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에 대한 기대와 우려
미중 무역전쟁으로 각국 경제에 구름이 낀 요즘, 베트남은 ‘표정관리’를 해야 할 정도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6.8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3분기까지 7%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도 3분기까지 작년 대비 11.2%나 증가했고,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사상 최고치가 예고된 상황이다.배경으로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인구 1억의 거대한 시장, 평균연령 30세의 젊고 풍부한 노동력, 높은 교육열 등을 바탕으로 한 성장잠재력이다. 또 미중…
시진핑의 딜레마
미·중 무역전쟁 속에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를 보면서 2년 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다시 떠올렸다. 신문 방송이나 공개 석상에서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중국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응원했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중국 봉쇄 전략을 펼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대신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와는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를 통해 대립을 회피할 수 있다고 본 것이며 본격적인 대중 억제 정책은 쓰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선거 당일 만난 베이징대 자칭궈(賈慶國)교수
아코스타 CNN 백악관 출입기자의 수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NN 등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매도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기자 중의 한 사람이 짐 아코스타(Jim Acosta) CNN 선임 백악관 출입기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공식 기자 회견 당시에 아코스타 기자에게 “나가라”(Out!)고 소리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에 영국 런던에서 열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아코스타 기자가 질문하려 하자 “가짜 뉴스 CNN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존 로버츠 폭스 뉴스 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기사 속에서나 존재하는 혁신
“글로벌 생태계가 중요하다” “플랫폼 사업을 해야 미래를 장악한다”서울 광화문 대형 서점에 있는 베스트셀러 책 제목이 아니다. 혁신을 배우기 위해 미 실리콘밸리로 연수 온 국내 한 대학생의 말이다. 깜짝 놀랐다. ‘생태계’ ‘플랫폼’이란 말은 대기업 임직원의 미래 전략 보고서나 기사 속에서 등장하는 단어가 아니라 대학생 리포트, 심지어 고등학생 대입 논술 준비 지문에도 등장하는 주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게 보인다. 한국의 현실을 보면 생태계 전략과는 거리가 멀고 플랫폼 사업과도 동떨어져 있을 뿐 아
“이래 봬도 공무수행 중입니다”
저는 소주입니다. 인천공항을 떠나 유럽으로 가는 핀에어 수하물 칸에 타고 있습니다. 어디 가냐고요? 교육청 지원을 받아 연수 떠나는 교장 선생님들과 함께 헬싱키로 가고 있지요. 몇 년 전 구의원님들과 동행할 때는 겨울이었는데, 이번에는 화창한 가을에 연수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한껏 들뜬 주인 선생님께서 고추장, 라면과 함께 저를 캐리어에 넣으셨죠. 여권은 없지만 이래 봬도 공무 수행 경력 수십 년째입니다.아, 잘 아시겠지만 저는 흥이 넘치는 음료입니다. 모처럼 외국에 나온 주인님 기분을 한껏 올려드릴 수 있죠. 이번 연수에서도 제…
유럽 저작권법 초안 통과에 영국 언론 촉각
지난 달 12일 유럽의회가 기존의 저작권을 개정 및 강화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초안을 승인했다. 찬성 438표, 반대 226표. 기권은 39표에 불과해 사실상 압승이었다. 이 법안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11번과 13번 조항이다. 먼저 11번은 콘텐츠 저작권자들의 경제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링크세’(link tax) 신설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화되면 신문사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에 링크되는 기사 링크나 ‘정보 한토막’(Snippet)에 대하여 이용 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 13번 조항의 경우, 유튜브나 소셜…
드라마틱한 브라질 대선… 최후의 승자는
브라질에서 역대 가장 예측 불가능한 대선 드라마가 쓰여지고 있다. 일단 후보 수가 1989년 대선 때의 22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3명에 달하면서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다.부패혐의로 지난 4월 초에 수감된 ‘좌파의 아이콘’ 룰라 전 대통령은 5개월 넘게 대선 정국의 최대 관심사였다. 룰라 전 대통령은 견고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유엔 인권위원회의 측면 지원까지 받으며 집요하게 대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결국 좌파 노동자당의 차세대 주자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주며 꿈을 접었다.소셜네크워크(SNS)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인지도를 높
응우옌씨는 일본을 응원했다
베트남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 다른 국가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한다. 미주, 유럽의 선진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온 주재원들의 평가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생활·근무 환경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국민성, 사고방식에서 모종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거기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과 베트남이 껄끄러운 과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지정학적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면서 독도문제나 동북
베이징으로 옮겨 온 아프리카 대륙
몇 년 전에 들은 얘기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외교장관이 방한해 한국 외교장관과 만찬을 했다. 한국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원조와 투자를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을 하고 있지만, 본국에서 인력을 데려오고 각종 장비도 중국 것만 사용하는 등 자기들 잇속만 차린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장관이 중국 이야기를 꺼낸 것은 “한국도 아프리카에서 개발원조(ODA)사업을 적극 펼치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처럼 자기 잇속만 챙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듣고 있던 아프리카 장관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을
트럼프의 언론인 비선 실세
미국에서 24시간 케이블 뉴스 채널 중 폭스 뉴스가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폭스 뉴스의 프라임 타임 뉴스쇼로 저녁 9~10시에 방영되는 ‘해너티’(Hannity)의 진행자는 숀 해너티(Sean Hannity) 앵커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 뉴스 프로그램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스튜디오 J’에서 주로 제작된다. 뉴욕 매거진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욕의 롱아일랜드에 사는 해너티는 저녁 10시에 자신의 뉴스 프로그램이 끝나면 어김없이 백악관으로 전화를 건다. 백악관 전화번호는 202-456으로 시작되고, 나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