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명함 없어도 취재 잘 할 수 있어요”
“언론사 기자가 아니어서 오히려 기사 마감에 구애받지 않고 한 가지 주제에 깊이 파고들어 취재할 수 있다는 게 제 장점이지요.”서울중앙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가정법원, 고양지원 등에서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는 법조공무원 김용국 기자는 “최대한 깊이 있고 심층적인 기사를 쓰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며 취재원이 늘어났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공무원 신분으로서 자발적으로 각종 매체에 생활법률 이야기, 판결 분석, 판사 인터뷰, 사법개혁 등을 소재로 기고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식 출입기자가…
“평기자들 권한 강화가 언론자유 요체”
지난달 30일 조선일보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박준동 기자는 입사 23년차 고참이다. 1999년 노조 전임 사무국장까지 맡았던 터라 굳이 나서지 않아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지천명의 나이에 노조 전임의 부담을 스스로 짊어진 것은 지금이야말로 언론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봤기 때문이다.“기레기라고까지 조롱받았던 기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최순실 게이트 보도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검찰도 정치권도 못한 일을 언론이 했으니까요. 언론인들은 ‘우리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구나’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속보 재촉은 비효율…심층 콘텐츠 집중”
“보수-진보 이념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는 사안을 균형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일보는 공정하다, 건강하다’는 신뢰를 쌓아가겠다.”취임 한 달을 이틀 앞둔 지난 24일 신종수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독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활기찬 편집국을 만들어 질적 전환을 이루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국장은 취임하자마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신없이 한 달을 보냈다”고 했다. 편집국장 임명 전 종교국장을 지낸 그는 “기독교의 핵심 가치는 공의와 사랑”이라며 “공의(公義)가 없으면 사랑도 이뤄지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공의롭냐 그
“좋은 기사 이슈화해 공유…그게 뉴스의 길”
“언론의 문제를 얘기할 때 보통 정치적 편향성만 다루잖아요. 정보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요. 저는 다양성이 결국은 정치 편향성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공유돼야하는 뉴스는 이슈여야 하고, 그 이슈에 집중하는 게 진정한 뉴스의 길이라는 걸 일파만파를 계기로 알게 됐으면 합니다.”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지난 17일 공개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일파만파’의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일파만파에 친구 신청을 하면 시민편집단이 되는데, 이들이 골라낸 뉴스를 어플과 페이스북 통해 유통하는 방식이다. 그간 포털에…
중계차 길 내주고, 장갑 쥐어준 시민들 고마워
100만 촛불로 광화문이 물들었던 그날, 오마이TV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기 있었다. 타사 기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났어도 16시간이나 현장을 지켰다. 집회 내내 오마이TV가 포털 검색 1위에 올랐고 생중계 조회수는 430만건을 기록했다. 삽시간에 정기 후원자(10만인클럽)도 640여명 늘었다. 왜 오마이TV에 관심이 쏠린 걸까. 당시 현장을 중계했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장윤선 정치선임기자, 박정호 기자는 ‘신뢰’를 이유로 꼽았다. “역사의 변곡점마다 오마이TV가 있었어요.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생중계부터 2004년 노
“보도할 가치가 있는 모든 뉴스를 다룬다” 하태원 채널A 앵커 겸 정치부장
채널A는 다음달 개국 5주년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보다 젊은 감각으로 무장해 시청자층 확대를 꾀하기 위해서다. 변화의 중심엔 채널A 메인뉴스 앵커 교체 등이 포함됐다. 메인 앵커 교체는 5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개편에 힘을 실어 큰 변화를 주겠다는 방증이다.지난달 3일부터 ‘채널A 종합뉴스’ 메인 앵커를 맡고 있는 하태원 채널A 정치부장은 “‘보도할 가치가 있는 모든 뉴스를 다룬다’는 뉴욕타임스의 사시(社是)처럼 좌우, 진보·보수 등을 떠나 뉴스가 되는 건 다 다룰 것”이라며 “채널A가 지난 5년…
골목상권 상인들 특별한 이야기 ‘마이리틀샵’
뉴미디어 시대, 지역 언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희란 충북일보 기자는 고민했다. 온라인에서 ‘먹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더라도 SNS에선 맥을 못추는 콘텐츠가 많았다. 언론사보다 기자 개인이 공유한 기사가 더 큰 반향을 일으킬 때도 있었다. 그때 ‘휴먼스 오브 뉴욕(Humans of New York)’이 떠올랐다. 미국 뉴욕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페이스북 페이지다. 좋아요 수가 1800만 개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지역민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요. ‘휴먼스 오브…
“기자 양성 과정에 사회책임 접목하고 싶어”
최근 가천대에서 저널리즘 MBA 주임교수로 임용된 안치용 전 기자는 22년간 경향신문에서 일한 베테랑 기자였다. 그는 50살이 가까워 올 즈음 제2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다 2013년 과감히 사표를 냈다.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회책임 전문기자였던 그는 이후 사회책임과 관련된 다양한 시민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최근엔 가천대에 제안해 저널리즘 MBA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안 교수는 “세월호 참사 등을 통해 언론의 사회책임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사명감을 갖고 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달리는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아요”
“자전거 타는 모습에 스스로 반할 때도 있습니다. 하하.” “자전거는 굴러가기만 해도 신나잖아요!”생활밀착형 자전거 칼럼 ‘두바퀴 찬가’를 연재하는 김주영·김민호 한국일보 기자에게 왜 자전거를 좋아하느냐고 묻자 제목처럼 찬사가 쏟아졌다. “자전거는 편리하고 빠르고 친환경적인 데다 재밌기까지 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안전하고 재밌게 타길 바라는 마음에서 칼럼 연재를 시작했습니다.”(김민호)지난해 8월 한국일보 온라인에 등장한 ‘두바퀴 찬가’는 두 기자가 자전거를 타며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다룬다. 종합일간지와 전문지 사
사건현장 뛰는 24년차 '늙은 오빠'
“진심으로 쓴 거니, 장난삼아 쓴 거니.” 처음은 아니었다. 십수년 전에도 그랬다. 시경 캡이 끝나고 온라인뉴스부를 가겠다는 그에게 편집국장은 방으로 불러 “나한테 불만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불만 있는 게 아니었다. 2000년 오마이뉴스의 탄생을 보며 스트레이트와는 다른 스타일의 기사, 능동적인 속보 대처가 부러웠을 뿐이었다. 그는 생긴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온라인뉴스부에 저널리즘의 미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강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인사 나기 전날 밤, 진심이냐는 편집국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