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보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
한 중견 언론사 대표가 코스닥 등록사 ST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직후였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고 한 회사의 임원이 취재진을 찾았다. 그는 자신이 몸담은 회사가 STC의 주가를 조작했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 주가조작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된 ‘루보사태’의 주범이자, 다단계 업체 JU그룹의 부회장인 ‘김·영·모’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기가 막혔다. 김영모는 ‘루보사태’로 8년 형을 받고 지난 2015년 만기출소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여전히 ‘거물’로 대접받았다. 그는
‘코로나19 팩트체크’
바이러스만 퍼진 게 아니었습니다. 감염병은 수많은 거짓 소문도 실어 날랐습니다. ‘인포데믹’이 창궐했습니다. 우리 공동체는 감염 방역과 함께 정보 방역도 병행돼야 함을 열공했습니다. 물론 이건 언론의 역할입니다. 팩트체크 저널리즘은 정보 방역의 최전선입니다. 보도 목적은 무조건 공익성이어야 합니다. 최초 보도가 아니라도 자존심 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공공기관 혹은 언론의 교정 노력에도 유언비어가 여전히 유통된다면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방역에 여념이 없는 질본을 방해해서도 안 됐습니다. 좀 수고스럽더라도 지역 지자체,
‘법에 가려진 사람들’
‘3만5320명’. 지난해 벌금형을 선고받고 돈이 없어 노역장에 유치된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벌금형도 감옥에 가는 징역형만큼이나 무거운 처벌이었습니다. 약식명령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사법 절차를 들여다보기로 한 것은 그래서였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사법적 약자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이들을 외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자녀와 생계를 걱정하는 한부모 가장, 제도 사각권에서 기초수급도 못 받고 폐지를 줍는 노인은 소액의 벌금에도 지명수배로 불안에 떨었습니다. 지난 3개월간
서울경제, 국회의장 ‘공천세습’ 문제 지적... 서울신문, 지자체별 수질 민원 전수 분석…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제353회(2020년 1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 결과, 출품작 44편 중 서울신문의 2020 수돗물 대해부 등 모두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국민의 편에서 치열하게 탐색하고 해법을 모색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워치독’(경비견)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현장 기자들의 땀방울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언론의 위상을 회복하고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는 기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서울경
‘아빠 찬스’ 국회의장 공관 이용 교육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이 머무는 공관에 손자가 이사해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이 집안에 이렇게 많은 ‘우연한 기회’들이 생겼는지는 몰랐다. 공관 인근 PC방에서 한 초등학생이 ‘학생회장’이라고 말해주고 나서야 회장인 것을 알았다. 문 의장의 아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의 자녀가 전학 온 지 5개월 만에 학생회장이 됐다. 우연히도 이 학교는 문 의장의 손자가 학생회장 선거에 나갈 때 선거 규칙을 변경했다. 또 이 학교의 교장은 문 의장의 동생이 중국의 한 국제학교에서 법인 이사로 있을 때 그 학교의 교장을 역
‘상갓집 항의’ 등 청와대 관련 수사방해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문재인 정부 들어 사실상 처음으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을 수사한 사건이었습니다. 조 전 장관의 후임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이 사건들을 담당하던 검찰 간부들을 교체했습니다. 법무부는 인사와 수사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그러던 중 ‘상갓집 항의’ 사건이 터졌습니다. 그날 저는 평소 알던 대검 간부의 상갓집에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간부 중…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
지난해 ‘예방가능외상사망률’ 분석 발표회를 취재하러 갔습니다. 30%가 넘던 예방가능사망률이 19.9%까지 떨어졌습니다. 숫자는 우리나라 외상치료체계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표하는 교수들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0명 중 2명은 살 수 있었던 죽음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외상환자 최후의 보루인 권역외상센터를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국종 교수도 어렵게 만났습니다. 병원 내부의 욕설과 비아냥거림도 충격이었지만 더 한 건 ‘바이패스’였습니다. ‘외상센터에 병상이 없어 환자를 다른 병
로타바이러스 감염, 산후조리원은 ‘쉬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의 상태입니다. 인류와 지구의 코드가 안 맞아 삐걱거렸는지 지구는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19로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중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신생아와 노약자 등 특히 면역력이 약한 이들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산후조리원 내 로타바이러스 등 집단 감염 사고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감염된 신생아와 산모의 수가 5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감염자 대부분이 회복하지만 집단 감염은 매우 드물게 사망까지 이르는 등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전염병은
위기의 지구, 교육의 길을 묻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었다.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대답은 한 가지, ‘분리수거’였다. 절망적이다.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기후환경교육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더이상 교육을 강화할 것도 없다고 했다.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의원에게는, 학업 부담만 커진다며, 큰소리도 쳤다고 한다. 문제는 학교 교육에 있다. 기후환경교육이 학교 교육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알기 위해, ‘2015 개정교육과정’과 최근 3년 치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분석했다. 제대로 가르칠 교육과정도, 평가체계도, 심지어 전
목숨 위협하는 소방서 셔터
“저게 떨어져서 직원이 맞을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수백kg짜리 소방서 전동셔터가 갑자기 추락해 소방관이 숨진 현장에서, 한 동료 소방관이 내게 말했다. 그의 머리 위로 ‘무심코 풀려버린 볼트 하나 우리의 생명 앗아간다’는 안전 문구가 보였다. 누군가 추락한 셔터에 붙어있던 스프링을 떼왔다. 녹슨 스프링은 한가운데가 끊어져 풀려 있었다.솟아난 의문을 풀고 싶었다. 왜 멀쩡히 출근한 소방관이 그렇게 생을 마감해야 했을까. 소방은 왜 그의 죽음을 ‘쉬쉬’했을까. 그동안 셔터 시설은 어떻게 관리해오고 있었을까. 우리가 쏟아낸 질문에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