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 출국길 동행 취재 큰 파장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이달의 기자상]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이게 가능한 일이야?상식적인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국가를 대표해 대사직을 맡을 수 있는가? MBC 법조팀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이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대사 임명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전 대사의 출국 금지와 피의자 입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고, 여러 출처를 검증한 끝에 임명 당시 출국 금지 상태란 사실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MBC 법조팀은 수사 외압 의혹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왜 이렇게 무리한 조치가 반복 됐는지, 윗선의 개입은 없었는지
[이달의 기자상] 12대 88의 사회를 넘자
10회에 걸친 본지 12대 88의 사회를 넘자 기획에는 각 회차마다 기사를 이끌어가는 중심 인물이 1명씩 등장합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지만, 모두 실존 인물입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이들의 삶이었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저희 특별취재팀(정한국조유미김윤주김민기한예나양승수 기자)은 그 지난한 이중구조 속에서 근로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것을 참아내고 있고, 또 그래도 살기가 좀 낫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우
[이달의 기자상]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과적 화물차 하면 떠오르는 말인 도로 위 흉기. 처음엔 참신한 표현이었지만 너무 자주 쓰이다 보니 요즘은 상투 어구가 됐습니다. 과적 사고가 그만큼 자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단속을 계속하고 있고, 언론도 관련 기사를 쏟아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근본적인 허점이 있을 터였습니다.취재팀이 주목한 것은 과적 단속 검문소였습니다. 국토부에서 운영하는 과적 검문소들은 물류 단지를 중심으로 한 번쯤은 지나치도록 꽤 촘촘히 배치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과적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검문소가 제
[이달의 기자상] 제94회 한국어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퇴근 후 무거운 몸을 침대로 끌고 와 누워 우연히 중국의 한 유명 SNS(샤오홍슈)에 접속했습니다. 켜자마자 보였던 키워드는 제94회 한국어능력시험과 대학 졸업을 못 하게 생겼다. 다행히도 기자는 중국어를 공부했던 터라 글쓴이가 쓴 글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큰 궁금증에 취재 아닌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글쓴이와의 대화를 통해 사정을 들어보니, 한국어능력시험을 보지 못해 졸업을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예약제로 시험 신청이 가능한 한국어능력시험. 이른바 암표상(황니우)들이 시험장 자리 수백여 개를 예약, 선점한
[이달의 기자상]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무거운 제보를 접했습니다. 민원에 시달린 젊은 공무원의 죽음이었습니다. 이어 취재한 내용은 더 무참했습니다. 김포시청에서 포트홀 보수공사 업무를 담당하던 고인의 신상이 인터넷 카페에 노출된 것도 모자라,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비난과 모욕의 타깃이 됐던 것입니다. 첫 보도부터 좌표찍기란 용어를 붙였습니다. 익명 뒤에 숨은 다수의 폭격에 시달리다 공무원이 숨진 것은 그동안 알고 있던 악성민원의 무게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후 보도 방향은 악성민원 문제를 큰 줄기로 잡고, 나아지지 않는 공무원들의 근무 여건을 짚기로 했습니
[이달의 기자상]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아파트 빚 갚아
얼마 전 끝난 총선에서 양문석 당선인의 사업자 대출은 총선을 뒤흔드는 논란이었습니다. 시작은 양 당선인 딸이 11억원을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았다는 내용이었지만, 대학생들이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어떤 종류의 대출이었는지가 언론사들 취재 경쟁을 통해 하나하나 벗겨지면서 사건 실체는 드러났습니다.양 당선인의 대학생 딸이 사업자 대출로 11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여러 언론이 취재해 보도한 내용이었습니다. 거기에 저희 취재진은 사업자 대출로 받은 돈으로 아파트 빚을 갚았다는 점과 은행 사후 점검 때 양문석 측이 허위 서
MBC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웹사이트 따로 만들어 접근성 높인 방식, 큰 호평
제40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50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6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특히 KBS전주와 전주MBC가 지역 취재보도부문과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각각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2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꼼꼼한 취재로 기사 완성도를 높였으며 보도 후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는 등 영향력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기사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리스트업된 사람들이 직접 확인
[이달의 기자상]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쿠팡 블랙리스트는 엑셀 파일이다. 정연하게 배열된 1만6450명, 건조하지 않은 사연들이 있었다. 첫 보도까지 84일이 걸렸다. 기업과 제도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였던 까닭이다. 한 달간의 전화 인터뷰, 다시 한 달간의 현장 취재를 통해 많은 삶을 접했다. 담아내지 못한 울분과 억울함에 사죄드린다.쿠팡 블랙리스트는 인사평가 자료가 아니다. 퇴직자,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인사평가라니 가당찮다. 정당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은 까닭일까. PNG 리스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Persona Non Grata, 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와…
[이달의 기자상] 국립종자원 볍씨 곰팡이 사태
고시히카리, 오대, 조명1호, 조영, 해담쌀, 해들, 해품, 알찬미, 삼광, 새일미, 새청무, 신동진, 영진, 안평, 영호진미, 일품, 참드림, 추청, 친들, 동진찰, 백옥찰, 강대찬, 참동진.정부가 보급을 책임지는 쌀 품종들이다. 세상에 나온 볍씨는 더 많다. 대부분이 선택받지 못한 것이다. 이 보급종을 주식이나 가상화폐로 감히 비유하자면 대장주나 대장코인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농부가 믿고 뿌리는 볍씨는 대체로 소비자가 믿고 먹는 쌀이 된다.취재를 통해 표면 위로 드러난 국립종자원 곰팡이 사태는 고로, 그 자체로 있어선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