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음주살인 보고서
“음주운전=살인” 데이터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한다.” 故 윤창호 씨 사망에 대해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이후 고인 이름을 붙인 법이 두 개나 만들어졌습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윤창호법’ 시행 뒤 음주운전 적발도, 사고도 크게 줄었습니다.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취재의 출발점이었습니다.그간 음주운전 기사는 많이 나왔기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고 싶었습니다. 먼저 ‘살인’이라고 부를 만한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얼마나 되는지 찾아봤습니다. 술 마시
채널A ‘탈북모자 아사 사건’ 복지 사각 조명… 동아 ‘조국 딸 논문’ 보도, 언론의 존재 이유 보여줘
한국기자협회의 제3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출품작 65편 중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취재보도1부문 심사에서 채널A의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과 동아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 추적 등 인사 검증, 한국일보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3편이 수상했다.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은 굶주림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모자가 한국 땅에서 굶어 죽은 충격적인 사건을 알렸다. 탈북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매우 컸다. 외신에까지 대대적으로 소개되는 등 탈북인 복지
봉천동 탈북모자 아사 사건
“모자가 각각 다른 방에서 사망. 새터민으로 추정됨” 무더웠던 8월, 2가지 정보를 입수했다. 일반적으로 듣던 변사 사건과는 달랐다. 탐사보도팀은 곧바로 현장을 찾았다. 처음 마주한 건 복도식 임대아파트 내 악취와 방 안의 벌레들이었다. 모자의 시신이 부패하는 두 달 동안 아무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웃들도 모자를 잘 알지 못했다. 며칠째 나는 냄새를 견디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쌀 한 톨 없는 집엔 고춧가루, 빈 간장통, 통장 3개만 남아있었다. 통장에 찍힌 월 양육수당 10만원과 점점 줄어드는 잔고, 마지막으로 인출한 ‘38
조국 딸 논문 1저자 등재 과정 등 인사검증
취재의 시작은 단순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평소 언론과 저서 등을 통해 자녀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었다. 2010년 한 인터뷰에서 조 장관이 “나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의 행복을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른 이슈에선 강한 어조였던 조 장관이 자녀 교육에선 자연인의 모습이었다. 조 장관의 딸이 인터넷에 올린 자기소개서 입수를 시작으로 동아일보의 조국 인사 검증은 시작됐다.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 소속 인턴십의 성과로 논문에 이름을 올렸으며”라고 쓴 문장이 실마리였다. 취
조국 딸 특혜 장학금 추적
“학업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지난 8월 중순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을 지도했다는 한 부산대 의대 교수님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조 장관의 어머니가 졸업했다는 같은 대학 간호대 관계자 중 한 분은 “1200만원, 줄 수도 있는 돈 아니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습니다. “외부장학금은 원래 주는 사람 마음이다. 한 사람 콕 집어 몰아줘도 문제가 없다”는 친분이 두터운 한 교수님의 충고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공부를 포기만 하지 않으면, 별로 큰 돈도 아니어서, 주고 싶은 사람 마음이라 주어지는 이
밀정 2부작
3·1운동 및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취재진은 밀정이란 주제로 특별 기획을 준비했다. 이미 알려진 친일파를 다루는 것보다 영화 ‘밀정’으로 친숙할 뿐 아니라 은밀히 암약하는 밀정의 속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언론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관련 논문이 몇 편 없을 정도로 학계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일본 방위성, 국회도서관 등 관련 기관을 수없이 방문해 자료를 모았다. 예상보다 밀정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문서에 보면 대부분 밀정 이름이 나와 있지 않거나 가명을 사용했
납 기준치 초과 수도계량기 대량 유통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로 먹는 물 안전이 화두였던 지난 6월, 수도계량기 업체에서 근무했다는 한 제보자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납 함량이 납품기준을 초과한 수도계량기가 수자원 공사에 납품돼 아무렇지 않게 시중에 공급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이 통과하는 수도계량기입니다.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면 당연히 납품 과정에서 걸러졌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취재 과정은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수자원 공사를 설득해 업체에서 납품된 수도계량기 표본을 확보했고 직접 시험 기관에 재질 검사를
2000억 하수관 사업, 8년 만에 드러난 진실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억센 손을 가진 그는 곧잘 흥분했고, 두서없이 말을 쏟아냈다. 그가 내려놓은 두꺼운 서류를 앞에 두고, 의심과 확신, 주장과 사실들이 한꺼번에 뒤엉킨 채 귀를 때렸다. 하루아침에 GRP관과 레진관을 구별해내고, 하수관을 묻는 각종 공법을 깨쳐야 하는 신입 기자는 연신 시계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버거울 만했다. 처음에 그는 선배 기자에게 중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5년간의 취재가 시작됐다. 도면과 다른 공법을 쓰고, 새 관로가 있어야 할 자리에 기존 관로를 그대로 썼다는 정황이 쏟아졌다.
경향 ‘전자법정 입찰비리’ 수사·재판 이끌어
제347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7월) 심사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된 가운데,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경향신문의 전자법정 입찰비리 등 총 5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현안이나 구조적 비리 가운데 스며든 부정부패나 잘못된 권력 남용, 왜곡된 사회시스템의 현장을 현장기자들의 치열한 취재와 고발정신으로 담아낸 수작들이었고, 그중 5편이 치열한 경합을 뚫고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가 선정됐다. 법원행정처
1293억5175만원 전자법정 입찰비리
1293억5175만원 규모의 대법원 전자법정 입찰비리는 경향신문이 지난해 시작한 탐사보도로 드러났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이곳 출신 업자와 짜고 17만원짜리 영상·음향 장비를 225만원에 사들이는 등 비리를 저지르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1심 판결은 언론 보도로 수사가 시작됐다고 밝혔고,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이 제출한 증거목록 가장 앞에도 경향신문 기사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대법원 공무원 등 15명이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10년 등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책임자인 법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