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 해법이 꼬이는 이유
지상파 재송신 문제는 정책적, 사업적 관점에서는 물론이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지상파방송의 재송신 문제를 두고 사업자간 갈등이 일어났고, 구 방송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책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2011년 서울고등법원은 신규 가입자에게 KBS2, MBC, SBS의 디지털 방송 신호 동시 재송신을 금지하고, 동시 재송신을 지속할 경우, 케이블TV사는 1사당 1일 5000만원을 지급토록 했다. 2013년 현재 본안 판결이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현 정부 조직으로는 지상파방송 재
냉전 저널리즘, 패거리 저널리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오보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러시아 등에서 잇따랐다.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개성공단 10일까지 전원철수 및 전면 폐쇄 전망’이라는 오보를 시작으로 ‘대북 정보감시태세 워치콘 2단계로 격상’ 역시 때늦은 오보였다고 지적받았다. 지하벙커(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 들어가지도 않은 대통령을 드나들었다고 보도한 기사도 있었다. 북한과 관련된 언론의 오보나 왜곡, 오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필요하게 긴장을 높이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아직도 소셜미디어 하나요?
2010년 봄, 신문에도 방송에도 스마트폰,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단골 메뉴였다.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도 최고경영자 과정을 운영하면서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트위터 활용 교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일 젊다는 이유로 첫 삽을 내가 뜨게 됐다. 최고경영자들이 배워보겠다고 스마트폰만 달랑 들고와서 교수 얼굴만 쳐다보는데 솔직히 나도 막막했다. 어쨌든 스마트와 소셜이라는 이름을 달고 달리는 마차에 엉덩이라도 걸쳐야했다. 안그러면 뒤처져서 마차 뒤꽁무니만 바라보며 망연자실할 판이었다. 희한하게도 달리는 마차는 힘이 있었다. 선생의 무능에
언론이 성 추문을 다루는 방식
요즘 뉴스 보기가 낯 뜨겁고 불편하다. 끊이지 않는 성(性) 추문들 탓이다. 성 관련 사건이야 늘 있는 일이지만 요즘처럼 봇물이라도 터진 듯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경우는 흔치 않다. 연예인,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인권활동가까지 등장하는 인물들도 다양하고, 성폭행부터 성 접대, 누드사진 검색, 성희롱 논란까지 내용도 퍽 다채롭다. 연일 이 사건들의 경과와 경찰 조사 현황, 연루자들의 진실 공방 등을 시시콜콜 전하는 보도를 보다 보면 마치 온 나라가 성을 간판으로 내건 초특급 리얼리티 쇼라도 찍고 있는 듯하다. 없는 추문을 지어낸…
뉴스스탠드 너머에는 모바일이 있다
오는 4월부터 인터넷 뉴스의 ‘법’이 바뀐다. 네이버가 올해 1월부터 선보였던 뉴스스탠드를 전면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는 네이버의 정책 변화에 따라 방문자수가 좌우된다. 네이버 메인의 뉴스섹션의 변화에 언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네이버 뉴스가 어떻게 바뀐다는 것인가? 기존 네이버 메인의 뉴스섹션은 이제까지 ‘뉴스캐스트’ 형식으로 운영돼왔다. 언론사가 보내온 인터넷 뉴스를 주제별로 나누어 여러 언론사의 기사를 섞어서 배열을 하고 독자가 제목을…
‘침묵 또는 순교’ 양자택일 강요당하는 기자들
이쯤되면 겁나서 취재 못하겠다는 푸념이 자연스레 나올 듯하다. 요즘 기자들 얘기다. 최근 들어 형사고소를 당하는 기자들 사례가 유독 많아 졌다. 바로 얼마 전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자신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MBC 관계자의 대화내용을 보도한 기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달기 의혹 관련 보도를 한 또 다른 기자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 모두 특정 신문사 기자들인 점도 흥미롭다. 누군가가 일부러 겨냥한…
정부조직개편 협상에서 보여준 여야의 무지
정부 출범 이후 보름이 지나도 정부조직개편안이 확정되지 못해 국정은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에 대해, 새누리당은 무능함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조직 개편을 발목 잡는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위기에 빠져 있다.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핵심적 이유는 케이블TV방송국(SO) 관할권을 둔 여야의 극한 대치 때문이다. 여당은 SO 관할권을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야당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둘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여당의 기본 입장은 SO, 위성방송, IPTV 인허가 업무를 미래부로 이관해 방
저널리스트여, 조직의 구성품이기를 거부하라
연예전문매체 텐아시아의 편집장과 기자들이 집단 사직한다는 소식을 트윗으로 접했다. 다른 연예매체와 뚜렷이 차별되는 내용들이 담겨 종종 들르던 곳…. 꼭 해보고 싶던 문화연예 기자를 여기에서라면 해 볼만 하겠다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도 들었던 곳이다. 낚시질이나 경박한 가십성 기사를 배제하면서도 독자의 만족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늘 읽을 수 있었다. 대중문화를 다루면서 경박스런 기사나 찝찝한 성인광고를 걸어놓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런 텐아시아를 아끼는 독자들이 한국 대중문화의 내공증진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
미디어기업의 리더도 변해야 한다
“5년 후에도 우리가 종이신문을 찍고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종이신문을 찍든 인터넷 버전을 내든 중요하지 않다.” 뉴욕타임즈의 발행인인 아서 슐츠버거가 2007년 이스라엘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언젠가 뉴욕타임즈의 종이신문 인쇄를 중단할 것이다.” 2010년에 슐츠버거가 세계신문협회총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그는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으로 전환이 뉴욕타임즈가 가야할 목표임을 선언하면서 끊임없이 온라인 유료화 실험을 진행해왔다. 2012년 뉴욕타임즈의 구독료 수익은 광고 수
나, 너, 그리고 우리 기자 맞아?
“너 기자 맞아?” “이걸 기사라고 썼냐?” 20여 년 전 햇병아리 기자 시절 무시로 들었던 말이다. 때로는, 아니 꽤나 자주 욕설도 딸려 나왔다. 내가 봐도 요령부득인 기사에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고, 내 딴에는 공들여 쓴 원고가 붉은 누더기 옷을 입은 채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순간 영혼에 쨍~ 하고 금이 가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어느 책 제목을 빌리자면 ‘천 번을 들어야 기자가 된다’고 믿던 저 물음들을 요즘 새삼스레 자꾸 떠올리게 된다. ‘너&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