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판여론까지 차단할 속셈인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린 환경운동가 박성수씨가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7개월째 구치소에 갇혀 있다. 박씨는 오는 22일 대구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공판을 받을 예정인데 검찰은 그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공교롭게 박씨가 뿌린 전단지는 ‘대통령 비판도 못하는 사회’를 지적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대통령 자신이 명예훼손이라고 직접 고소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으며 검찰은 그를 구속하고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과 경찰의 조치는 그가 뿌린 ‘대통령 비판도 못하는 사회’란 전단지의 내용이 사실임을 역
‘정부 대변인’으로 전락한 언론
최근 중앙언론사 한 곳이 국방부 정책을 홍보하는 대가로 1억원을 받고 기사를 써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언론이 국방부 홍보대행사와 맺은 약정서를 보면 충격적이다. 월 1회 이상 종합면에 7회에 걸쳐 1500자 내외 ‘면 톱’으로 싣는 것으로 꽤 구체적이다. 이 언론이 지면에 썼던 기사들은 ‘지지율 15% 오른 박 대통령, 군복 대신 카키색 재킷’ ‘군, 메르스 때 환자 이송 전시계획 따랐다’ ‘문경 군인체육대회, 국제대회 본보기 됐다’ 등으로 국방부 홍보기사가 대부분이다.기자협회보가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실로부터
뉴스 유통 다변화, 강건너 불구경 아니다
종이매체 기자들은 각 사에서 ‘부수확장 캠페인’이 시작되면 골머리를 앓는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뉴스 소비가 대세로 굳어진 마당에 주변 사람들에게 ‘종이신문 구독’을 부탁할 염치가 없어서다. 자발적인 종이신문 신규 구독자를 찾기란 ‘엄동설한 산딸기 찾기’ 격이다. 수익모델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언론사의 구태의연한 대응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종이신문 독자의 급감은 수치로 거듭 확인된다. 가장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이신문을 본다는 응답자는 2009년 74.3%에서 2015년 43.1%로 거의 반
EBS도 ‘국정화’하겠다는 속셈인가
KBS가 사내 게시판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직원을 해고했다. 직원이 뉴스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참고하고 개선하면 될 일이지만 KBS는 그런 말을 더 이상 못하도록 아예 막아버렸다.MBC에선 타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기자들이 정직 기간을 마친 뒤 법원에서 ‘정직 무효’를 선고받자 또다시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미 3개월의 정직을 마친 기자들이 대법원 승소 이후 추가로 한 달 더 정직기간을 갖게 된 것이다. MBC 경영진이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폭거를 자행한 것이다. MBC에선 징계를 받은…
정치와 언론의 경계, 최소한은 지켜야 한다
미국 법정드라마 ‘굿 와이프’에는 유명한 방송 진행자가 주 검사장 선거에 후보로 출마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정치라는 아레나를 거의 독차지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도전 격이다. 다른 후보들은 찔끔 긴장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언론인 출신이 정계로 진출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였던 새라 페일린도 원래는 지역 방송기자 출신으로 정치에 첫 발을 디뎠다. 보수성향의 정치 칼럼니스트 패트릭 뷰캐넌은 언론인과 정치인의 경계를 넘나든 것으로 유명하다. 닉슨 행정부를 거쳐 1980년대 중반 레이건 집권 때 백악관 대변인을 지
KBS ‘훈장’ 방영, 그렇게 두려운가
“선배, 쪽팔리게 살지 맙시다.” 영화 ‘베테랑’의 대사를 패러디한 이 냉소적인 한마디는 지난달 8일 KBS 보도본부 ‘보도정보시스템’ 게시판에 익명으로 게시된 댓글 가운데 일부다. 댓글이 달린 원문은 탐사보도팀 이병도 기자가 ‘훈장 2부작’ 방영을 촉구하는 ‘무엇이 그리 두렵습니까!’란 제목의 글로, 불방 과정의 공방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글의 말미에서는 “무엇이 그리 두렵습니까? 이번 취재 과정에서 보인 국장과 부장의 태도는 안절부절과 도망다니기였습니다”라고 적시하며, 불방의 책임이 전적으로 보도 책임자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디지털 역량 왜 기자에게 떠넘기나
방송, 라디오, 신문을 불문한 많은 전통매체들이 자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재교육을 서두르고 있다. 웹을 넘어 모바일 중심으로 뉴스 콘텐츠의 소비 플랫폼이 급격하게 이동하는 현실을 피부로 체감하는 데 따른 대응이다. 종이신문 구독률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고, 라디오는 팟캐스트와 스트리밍 서비스에 위협받고 있으며, 방송은 채널 다변화를 넘어 ‘N스크린’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디지털은 강 건너 남의 일이 아니다. 기사 어뷰징으로 페이지뷰를 올리는 ‘꼼수’는 장기전략이 될 수 없다. 저널리즘
언론계를 청와대 인력공급처로 생각하나
지난 24일은 유신독재 시절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하면서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에 나선 지 4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긴 세월 동안 기꺼이 ‘거리의 기자’가 됐던 백발의 선배들은 이날 “패배주의와 무기력을 떨치고 자유언론을 살리기 위한 싸움에 나설 것”을 후배들에게 호소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친위대에 장악된 공영방송이 공정방송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도 했다.노기자들의 절규가 있은 다음날인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공석인 청와대 대변인에 정연국 전 MBC 시사제작국장을 임명했다. 정 전 국장은 MBC의 대표적
‘부적격 인사’만 가득한 KBS 사장 후보들
설상가상(雪上加霜)에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개선의 여지, 희망의 조짐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체념과 좌절이 쌓여갈수록 일상은 무기력해지고 변화의 열망은 무뎌진다. 새 사장 선임을 앞둔 공영방송 KBS의 이야기다. 지난 14일 마감된 차기 사장 공모 지원자 14명의 명단이 공개된 뒤 KBS 구성원들은 참을 수 없는 실망감을 쏟아냈다. 대부분 지난해 공모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는 이른바 ‘단골 후보’들인 까닭이다. 그 가운데는 ‘표적 심의’ 논란을 일으켰던 권혁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과 ‘편파 방송’ 논란을 불러왔던 이정
방송의 ‘국정화’ 우려된다
하는 둥 마는 둥 진행되던 국정감사에 이목을 집중시킨 벼락스타가 탄생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 국정감사장에서 그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공산주의자임을 확신한다”고 반복해 말했다. 또 “노무현은 변형된 공산주의자” “문재인 대표에게 투표한 국민은 이적행위”라고도 했다. “사법부와 검찰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 “국사학자 90%가 좌경화” 등의 황당한 주장을 마음껏 펼쳤다. 방문진 이사장의 발언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KBS 이사회의 조우석 이사도 토론회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