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오방 복권과 천안문 사태 재평가
천안문 사태가 24주년을 맞았다. 중국 정부는 군인을 포함해 24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2000~3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개혁·개방 중국’, ‘G - 2 중국’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민주화 시위’ 대 ‘유혈 폭동’으로 성격 규정이 맞서는 만큼 이에 대한 해석도 아직은 극단을 달리고 있다.홍콩에서는 매년 6월4일 저녁 ‘천안문사태 재평가와 중국의 정치개혁,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2014년 브라질 대선 키워드는 ‘룰라 효과’
“언론이 야당 후보를 억지로 만들어낸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최근 언론을 향해 터뜨린 불만이다.룰라는 군사정권(1964~1985년)이 끝난 후 노동자당을 이끌고 1986년 의회선거에 출마해 전국 최다 득표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룰라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전국구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그러나 이후 룰라는 언론으로부터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했다.룰라는 1989년 대선에서 1차 투표를 거쳐 결선투표에 진출했으나 자유당의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멜
대처, 이코노미스트, 북유럽 모델
2013년 4월8일, 영국의 전 총리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가 사망했다. 정치가 대처의 삶과 행적에 대한 세계 언론의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다. 특히 영국 사회는 이를 둘러싸고 여론이 심각하게 분열된 양상이다. 영국의 경제를 재건하고 국제적 위상을 제고한 인물이라는 주류 언론의 평가에 대해 복지국가와 노조를 해체하고 극단적 시장주의 정책을 펼쳐 결국 오늘의 심각한 불평등과 위기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맞섰다. 역사의 공정한 평가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터이다. 그러나 레이건과 더불어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주창했던
영국의 ‘신문 전쟁’
언론 규제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이 문제를 놓고 영국 전체가 수년째 들썩거리고 있다. 영국 황색언론의 도를 넘은 취재 관행 때문에 불붙은 논쟁은 이제 정계와 언론계를 양분하면서 가히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야기는 재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1년 영국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폐간 사건을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168년의 역사를 지닌 이 신문은 영국 최대 일간지 ‘더 선’의 일요일판 신문으로 2010년에도 200만부를 넘는 판매부수를 자랑했다. 잘 나가던…
한쪽 날개로 나는 일본 사회, 한쪽 눈의 일본 미디어
“일본이 기사거리를 많이 만들어주네요. 오늘 신문 1면 대부분이 아베 이야기던데요.” 4월 24일 칼럼을 작성할 차례를 환기시키는 기자협회보로부터의 메일 내용이다. 지난달 23일 참의원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가 학계에서도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발언에 대한 한국 언론의 반응을 두고 한 말이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마저도 부정하는 뉘앙스의 발언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달 27일 일본 언론노조의 연합체인 일본 매스미디어 문화정보 노조 회의(MIC)가 &lsq
이집트에서도 말썽인 ‘MB’
매일 아침 이집트의 영자신문들을 펼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MB’라는 영문 이니셜을 외신면도 아닌 1면 헤드라인에서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요즘 MB는 이집트 시민들 사이에서 증오와 불신의 대상이다. 다름아닌 집권 자유정의당의 배후조직, 권력의 실세인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s)을 지칭하는 약자이기 때문이다. 30년 무바라크 독재를 끝내고 투표로 집권한 민주선거의 적자이지만 그들이 지난 10개월여간 보여준 성적표는 처참하다. 끊임없는 정치적 갈등에 속수무책인 채로 이집트의 핵심인…
북한 외교관과 DIA소동
얼마 전 미국 뉴욕에서 북한의 뉴욕채널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들이 말한 미국에 대한 여러 견해 가운데 하나는 미국은 총을 쏘겠다고 하면 실제로 쏘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는 것이다. 핵을 만들어 미국의 공격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핵을 개발해 한국의 생존과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 이런 주장을 따를 일은 아니지만 미국에 대해 내린 이들의 판단은 아주 냉정해 보였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감행하는 미국의 모습은 공포였을 법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 문제가 미국에 공포감을 던지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한반도에서 한 달…
‘내 앞마당서 일내는 것’ 못참는 중국
외교적 수사란 말도 있듯이 국제무대에선 직설적 표현보다 우회적인, 에둘러가는 표현이 많이 사용된다. 따라서 외교무대에서 직설적 표현이 나오면 ‘정도를 넘었다’, ‘뭔가 있다’고 보고 주목하기 마련이다. 최근 중국 측 발언에서 이런 직설적 표현이 자주 발견됐다. 지난 4월6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유엔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의 문 앞에서 사단이 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강경
영국 신문의 여론면이 위대한 이유
지난 글에서는 영국 신문에 대한 험담만 늘어놓았다. 물론 영국 신문이라고 해서 버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신문을 넘기다보면 입에서 가벼운 한숨이 나올 정도로 부러울 때도 가끔은 있다.무엇보다 탐나는 것은 영국 신문의 여론면이다. 영국 국민들이 놀라울 정도로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독자면은 기자들이나 전문 칼럼니스트들이 만드는 다른 지면보다도 훨씬 재미있고 유익하다. 여론면의 성격상 많은 공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인지, 독자들의 말은 ‘프로’ 글꾼들보다도 간결하고 명쾌하다. 그래서 주요 신문의 여론면만 훑어
반한 감정과 일본 미디어의 고민
반한시위를 보도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일관계와 저널리즘 사이에서 일본 언론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 2011년 8월 혐한류 시위에서 시작된 반한시위가 2년이나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방문을 계기로 시위 장소가 한류의 중심지인 도쿄 신주쿠의 코리아타운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 중심지에서 매달 벌어지는 반한시위를 무시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보도하자니 이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결과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일본하고)잘 지내자고요. 거절합니다’, ‘조선인 위안부는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