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80) 굿바이, 더 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난 18일 오후 8시 정각이 되자 런던 웨스트민스터 일대가 순식간에 고요함에 휩싸였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영국 전역이 1분 동안 멈춘 것입니다. 여왕의 장례를 위해 도로를 정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도 잠시 작업을 멈췄습니다. 안전모를 벗고 두 손을 모아 여왕을 추모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셔터소리가 민망하게 들릴 정도
[뷰파인더 너머] (79) 과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곳저곳을 할퀴고 갔습니다. 많은 이가 찾았던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강 사장님은 어두운 가게에서 빗물에 불어버린 콩, 쌀 등 농산물을 치우고 닦고 계셨습니다. 이 시장에서 5년 동안 장사하면서 이렇게 수해피해가 컸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강 사장님은 수해보험은 따로 준비하지 않은 상황
[뷰파인더 너머] (78) 두 검사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혹시나 해서 열어본 외장하드에 역시나 두 검사는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한 검찰 간부에게 무엇인가 지시하는 모습입니다. 26년 검찰에 몸담고 검찰총장을 역임했던 검사 출신의 대통령. 누구보다 검찰 조직을 잘 알고 있을 윤 대통령이 새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에 이원석(오른쪽) 대검…
[뷰파인더 너머] (77) 휴가 잘 다녀오셨죠?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우린 휴가 언제 가? 8월의 어느 아침. 아내가 제게 묻습니다. 다른 집 가족들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좋은 곳 가서 쉬는데 이놈의 남편은 휴가 날짜 잡을 생각이 없어보였는지 볼멘소리합니다.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2~3일 전에나 휴가일을 통보해버리는 제 모습이 답답했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막상 닥쳐 휴가지를 찾다 보니 좋은 여행지나 숙박…
[뷰파인더 너머] (76) 매일 2만 마리, 한해 800만 마리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경북 문경의 한 국도 변. 유리창 방음벽엔 최후의 순간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이른 아침 산속 둥지서 도로 너머 먹이터로 나서기라도 한 걸까요. 마치 활공하듯 비스듬히 나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멧비둘기는 영문도 모른 채 충돌흔을 남기고 갔습니다. 2년 전 일이었습니다.유리 방음벽, 투명한 빌딩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뷰파인더 너머] (75) 대통령의 출근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을 취재할 때는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차에서 내리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걸어오는 모습, 취재진 앞에 서는 모습, 답변하는 모습, 집무실로 돌아서는 모습까지 사진기자는 긴장을 놓치지 않고 뷰파인더 너머 대통령의 몸짓과 표정 하나 하나에 집중합니다.윤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주말 잘 쉬셨습니까?, 몇 시쯤…
[뷰파인더 너머] (74) 모두 없어질 그 날까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잔재 지우기가 한창입니다. 2013년부터 러시아어로 된 거리 이름 바꾸기 등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2014년 3월 크림반도 강제 합병 사태 이후 활발해졌다가 이번 전쟁이 시작되고 다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루블화까지 자취를 감췄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루블화 모습을 지웠습니다. 우크라이
[뷰파인더 너머] (73) "달라질 것 없어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경연 대회인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귀국 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많은 카메라가 부담스러웠는지 열여덟 살 피아니스트의 시선은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했습니다. 그러나 피아노 앞에 앉은 피아니스트는 돌변했습니다. 그는 카메라 셔
[뷰파인더 너머] (72) 여름날 펼쳐지는 일상의 난장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무대에 영화관이 차려졌습니다. 이름하여 ACC 빅도어시네마. 어둑해지며 바람이 선선해질 무렵, 삼삼오오 찾아든 관객들이 돗자리나 간이 의자를 펴고 치킨과 맥주 등을 가져와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상영되는 영화는 프랑스 파리에서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사이를 넘나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우디 앨런 감독의…
[뷰파인더 너머] (71) 야생 복원 따오기 1호, 그 후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난생 처음 둥지를 박차고 세상으로 나온 새끼 따오기(71X). 아빠(09Y)가 앞장섰습니다. 저리도 잘 걷는데 미끄러지길 수차례, 걸음마도 쉽지 않습니다.지난해 6월 경남 창녕에서 복원중인 따오기가 야생에서 첫 부화 후 이소에 성공했습니다. 한반도에서 따오기 멸종 47년복원 13년자연 방사 3년 만에 성공한 야생 번식 1호입니다. 1박2일을 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