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노조는 왜 ‘강성 귀족’으로 공격받는가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처음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힌 2월26일에는 ‘지나친 누적 적자’가 원인이라고 했다. 그러다 4월3일 휴업을 발표하면서는 ‘강성 귀족 노조’로 탓을 돌렸다. “공공의료기관이 아니라 강성 귀족 노조의 병원이며 이를 위해 혈세를 낭비할 수는 없다.”진주의료원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 동안 임금 동결 상태다. 체불 임금 또한 일곱 달치를 넘는다. 대부분이 2000만~3000만원 빚을 졌으며, 대리운전 알바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빛의 속도’로 혁신되는 소프트웨어
예전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 본사를 취재할 때였다. 이 회사 직원 한 명이 자신들에겐 크게 두 가지 과제가 주어진다고 했다. 첫째는 ‘스스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고, 둘째는 ‘스스로 하기 싫은 일은 기계가 하도록 만들 것’이었다.페이스북의 요구는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못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페이스북 같은 직장에 다니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참고 하는 대신,…
성접대 스캔들의 비극
하루 24시간은 크게 세 토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이 하루를 아무리 복잡하게 살지라도 3분의 1은 잠을 자고, 3분의 1은 일을 하며, 3분의 1은 생활을 한다. 그런데 잠을 자는 것과 일을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먹고 살기 위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방정식으로 치면 고정 상수와 같다. 따라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변수는 나머지 3분의 1인 ‘생활의 영역’이 된다. 이 영역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색깔은 시간이 지나면서 확연히 달라진다. 어떤 사람을 판단하려면…
경제개혁 포기의 데자뷰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 직후 캠프의 핵심인사들을 불렀다. 노 당시 당선인은 새정부 국정방향과 관련해 “정치·사회개혁을 반드시 하겠다”고 천명했다. 당시 자리를 같이한 인사는 “순간 경제개혁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경제개혁을 주장한 인사들은 대부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배제됐다. 또 노 대통령은 얼마 뒤 “권력은 시장에게 넘어갔다”며 경제개혁 포기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13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후회
최근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외아들이 정계에 입문한다는 뉴스를 들은 후, 2001년 그를 인터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부토 전 총리는 인터뷰를 위해서 만났던 외국의 지도자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 중 한 명이다. 2001년 5월 2일 기자는 서울의 최고급 호텔에서 얼굴이 유달리 하얀 부토 전 총리와 악수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화여대 강연을 위해 방한했었다. 영국식 악센트의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화려하고 당당했다. 그를 처음 봤을 때 ‘망명 중인 정치인이 어디에서 돈이 나서 이렇게 화려
평양의 악동들, 잘못된 만남?
역시 그답다. 북한의 새내기 지도자 김정은 말이다. 그가 미국 프로농구계(NBA)의 ‘악동’ 로드먼을 만났다. 서로 파안대소하는 대화 장면은 물론 포옹까지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미국 등 서방 사회는 김정은을 장거리 로켓과 핵을 갖고 불장난을 치는 악동으로 대해 왔다. 그렇다면 악동끼리의 만남이다. 농구 코트에서 로드먼의 일탈 행동은 익숙하다 못해 친근하다. 김정은과 서로 어긋맞긴 목과 손의 문신 자국이 뚜렷하다. 입, 코, 귀의 피어싱도 가관이다. 극은 극과 통한다? 아니면 유유상종인가? 로드먼은 세계 언론
민주주의 전당, 마산에는 ‘개 발에 닭 알’
민주주의 전당이 있다. 2001년 6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건립한다고 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광주에 짓겠다고 공약했고, 박근혜 현 대통령은 2012년 11월 28일 마산에 짓겠다고 공약했다.어쨌든 민주주의 전당을 마산에 두자는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좋겠다. 마산이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사건인 3·15의거와 10·18부마민주항쟁의 고장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 또는 반독재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코드’를 알면 삶이 달라진다
var programming = “프로그래밍 공부”;var language = “외국어 공부”;if (programming==language) {alert(“새로운 세상을 이해했다”);} else {alert(“세상만 불평하며 살아갈 것이다”);}‘자바스크립트’라는 이름의 이 언어는 일종의 외국어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이런 뜻이다. “프로그래밍 공부가 외국어 공부와 같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새로운 세상을 이해했다.
예술교육의 힘
“놓아라. 이 더러운 계집아. 김중배의 금강석 반지가 그렇게 좋더란 말이냐!”바짓가랑이를 부여잡으며 용서를 비는 심순애한테 이수일이 내뱉는 이 유명한 대사는 소설 ‘장한몽’의 줄거리 전체를 요약한다. 몰락한 문벌가 아들과 사랑만 믿고 결혼할 것인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고 정열적으로 구애해오는 돈 많은 은행가의 아들 품에 안길 것인가. 엔도 슈사쿠의 분류에 따르면 김중배를 선택한 심순애는 ‘삶’이 아닌 ‘생활’을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생활이
재벌의 맨얼굴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 문서와 이메일이 공개됐다. 지난 1993년 창립 이래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며 직원을 사찰해온 전근대적 경영행태의 곪았던 종기가 드디어 터진 셈이다. 불과 며칠 전 정용진 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자들이 줄지어 서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책임경영’을 외쳤던 직후여서 그 충격을 더해준다.삼성 이건희 회장의 손자는 사립학교인 영훈국제중학교에 사회적 배려대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