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언론탄압과 사전검열 당장 멈춰라
시청률 17%. 공영방송 MBC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의 지난 방송 시청률이다. 웬만한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제목은 김건희 씨는 왜. 특정 매체 기자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아내인 김건희씨와의 통화 녹음을 보도한다는 내용이었다. 시청률이 증명하듯 방송은 시작도 하기 며칠 전부터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언론의 정치적 중립성과 통화 녹음의 불법성 여부에 언론 탄압 문제까지 거론됐다.높은 시청률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건 다름 아닌 국민의힘이었다. 논란이 커지며 스트레이트 방송 내용
'포털 그 후'가 의미하는 것
임인년의 각오를 담은 신년사에서 많은 언론이 포털 이후의 시대를 그렸다. 그동안 디지털 전환이 종이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1차원적 변화에 머물렀다면 포털을 벗어난 기사 유통과 구독자 확보를 위한 노력은 디지털 시대를 향한 본격적이고 실질적인 적응기가 될 것이다. 자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다양한 채널에서 전통적인 신문 독자들과 다른 구독자 혹은 팔로워들을 만나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기사와 콘텐츠를 제작하고 구독 및 멤버십 모델 등을 개발하는 과정은 한국 언론이 뉴스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주체로서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의 형식을 찾는
관음증 조장하는 혐오방송 '가세연'
대중들의 시선을 크게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과 연예인들에 대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사생활 폭로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이번에는 기자의 사생활까지 무차별적으로 침해했다.가세연 채널은 돈이 된다면 대상자들의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특히 정치적 목적이 있을 때 사실 검증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의혹을 자극적으로 부풀린다. 가세연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갈등 관계인 이준석 대표를 비판해 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 대표가 박근혜 키즈로서 정치적 배경을 이용해 한 벤처기업인으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가세연의
기자 신상털이가 공수처에서 할 일인가
수사기관의 편의가 인권보다 앞설 수 없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소신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헌법 원칙에 따른 품격 있고 절제된 수사를 공수처의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기자들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일은 이런 원칙과 정면 배치된다. 헌법 제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언론 보도를 보면, 공수처가 통신자료를 요청한 언론사 기자는 13개사 41명으로 확인된다. 공수처와 무관한 야당 출입 기자와 정부에 비판적인
지역신문법 상시법 통과됐지만 갈 길 멀다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지역신문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됐다.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재직 경력 요건을 15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하고 지역신문발전기금 부정수급자 지원 제한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으나 핵심은 2022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규정된 특별법의 유효기간을 삭제해 상시법으로 전환한 것이다. 지역신문법의 상시법 전환은 지역신문 지원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신문법은 지난 2004년 특별법 형태로 제정된 이후 2010년과…
차별금지법, 언론이 공론장 마련해야
차별금지법은 2007년 정부 입법으로 처음 발의된 후 발의됐다가 폐기되기를 15년째 반복하고 있다. 의원 발의가 7차례나 이뤄졌고, 현재도 4개 법안이 계류 중이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 법안을 시민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모아 법제사법위원회로 보냈다. 하지만 양당은 전체회의에서 청원 심사 기한을 2024년까지 연장했다. 처리를 미루는 이 결정은 회의 시작 43초 만에 나왔다.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여론이 71%로 대다수이지만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생산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가짜 보도자료', 유튜브 받아쓰는 언론
최근 언론계에 두 건의 낯 뜨거운 오보 사태가 있었다. 지난달 22일 한 코스닥 기업의 주가를 요동치게 했던 가짜 보도자료 사태가 첫 번째다. 반도체 소재기업 램테크놀러지는 세계 최초로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다수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며 주가가 가격제한선(30%)까지 올랐고 다음날인 23일에도 개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껑충 뛰었다. 하지만 이후 회사와 홍보대행사가 누군가 회사를 사칭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취지의 해명 공문을 내며 주가는 +30%에서 -16.6%로 수직 낙하했다
불편한 현안 회피한 '국민과의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 출연했다. KBS는 국민과의 대화를 주말 황금시간대에 편성해 KBS1 채널을 통해 생방송했다. 대통령이 2년 만에 국민과 마주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는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진솔한 답변을 기대했을 것이다. 코로나19와 부동산 문제 외에도 페미니즘 갈등, 대장동 개발 의혹, 고발사주 의혹,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국민과의 대화를 시작하며 임기가 6개월 남았는데 저는 아주 긴 기간이라고
연합뉴스 포털 퇴출, 무겁게 받아들여야
대마불사, 더 이상 안 통한다. 연합뉴스가 18일부터 1년 동안 네이버와 다음 포털 뉴스서비스에서 사라진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지난 12일 연합뉴스 재평가 심사에서 뉴스제휴 지위를 박탈하며 검색만 가능한 사업자로 강등했다. 연합뉴스의 기사형 광고 문제가 불거져 지난 9월8일부터 32일 동안 포털 노출이 중단됐는데 이번에 더 강한 제재를 받았다. 연합뉴스 내부는 한차례 중징계를 받았는데 설마 퇴출까지 시킬까하는 분위기여서 충격이 더 크다. 연합뉴스는 결정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제약하고, 언론사의 뉴스서비
서울신문은 사주의 것이 아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7일 주최한 2021 서울미래컨퍼런스는 서울신문 대주주가 누구로 바뀌었는지 보여줬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이날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 직함으로 김부겸 국무총리 등 내외빈이 참석한 컨퍼런스 개막식 단상 한가운데 섰다. 김 회장이 김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은 서울신문에도 실렸다. 데뷔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 회장은 고무됐던지 이날 오후 서울신문 편집국을 찾았다. 지난 1일엔 편집국 국부장단을 서울 양재동 호반건설 본사로 불러들였다. 김 회장은 면담에서 호반그룹 경영은 자식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미디어사업에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