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방문진 이사, 정치권 나눠먹기 안 된다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관이 합작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가 방송의 독립성과 먼 길로 치닫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 4일 KBS 이사 지원자 40명과 MBC 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지원자 22명을 면접대상자로 의결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부적격자로 비판받는 인물이 1차 문턱을 통과하는 등 여야의 나눠먹기 관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아무런 진전 없이 방치되면서 국민 참여형 이사 선임 절차가 힘들어지며 예고된 일이었다. 이대로 진행되면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권의…
호반 인수 언론사 '광주방송' 전철 밟아선 안 돼
서울신문 구성원들이 호반건설의 지분 인수 제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19~23일 조합원 대상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협상 착수 동의안에 찬성하는 구성원이 전체의 56.07%를 차지하며 안건이 가결된 것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호반건설은 서울신문의 지분 48.41%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서울신문이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을 늘려 완전한 독립 언론이 될 가능성을 적극 검토했던 사실을 알기에 이번 결정이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생존을 논해야 할 정도로 급변하는 언론 환
'검언유착 의혹' 판결 MBC 보도 유감
금융사기사건인 신라젠 사건을 취재하면서 검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큰 손인 이철 VIK 전 대표에게 여권 인사의 연루 의혹을 알려달라고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해 1심 법원이 지난 16일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 전 기자가 취재윤리를 위반한 점은 명백하지만 형사책임을 질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중시한 점을 환영한다.이번 사건의 단초는 지난해 3월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 측근인 지모씨(제보자 X)를 만나 가족의…
'징벌적' 언론중재법, 밀어붙이기 안 된다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 보도에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이르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민주당이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이 안건을 기습 상정하며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언론에 대한 과잉규제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밀어붙인다면 위헌 시비 등 법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좀 더 신중하고 정교한 입법이 필요하다.현행 민법과 형법, 언론중재법은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 발생 시 손해배상과 명예훼손, 정정보도로 구제를 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가중 처벌로
기자 겨냥 사이버 공격, 언론사가 지켜줘야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 기자들이 두려움 없이 취재하고 기사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 원칙을 지키면서 언론이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언론의 독립성은 권력과 자본뿐 아니라 편파적인 시각, 획일화를 강요하는 압력에서도 벗어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악플이 달릴 만한 것은 발제하지 않게 된다. 기사 쓰기 전에 자체적으로 검열하고 있는 것 같다.실명을 거론하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로 가득한 메일과 기사 내용과 상관없이 달리는 인신공격성 댓글.…
정치권은 공영방송에서 손을 떼라
46개국 중 38위. 최근 영국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뉴스의 신뢰도 순위다. 신뢰도는 불과 44%. 지난 4년 내내 꼴찌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발전했다고 자위할 수도 있겠다. 이처럼 언론에 대한 불신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1인 미디어 수준의 인터넷 매체나 일부 유튜버들의 가짜 뉴스, 또 그들에게 공간을 내어준 포털의 탓이라며 또 한 번 눈을 질끈 감아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엔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 역시 높지 않다. 번거로운 절차를 자청해 지난해 3만6000여 가구가 KBS로부터…
스포츠서울, 정리해고가 유일한 답이었나
지난 22일은 스포츠서울이 창간한 지 꼭 36년째 되는 날이었다. 스포츠서울은 1985년 6월22일 창간해 전면 한글쓰기와 가로쓰기 등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때는 혁신의 첨단이었던 시도에 앞장섰던 매체다.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이혼 소송 등 스포츠신문만이 할 수 있는 단독 기사 릴레이로 독자의 인기도 얻었다. 배우 고(故) 최진실씨가 이혼 뒤 처음으로 마주앉겠다고 택했던 매체 역시, 스포츠서울이었다. 그런 매체의 36번째 생일은 그러나 씁쓸하기 그지 없다. 정리해고의 칼바람에 뒤숭숭하다. 스포츠서울 창간 후 최대 위기다.문제의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무분별한 기사형 광고
최근 주식코인부동산을 가리지 않고 투자 광풍이 부는 가운데 금융범죄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나만 벼락 거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니 평소 말도 안 된다고 거절하던 제안에도 현혹되고 마는 것이다.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QRC뱅크라는 투자 상품도 그랬다. 은행 이자가 1%도 채 안 되는 초저금리 시대에 원금의 300% 수익을 매일 지급해준다니.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제안인데도 투자자들은 믿었다. 그리고 현재 수익은커녕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이처럼 사기성 짙은 제안을 왜…
조회수, 언론을 위협하는 또다른 권력
2017년 3월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은 디지털 전환을 도강(渡江)에 비유하며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으면 서서히 죽을 확률이 100%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계기로 중앙일보에선 콘텐츠 제작의 무게중심을 종이신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차례 조직 개편과 제작공정 개선이 뒤따랐다. 중앙일보가 쏘아올린 신문 제작과 디지털 분리는 지난해 한국일보로 이어졌고, 올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으로 확대되고 있다.디지털 전환에 승부수를 던진 것은 생존 때문이다. 종이신문 광고와 협찬으로 살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오해의 불씨 남긴 '미디어 바우처 법안'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안정적 수익구조를 찾지 못하는 언론사들의 고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의 광고 독점과 언론의 종속화 현상은 언론사 존폐를 넘어 저널리즘의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실제로 언론사들이 공익적 효과는 크지만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여야 하는 심층기획, 탐사보도 같은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외면하거나 소홀히 다루고 있는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지는 콘텐츠를 포기한 언론사들이 집착하는 건 단기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연성뉴스, 선정적 기사, 복제 기사들이다. 이런 언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