정황이라는…
총체적 난국 연합뉴스, 위기 극복 길은 단순하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뒤숭숭하다. 정부가 매년 연합뉴스에 지급하던 정부구독료 예산을 올해 328억원에서 내년 278억6000만원으로 대폭 삭감하기로 하면서다. 삭감액은 49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5%에 달하는 금액이다. 역대 최대 폭의 삭감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포함된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을 의결했다.정부가 세금으로 연합뉴스에 구독료를 지급하는 근거는 공적 기능 보전액 개념이다. 국민의 알 권리 및 정보주권 수호 등 국가기간통신사로서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보전해
주목되는 중앙일보 유료화 시도
중앙일보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콘텐츠의 부분 유료화를 시도한다. 중앙일보는 8월초 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콘텐츠 부분 유료화 방침을 천명하면서 유료화 대상 콘텐츠, 사용자 환경(UI), 결제방식 등 구체적 방식도 설명했다고 한다. 전체 콘텐츠 유료화를 목표로 내걸지는 않았다. 무료 콘텐츠,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가입해야 볼 수 있는 콘텐츠, 유료 콘텐츠로 세분화하겠다는 것이다.일찍부터 디지털 전환을 선도했던 중앙일보는 지난해 8월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개편한 뒤 홈페이지에 가입해야 일부 뉴스를 볼 수 있는 로그인 월을 만들었는데 현재 8
'이코널리스트'를 경계한다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 언론인 경력을 팔아넘기는 폴리널리스트가 예삿일이 된 지 오래다. 중견 언론인들의 인생 2모작이란 비판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요즘에는 언론인이 기업에 직행하는 이코널리스트가 증가하고 있는데, 기자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로 인식하며 폴리널리스트에 비해 관대하게 대하는 편이다.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8주년을 맞아 실시한 기자 여론조사를 보면, 현직 기자의 기업체 직행에 대한 생각에 응답자 50.7%(매우 우려 13.8%, 대체로 우려 36.9%)가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기자의 정관계 직행에 대해 67
폐지 조례안 철회하고, TBS도 깊이 성찰해야
서울시의회가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 지원을 중단하고 재단을 민영화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TBS에 대한 서울시의 돈줄을 끊어 사실상 문을 닫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4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76명이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공동 발의했고, 김현기 시의회 의장은 올해 하반기에 조례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도 교통방송을 교육방송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혔다. TBS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강택 TBS 대표
수신료, 정치적 카드로 활용해선 안 된다
한국의 공영방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다. 이번 쟁점은 KBS 수신료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성명을 통해 KBS의 수신료 징수 문제에 대해 근본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시발점이 됐다. 미디어특위는 TV 보유 가구가 줄어들고 있고,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과 공정성 시비와 방만 경영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현실을 이유로 들어 폐지까지 염두해 수신료를 손보겠다고 했다.공영방송이란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는, 공공을 위한 방송을 말한다. 기업의 이윤이 목적인…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 보여준 '산복빨래방'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산복도로에 있는 호천마을에 가면 돈 대신 이야기를 세탁비로 받는 특이한 빨래방이 있다. 산복빨래방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불, 패딩, 담요 등 빨랫감 말고도 이야기보따리를 한가득 안고 이곳을 찾는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어르신들은 부산 근현대사를 품어온 산복도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풀어놓는다. 유튜브를 통해 산복빨래방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지난 5월 초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 2030팀은 산복도로에 빨래방을 열었다. 과거 기사에도, 책에도 없는 산복도로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였다고 한
내실 다져야 할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
지난 5월 취임과 함께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은 반갑고도 신선한 조치였다. 대통령 발언은 그 어떤 취재원 발언보다 뉴스 가치가 크지만 지금까지 이를 직접 취재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론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은 기자회견이 사실상 유일했는데 질문자, 질문 개수, 질문 순서 등이 미리 정해져 있거나, 이런 제약이 없다고 해도 연례행사 정도로 횟수가 적어 국민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점에서 비록 5분 안팎의 짧은 시간이라 해도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두 달
저널리즘에 '용어 감수성' 필요한 시대
퀴즈 하나. 다음 중 로 vs 웨이드의 로가 가리키는 것은? ①법이라는 뜻의 로(law) ②날 것 그대로라는 의미의 로(raw) ③해당 소송의 변호사 성(姓) ④해당 소송의 원고 성(姓) ⑤모르겠다.답은 ④번이다. 로 vs 웨이드 판례는 1973년 제기된 소송에서 유래한다. 당시 낙태 또는 임신을 중단할 권리를 위해 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쓴 이름이 제인 로(Jane Roe)라는 가명이었다. 신분 노출을 꺼려 가명을 쓴 이 여성의 본명은 노마 맥코비였다. 웨이드는 담당 검사, 헨리 웨이드에서 유래했다. 연방대법원이 제인 로의 손을 들
사주를 위해 프레스센터 재건축 띄우나
기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인수를 시도할 때부터, 대주주가 됐을 때, 특별취재팀의 호반건설그룹 대해부 시리즈가 일괄 삭제됐을 때도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여러 차례에 걸친 당부였다.서울신문은 호반에 인수되기 전, 2년에 걸쳐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늘려 완전한 독립언론을 지키려 했다. 그래서 구성원들의 결정을 가볍게 받아들이지도, 앞날을 섣불리 예단하지도 않았다. 언론 환경은 생존을 위해 변화해야 하고, 시대 적응을 위한 고민만 하기에도 벅차다. 쉬이 흔들릴 118년의 역사도 아니기에 건설 사주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