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과 네르친스크 사이
1689년 청나라는 러시아와 네르친스크 조약을 맺었다. 17세기 들어 중국 북쪽 변경인 헤이룽장(黑龍江) 인근까지 진출한 러시아와의 분쟁 끝에 체결한 조약이다. 중국이 서구 국가와 맺은 첫 근대적 조약이자 평등 조약으로 기록됐다. 청은 남진하는 러시아를 막아 세웠다고 선전했고, 러시아는 청과의 교역 재개라는 반대급부를 얻었다. 19세기 중반인 1842년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은 영국과 난징 조약을 체결했다. 많은 이들이 중국 최초의 불평등 조약이라고 평가한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이 중국 침략에 나서는 계기가 됐고, 중국인들은 5
브라질의 한류… ‘케이팝의 침공’서 BTS까지
브라질은 남미 한류의 거점으로 꼽힌다. 칠레·페루·아르헨티나 등에서도 한류에 대한 호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을 빼놓고 이 지역에서 한류를 거론하기는 어렵다. 브라질에 한류가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국제영화제 수상작인 한국 영화들이 간헐적으로 소개됐고, 한국의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기(펌프)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가요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고개를 들던 시기였다. 이후 정부와 민간이 공동 개최하는 문화산업교류전 등을 통해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소프트웨어 등으로…
한류를 보는 시선들
베트남에서 베트남어와 함께 러시아어까지 구사하면 정·관·재계 고위층과 쉽게 통한다. 권력서열 1위의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권력서열 2위의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이끄는 행정부의 장·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 상당수가 구 소련 유학파다.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을 이끌고 있는 팜 녓 브엉 회장도 모스크바에서 유학 뒤 연방이던 우크라이나로 넘어가 사업 발판을 마련한 인물이고, 동남아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저가항공 비엣젯의 응우옌 티 푸엉 타오 회장도 모스크바 유학 중에 사업구상을 했다.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
NYT·WP가 애플 뉴스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
지난 25일(현지시간)은 애플 역사에 의미있는 날로 기록된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기기를 약 20억대 넘게 판매한 애플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콘텐츠 서비스’를 꼽고 이를 발표한 날이었다. 애플은 회사 체질 개선의 중요한 축으로 ‘뉴스’를 꼽고 팀 쿡 CEO가 새 서비스 ‘애플 뉴스 플러스’를 직접 소개했다. 9.99달러를 내면 월스트리트저널(WSJ), LA타임즈의 유료 콘텐츠와 300여개 잡지를 구독해서 볼 수 있다. 팀 쿡은 “우리는 저널리즘의 힘을 믿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밴쿠버서 뉴욕타임스 읽기
캐나다에서 뉴욕타임스 구독을 시작했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계기가 있다.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 대법관이다. 대법관 지명 후 캐버노가 성폭행 시도 의혹에 휩싸이면서 그의 고교생활이 까발려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둔이 도마에 오르고 대법관 인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흥미진진한 이슈를 따라가고 싶었는데 뉴욕타임스가 무료로 공개하는 기사 한도(월 4건)를 이미 넘겨버렸다. 요리 레시피와 크로스워드퍼즐을 제외한 모든 기사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구독료는 4주에 20캐나다달러(약 1만7000원). 첫 1년간 대폭 할인해 주는(현재 8
175년 전, 핀란드에 민나 칸뜨가 태어났다
가끔 곳곳에 핀란드 국기가 게양된 아침이면, 핀란드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만 원가량 하는 달력이나 스케줄러를 사면, 스무 개 남짓한 날짜에 기념일 이름과 국기가 그려져 있다. 미리 의미를 알고 때맞춰 특별한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고, 관련 행사를 찾아가거나 책을 읽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국기게양일 가운데 문학과 언어 관련 기념일이 엿새나 된다는 것이다. 시인 루네베르그 기념일(Runeberg Day, 2월5일), 서사문학 칼레발라의 날(Kalevala Day, 2월28일), 극작가 겸 언론인 민나 칸뜨 기념
3주 남은 브렉시트… 혼돈의 영국
유례 없이 따듯한 날씨로 3월에 막 들어선 런던에는 꽃 향기가 가득하다. 도심 주요 거리에는 벚꽃과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하지만 무거운 겨울 옷을 벗은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만 않다. 지난 2016년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결전의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영국 정부와 의회는 여전히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정치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마음이 급해진 테레사 메이 총리는 자신의 합의안을 통과시키거나 무역이나 국경 문제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둘 중…
위기의 보우소나루 ‘우파 헤쳐모여’로 승부수?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 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우파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을 둘러싸고 터져 나온 비리 의혹에 발목이 잡히면서 개혁법안 처리에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대선 기간에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여론조작 시비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던 유력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집권당 때리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사회자유당의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 지역 당 위원장(현재 관광장관)은 지난해 10월 선거에서 주의원 후보 4명에게 선거자금으로 8000여만원을 지원
박항서 열풍의 이면
베트남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북미 담판장으로 낙점되면서 한국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을 열광케 했던 ‘박항서 열풍’이 음악과 드라마·영화, 음식, 화장품 등 대중문화, 소비재 중심의 한류를 스포츠 분야로 확대시켜 관련 분야 교류를 늘린 데 이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베트남 개최로 한베 관계는 외교 안보 분야서도 더욱 긴밀해지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최근 베트남은 개발 도상의 주변국들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받고 있다. 1억에 육박하는 인구를…
미국 미디어 스타 오카시오-코르테즈 신드롬
이 정도면 가히 신드롬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미국 연방 하원의원 얘기다. 그는 올해 29세로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다. 보스턴대 졸업 후 바텐더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대선 캠프 선거 운동원으로 일했던 오카시오-코르테즈는 지난 1월4일 의정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등극했다. 이제 그는 미국 미디어와 정계에서 그의 이름 머리글자이자 트위터 계정 이름이기도 한 AOC로 불린다. 마치 JFK(존 F. 케네디), FDR(프랭클린 D 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