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이룬 성과”
“기사 안 쓰고 공부만 했냐는 시선이 있을까봐 조심스러워요.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한 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디어 환경에서 후배 기자들이 꼭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거 사실 멋있는 일이거든요.”1982년 경인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 1988년 한겨레 창간 멤버로 합류해 어느덧 35년차 베테랑인 김영환 한겨레 기자는 남들은 1개도 갖기 힘든 박사학위를 이달로 2개나 갖게 됐다. “누가 보면 공부 못 해 한이 맺힌 사람” 같지만 그저 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시작해 이룬 결과다. 그의 박사학위는 모두 취재…
“좋은 사진 건지면 월척 낚은 기분”
“요즘은 즐겁습니다. 무조건 셔터를 누르는 게 아니라 완벽한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1992년 입사해 올해로 25년차를 맞은 왕태석 한국일보 기자는 요즘 같이 일하면서 흥이 날 때가 없다고 했다. 매주 수요일 ‘빛으로 쓴 편지’를 연재하면서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사진 앵글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대학에서 보도사진이 아닌 광고사진을 전공했거든요. 때문에 완벽한 장면에만 셔터를 누르는 습관이 있었는데 언론사에 입사하면서 그 성질 다 죽였죠. 거친 현장에서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서는 무조건 셔터를 눌러야 했으니
“사회적 약자 대변하는 기자 되고 싶어”
배지현씨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여러 아르바이트를 했다. 빵집부터 교정교열까지, 직접 용돈을 벌기 위해 사방팔방 뛰었다. 그러다 지인에게서 비교적 시급이 센 약국 아르바이트를 추천받았다. 마침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 큰돈이 필요한 참이었다. 약대생도 아니었지만 그는 2014년 초부터 1년여 동안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단순히 카운터만 보지는 않았다. 그는 조제실에서 난생 처음 약을 조제했다. 불법이었지만 그때는 몰랐다. 지난달 초, 배씨는 한겨레21의 교육 연수생으로 선발됐다. 연수생은 6주 동안 멘토 기자의 교육을 받으면서…
장강명 “난 지금도 기자, 현장의 울림 전하고 싶어”
기자 5년차 ‘뭐하고 있나’ 자문스스로 위로하기 위해 소설 집필하루에 8시간 이상 쓰고 또 써한겨레문학상으로 소설가 등단어느 날 ‘울컥해서’ 회사에 사표1년 수입 30만원, 맥주병 팔기도문학상 4개 당선으로 필명 날려20~30대 초반 청년들에게 주목간판에 집착하는 한국사회 문제신문, 공급자 위주·정파성 강해기자, 다른 직업 비해 기회 많아틈틈이 책 쓰고 커리어 쌓아야장강명 소설가와 인터뷰를 하면서 알았다. 그가 이달 중순 출간 예정인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을 온라인에 사전연재하고 있다는 걸. 그동안 올라온 연재물을 몇 편 읽
“부끄럽고 싶지 않아 선택한 길, 선·후배와 함께 즐겁게 걸을래요”
“모두가 반대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길이었다. 그런데 그 길 위에 서 있다.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아서다. 모두가 가길 꺼린다고 끝까지 모르는 척하고 싶지 않았다.”출마 의지를 밝힌 그의 글엔 깊은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지난달 말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김나래 기자는 “오랜 고민 끝에 해야 할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노조위원장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지난 6월 후보자 공고를 처음 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 뒤로 두 차례나 연장했어도 마찬가지였다. 노조 공정보도위원회·노보편집위원회 간사를 맡으
“너무 똑부러지면 진짜 부러집니다”
“제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목한 것은 직장이나 조직에서 ‘리더가 너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어요. 어떤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가 다르고 구성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이지요.”기자생활 29년째. 언론계의 대선배인 김승동 CBS 논설위원장은 최근 펴낸 서적 ‘치망설존’과 관련해 담담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치망설존을 그대로 직역하면 “치아는 망가져 없어져도 혀는 남는다”는 뜻으로, 조직에서 능력이 있고 똑똑해도 강직한 자는 부러지고 망가지기 쉬우나, 능력이 없고 똑똑하지 못해도 부드러운 자는 오래 살아남을 수…
“개성만점 30대부터 50년 터줏대감까지…감성충만 망원동 주민들을 소개합니다”
“답답하고 팍팍한 서울살이. ‘사람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망사스타킹은 동네에서 놀고, 먹고, 마시고, 나누고, 적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습니다.”의외였다. 일탈을 꿈꾸는 여성 기자가 나올 줄 알았다. 망사스타킹하면 우아함과 섹시함을 떠올리는 건 선입견이었을까. 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 기자가 무심하게 걸어 나왔다. 정원엽 중앙일보 기자는 온라인 홈페이지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망사스타킹’ 연재물을 선보이고 있다. 정 기자는 사내에서 IT에 밝은 젊은 기자로 통한다. 지난 2010년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를 거
“기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포기하지 않고 이뤘습니다”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안동 작은 산골마을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소년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말로만 듣던 흑백텔레비전을 처음 접했다. 낡은 브라운관을 통해 본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클락을 보면서 산골 소년은 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은 그 꿈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 일선에서 뛸 수밖에 없는 현실이 그를 가로막은 것.산골 청년은 꿈을 포기하는 대신 꿈을 가슴에 품었다.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루겠노라고. 그리고 그 꿈은 40대가 돼서야 비로소 이뤄졌다.20살 조선일보…
“동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동물들은 말을 하지 못하지만 아픔이나 고통은 모두 느낍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즐거움만을 위해 그들을 이용하면서 발생하죠. 대량밀집사육에 의해 고통 받는 농장동물들, 야생이 아닌 수족관,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전시동물들, 강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려동물들까지 우리들이 먹고 키우고 보는 동물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지난 2년 동안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칼럼과 기사로 꾸준히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한 고은경 한국일보 기자는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그는 201
“마음껏 소설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학원 재벌 2세이자 언론사 사주인 박태용의 아내 민경혜. 그는 중국 베이징 관광에 나섰다가 가이드를 맡은 베이징 특파원 장민호를 만난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온 민경혜의 삶은 장민호를 만나 변하기 시작한다. 70~80년대 기자협회보 편집국장을 지낸 소설가 김동선씨가 지난달 소설 ‘베이징 특파원’을 선보였다. 그는 “신문사 해외 특파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소설은 국내 문단에서 처음”이라며 “인물 간의 갈등뿐 아니라 동북아시대 전망과 한국 교육을 바라보는 통찰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간결한 문체와 현실적 인물 묘사가 돋보이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