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웹사이트 따로 만들어 접근성 높인 방식, 큰 호평
제40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50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6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특히 KBS전주와 전주MBC가 지역 취재보도부문과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각각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2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꼼꼼한 취재로 기사 완성도를 높였으며 보도 후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는 등 영향력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기사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리스트업된 사람들이 직접 확인
[이달의 기자상]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쿠팡 블랙리스트는 엑셀 파일이다. 정연하게 배열된 1만6450명, 건조하지 않은 사연들이 있었다. 첫 보도까지 84일이 걸렸다. 기업과 제도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였던 까닭이다. 한 달간의 전화 인터뷰, 다시 한 달간의 현장 취재를 통해 많은 삶을 접했다. 담아내지 못한 울분과 억울함에 사죄드린다.쿠팡 블랙리스트는 인사평가 자료가 아니다. 퇴직자,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인사평가라니 가당찮다. 정당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은 까닭일까. PNG 리스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Persona Non Grata, 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와…
[이달의 기자상] 국립종자원 볍씨 곰팡이 사태
고시히카리, 오대, 조명1호, 조영, 해담쌀, 해들, 해품, 알찬미, 삼광, 새일미, 새청무, 신동진, 영진, 안평, 영호진미, 일품, 참드림, 추청, 친들, 동진찰, 백옥찰, 강대찬, 참동진.정부가 보급을 책임지는 쌀 품종들이다. 세상에 나온 볍씨는 더 많다. 대부분이 선택받지 못한 것이다. 이 보급종을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감히 비유하자면 대장주나 대장코인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농부가 믿고 뿌리는 볍씨는 대체로 소비자가 믿고 먹는 쌀이 된다.취재를 통해 표면 위로 드러난 국립종자원 곰팡이 사태는 고로, 그 자체로 있어선 안
[이달의 기자상] 설악산 산양 '혹독한 겨울나기'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산양들이 최대 서식지인 설악산을 벗어나 저지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2월1일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강원도 인제군 미시령 인근 설악산 남사면을 찾아 야생 산양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이날 오전 일찍 시작한 산양 취재는 폭설로 인해 정오 무렵에 마무리됐다. 먼 거리에서 힘없이 먹이 활동을 하는 산양을 망원렌즈로 담을 수 있었지만, 그대로 복귀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활동가들이 떠난 후 다시 취재를 위해 혼자 눈 덮인 산을 올랐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 무릎까지
[이달의 기자상] 84인 '악몽의 기록'
2020년 8월8일, 섬진강 제방이 터졌습니다. 흙탕이 휩쓴 수라장 속에서 강변 사는 노인들은 좌절했고 울었습니다. 이때부터 이 재난을 부단히 기록했습니다. 왜 제방이 무너졌는지 따졌고, 왜 온당히 배상하려 하지 않는지 캐물었습니다. 마침내 국가 배상이 됐을 때, 저는 다 끝났다고 여겼습니다. 여든 먹은 노인의 속내를 듣고는, 어디 얻어맞은 듯 멍해졌습니다. 비만 오면 마누라가 보따리를 싸매 옥상으로 옮긴다라고 했습니다. 언젠가는 새벽 두 시에 그 난리를 피웠다는 하소연입니다. 처마를 때리는 빗줄기가 거세질수록, 저 비가 또다시 집
[이달의 기자상] 요양병원 대해부
매일경제신문의 요양병원 대해부 시리즈는 그동안 제대로 지적된 적이 없었던 요양병원 환자들의 정서적 학대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보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가해지는 언어폭력 등 눈에 띄지 않는 정서적 학대는 물리적 폭력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었지만,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습니다. 고령의 장기 입원 환자들은 정서적 학대가 일어나도 표현하기 힘든 경우도 많았습니다.부조리한 현실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면 직장을 그만둘 수 있다는 각오를 했던 한 간호사의 고발이 없었다면 이 같은 실상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이달의 기자상] 길에서 여자가 살았다
우리가 만난 여성 노숙인들은 피해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길 위의 위험뿐만이 아니었다. 내내 그랬다. 성장 과정에서 돌봄 받지 못했고, 남성들의 성폭행 대상이었고, 남편에게는 맞았다. 일하고 싶어도, 이력서 낼 경험은 없었고 몸은 성치 않았다. 평생 고물을 줍고, 공장에 다녔지만 방 한 칸도 내 것은 없었다고 했다. 길에 나온 뒤 그 삶은 또 이어졌다. 노숙인 대책 그 이전에 여성 빈곤을 돌아볼 문제였다.하지만 기사와 방송에는 여성 빈곤 대책을 언급하지 못했다. 지난해 첫 여성 노숙인 예산이 책정됐지만, 올해 전액 삭감됐다. 그 돈
[이달의 기자상] MBC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등 6편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현)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민규 중앙대 교수)는 22일 제402회(2024년 2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MBC의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보도 등 총 6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28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용이다. ◇취재보도1부문△MBC 차주혁조의명김건휘정혜인 기자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매일경제신문 김정범진영화박민기박동환이지안 기자 요양병원 대해부 ◇기획보도 방송부문△KBS 하누리오광택 기자 길에서…
채널A '대통령실, 한동훈 사퇴 요구' 보도, 다수 취재원 통한 팩트체크와 균형감 노력 돋보여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경제보도부
[이달의 기자상]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총선을 80일 앞두고, 여권 핵심부의 충돌 조짐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한동훈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당시 법무부 장관 시절 답변과는 확실히 온도차가 있다는 해석들이 이어졌습니다.하지만 한 위원장의 답변을 제대로 놓고 본다면 한 위원장의 입장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한 위원장은 장관직에 있을 때도 몰카 공작이 맞다고도 했지만, 동시에 시스템에 맞춰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점은 법과 원칙에 찍혔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대위원장이 되어서도 한 위원장의 신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