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정론 말할 자격 있나
지난 12일 대전일보 노동조합 개소식에 참석한 손님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전일보 사측이 내준 노조사무실은 사방이 콘크리트 벽으로 꽉 막힌 지하실에 사무집기 하나 없는 텅 빈 공간이었다. 사무실이 비좁아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사무실 앞 계단과 엘리베이터 앞 바닥에 쪼그려 앉아 개소식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고사상’에 절하면서 이렇게 참담한 적이 없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창문 하나 없는 4평 규모의 지하 공간을 노조사무실로 내줄 정도로 사측은 노조에 적대적인 모습이 역력하다. 대화하고 소통하자는 노조의 요구에 눈 감고 귀
연합뉴스 사장 선임, 이건 아니다
예견은 했지만 이건 아니다. 연합뉴스 사장에 박노황 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가 내정됐다. 뉴스통신진흥회가 10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추천위가 올린 3명의 후보 중에서 최종 낙점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2012년 103일간의 파업에 책임있는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 “뉴스통신진흥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강력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박노황 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는 편집국장으로 있으면서 편파 보도를 일삼았다며 노조가 부적격 인물로 점찍은 인물이다. 그 예로 4대강 사업 친정부 보도와 한명숙 전 총
YTN 사장 내정자 ‘광장’으로 나와라
지난 2일 YTN은 2014년 1년 동안 26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공시했다. 매출도 1063억원으로 3% 이상 줄어들었다. MBC와 SBS 등 지상파 방송사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매출 규모가 YTN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만큼 YTN의 적자 규모는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그래서일까. 같은 날 YTN은 정통 금융인 출신을 사장으로 내정했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은행에서 근무한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한 것이다. “방송이나 언론은 잘 모른다”며 스스로 인정한 전임
김영란법, 두렵지 않다
언론은 뜨뜻미지근한데, 언론을 지켜보는 쪽에 더 뜨거운 사안이 하나 있다.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에 언론인이 포함된 것을 놓고 공방이 뜨겁다. 급기야 23일엔 국회 법사위에서 공청회까지 열렸다. 과잉입법이란 지적부터 표현의 자유를 진전시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논란이 뜨거운 만큼 원안대로 2월 국회 처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언론계가 이 법안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하다. 왜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법안에 언론인을 끼워 넣느냐는 것이다. 1회에 100만
녹취록 보도 누락한 언론사, 고백하라
식상할 뻔했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이완구 후보자의 어처구니없는 언론관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드러나는 이완구 후보자의 언론관은 충격적이다. 그의 언론관은 우리 언론 환경의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 언론관의 또 다른 민낯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이완구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의혹이 쏟아지던 무렵 몇몇 기자들과 식사를 하던 중 언론사를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과시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진행 중인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출연자를 빼라고 지시한 얘기, 기자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영향력이
‘폴리널리스트’, 언론계를 떠나라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또 어떤 해괴한 일을 마주치게 될지 마음이 심란하다 못해 편치 않은 것이 요즘 이 나라 국민들의 심사이다. 결국 근거 없는 것으로 검찰이 결론 내린 청와대 ‘십상시 국정 농단’ 파문으로부터 시작해 불통의 이미지만 재확인시킨 대통령의 연두 기자 회견, 그리고 연말 정산 파동으로 이어지는 국정의 어지러운 난맥상 때문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율에도 심각한 균열이 갔다. 이 정부의 갈팡질팡 국정 운영은 지켜보기조차 위태로울 정도다. 그런데 유독 이 정권이 들어서면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MBC 경영진의 ‘갑질 해고’
해가 바뀌었어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둘러싼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 상황을 연일 주요 뉴스로 내보내고 있다.이 와중에 MBC의 한 젊은 예능PD가 해고됐다. MBC의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해 인터넷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가 6개월의 정직을 받은 후 지방자치단체의 협찬 사업을 유치하는 부서로 발령난 자신의 처지를 만화로 표현했다는 게 해고의 이유라고 한다. 자사 뉴스 보도를 사과한 게 왜 잘못한 것인지, 만화로 SNS에 글을 쓴 게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
‘디지털 퍼스트’ 좀 더 과감하게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화의 파고가 거세다. 언론사들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며 ‘디지털 퍼스트’ 깃발을 꺼내들었다. 불을 당긴 건 지난해 공개된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였다. 외국에서 건너온 보고서는 들불처럼 번졌다. 모두가 ‘변화만이 곧 살 길이다’라며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관행이 뿌리 깊어 변화는 더디다.사실 언론이 독자나 시청자 이탈을 예견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포털의 뉴스서비스 이후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팽배했다. 그런데도 변화를 능동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설마 종이신문이, 지상파가 없어지겠어’하며 현실
하고 싶은 말만 한 대통령 신년회견
“내가 샤를리다”를 외치는 파리 시민들이 지난 주말 거리를 가득 메웠다. 시위에 참석한 파리 시민이 180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인구가 220만명 정도인 파리에서 4명 중 3명꼴로 시위에 참석했다니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선 370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석해 프랑스 역사상 최대 시위 인파를 기록했다.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34개국 정상들이 함께 했다고 한다. 이들은 테러로 희생당한 ‘샤를리 에브도’ 기자들을 위로하고, 언론자유를 외쳤다. 자유 언론을 위해 모든 프랑스가 하나가 된 역사적인 날이었다.다음날 한
올해는 부끄럽지 말자
2015년이다. 희망의 덕담을 하고 싶지만 걱정이 앞선다. 살림살이는 나아질지, 대량 해고는 없을지, 이 시대의 수많은 ‘미생’들이 숨죽이며 새해를 맞는다. 언론계도 다르지 않다. 스마트기기의 확산이 가져온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쫓아가기 바쁘다.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의 벼랑에 내몰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그만큼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외적 환경의 변화는 언론계 내부의 혁신을 자극하고 있다. 일명 ‘모바일 혁신’이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나온 뒤 경쟁하듯 혁신을 말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변화의 목표가 뚜렷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