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브렉시트 여론 조작’ 스캔들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해 영국을 뒤흔든 브렉시트 투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두 달이 지났다. 하지만 그에 대한 영국 의회의 진상조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미국 상원을 대할 때와는 딴판으로 소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러시아 인터넷조사기관(Internet Research Agency·IRA)이수백 개의 허위 계정을 통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게시글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대거 배포했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됐다. 영국 내에서 그
군부의 정치개입 외치는 브라질 극우의 망상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의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는 공휴일과 일요일 낮 시간에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길이 2.8㎞의 왕복 8차선 도로는 조깅 코스와 자전거 길로 바뀌고 문화예술 공연 무대가 된다. 정치 구호가 넘쳐나는 집회와 시위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크리스마스를 앞둔 일요일,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 틈에서 군복을 입은 낯선 모습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이 나눠주는 전단은 군부의 정치개입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수년째 계속되는 정국혼란을 끝내고 고질적인 부패를 막으려면 군부가 나서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2014
하오(好)의 의미
연전에 베이징을 다녀간 모 국회의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 의원은 중국의 고위층을 만난 자리에서 동해 표기 문제를 제기했고 상대방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답했냐고 묻자 고위층이 “하오(好), 하오”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끝에 “좋은 기사 거리 아니냐”는 홍보성 멘트를 덧붙인 게 기억이 난다. 정치인의 말은 절반을 깎고 다시 더 반을 에누리해서 들어야 한다는, 수습기자 시절의 가르침이 그날따라 떠올랐기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망신스런 오보를 날렸을지 모를 일이다. 분명 ‘하오’는 ‘좋다’는 뜻
일본의 톱뉴스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들이 안치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과거의 침략 전쟁을 기획하고 주도했던 도조 히데키 전 총리나 조선 총독을 지낸 고이소 구니아키, 만주사변 주모자 이타가키 세이시로, 난징 대학살의 주범 히로타 고키 등이 합사되어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인들의 눈에는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것은 군국주의를 부정하지 않고…
백악관 기자들의 ‘트럼프 쇼’ 출연
미국 언론은 흔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 쇼’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어프렌티스’라는 리얼리티 쇼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부동산 개발업자였지만 그 어느 프로 정치인보다 민심의 흐름을 읽는데 능하다. 록스타 같은 팬 관리 능력도 그의 장기 중의 하나이다.팬은 지루한 쇼를 싫어하고, 늘 새로운 자극을 쫓게 마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팬의 열망을 누구보다 잘 채워준다. 지난 대선에서 그에게 한 표를 던졌던 유권자의 80% 이상이 여전히 그를 지지하고 있다. 그가 역대 대통령 중에서 당선 1년 만에
핀란드 최고 근로소득 톱3 ‘슈퍼셀’ 차지
매년 11월1일은 핀란드 국세청이 ‘소득 순위’를 발표하는 날이다. 모든 국민의 지난해 소득결과를 공개한다. 핀란드 언론은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누가 제일 많이 벌었나?’와 ‘누가 제일 세금 많이 냈나?’를 기사로 다룬다. 언론 보도는 주로 정치인이나 유명 사업가에게 주목하는 편이지만, 소득 순위가 높은 일반 시민도 인터뷰한다. 나도 국세청에 ‘전화 한 통’만 하면 앞집 뒷집 가족이 얼마나 버는지 알 수 있다. 주요 도시 28곳에선 지방 세무서에 설치된 단말기에서 조회해볼 수도 있다. 해당 납세자의 출생연도와 사는 지역, 성명만…
영국 의회 뒤흔든 성추문 파문
영국 보수당 내각이 잇따른 성추문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최측근까지 성추문 스캔들에 휩쓸려 내각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문의 시작은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이 한 여성 언론인의 몸을 부적절하게 만진 사실이 15년 만에 알려지면서다. 추문의 주인공인 팰런 장관이 잘못을 시인하고 사퇴했지만 이를 계기로 그동안 감춰져 온 성추문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현재 공식적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보수당 의원들만 5명. 국제통상부 차관인 마크 가니어와 전 노동연금 장관인 스티븐 크랩 의원, 댄 풀
난타전 예상되는 2018년 브라질 대선
브라질은 1964년부터 1985년까지 21년간 군사정권을 겪었다. 이후 과도기를 거쳐 저명한 사회학자인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가 8년간(1995~2002년) 집권하며 사상 첫 민정 재선 대통령 기록을 남겼다. 이어 노동운동가 출신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연임에 성공하며 8년(2003~2010년)을 집권했다. 두 사람의 집권 기간에 브라질은 정치적 안정과 민주주의 질서 확립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러나 2014년 초부터 권력형 부패 스캔들과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 좌파 대통령 탄핵, 우파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시대’의 독해
24일 막을 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신시대(新時代)’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18일 개막식 정치보고 연설에서 그는 이 단어를 36차례 사용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과제가 출현하고, 새 시대를 헤쳐나갈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새 로드맵을 제시한 게 시 주석 개막연설의 큰 줄기였다. 왜 신시대일까. 한마디로 말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게 시진핑 연설의 핵심이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시진핑의 신시대 진입은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에 종언을 고한 것이나 마찬가지
고이케 유리코 지사의 파리출장
선거 당일 희망의당을 대표해서 투표함 앞에서 누가 포즈를 취할 것인가. 선거 결과에 대해서 카메라 앞에서 언론사의 취재에 누가 응할 것인가. 아니 희망의당에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2일 각 방송사들이 사활을 걸고 진행하는 개표방송에 ‘새로운 보수’를 자칭하며 자민당을 대신해서 집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고이케 도쿄 도지사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이케 지사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1일 저녁에 하네다를 출발해서 파리로 떠났기 때문이다. 세계 60여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