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사찰, ‘무서운’ 거짓말
이명박 정부의 ‘무도함’은 그 끝이 어디인가. 국기를 뒤흔든 민간인, 언론 불법 사찰의 구체적 증거가 드러났는데도 엉뚱한 궤변만 늘어놓으니 하는 말이다.공정방송 복원을 위해 파업 중인 KBS 새노조가 폭로한 ‘민간인 사찰 문건’은 가히 ‘만인공노’할 이 정부의 추악한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새노조가 입수한 2619건의 문건 가운데 충격적 ‘핵심’을 담고 있는 문건은 이명박 정부 때 작성된 481건이다. 이 가운데 민간인이나 민간단체를 사찰한
남은 자들의 뉴스데스크
사상 초유의 언론사 공동파업의 계기가 된 MBC의 파업이 벌써 두 달을 넘겼다. 그동안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는 파업여파로 10여 분으로 축소됐다가 요즘은 30분 정도로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 소수지만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기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방송을 되살리겠다고 파업한 동료들과는 다른 선택을 한 이들, 당연히 이 기자들은 낙하산 사장 아래서도 방송보도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고 보기에 파업 대신 보도국에 남아 제작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파업
언론파업, 결자(結者)는 정부다
사상 초유의 언론사 연대파업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무책임이 도를 넘었다. 두 달 가까이 파업 중인 MBC를 비롯해 KBS, YTN에 이어 연합뉴스까지 15일 파업에 가세했지만 해결에 나서기는커녕 심각하게 바라보는 시선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한국신문방송인편집인협회 ‘대통령과 편집·보도국장 토론회’에서 사장 교체를 내걸고 파업 중인 언론들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게 맞다”며 “언론사 내부 사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관심사는 불
공정방송 파업에 합법을 허(許)하라
고전적인 의미에서 법(法)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정의로운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 어원을 보더라도 법은 물(水)이 흐르듯(去) 순리에 따라 자연스러운 이치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언론사에서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각종 비(非)정의를 보면서 과연 법은 정의로운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특히 최근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MBC, KBS 등 방송사 노조의 파업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불법파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은 법과 정의가 전도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현 정권 출범 후 방송사 보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연합뉴스의 눈물
그 누구보다 현장에 먼저 도착해 끝까지 남아 있어야 하는 기자들이 있다. 이들은 일주일도 아니고, 하루도 아니고 분 단위로 피를 말려야 한다. 그 이름은 통신사 기자, 연합뉴스 기자들이다.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의 기자들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바보 온달’처럼 묵묵히 일해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매체의 몫으로 양보하고 기자실 구석의 비좁은 책상에서 통신사 기자로서 자기 할 일을 지켰다. 그랬던 그들도 눈물을 쏟아내야 했던 기억이 있다. 4년 전 12월, 연합뉴스는 눈물바다가 됐다. 중국에서 날아 온 비
살리는 언론, 죽이는 언론
칼의 운명은 가혹하다. 주인을 잘 만나 사람을 살리면 활검(活劍)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 반대는 살검(殺劍)이다. 그때의 칼은 공포의 대상 그 자체다. 칼을 다루는 자에게 ‘도를 갈고닦아야 한다’고 숱하게 강조하는 것도 칼이 갖고 있는 이런 본질 때문이다.칼보다 더 강하다는 펜(Pen), 더구나 그것이 기사로 등장할 때는 어떨까. 파장은 칼 못지않다. 그래서 기사는 칼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 기자들이 수습 때 수개월간 경찰서에 숙식하면서 사소한 사실 하나하나까지 철저히 챙기는 고된 훈련을 받는 것도 &l
방문진, MBC 사태 해결 나서라
양대 공영방송의 동반파업 사태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MBC의 파업, 이 파업이 시작된 지 벌써 4주째다. 그리고 22일은 이번 사태의 큰 분수령이 될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다. 여당에서 6명, 야당에서 3명이 추천돼 구성된 이사들은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MBC의 ‘감독자’들이다. 지금 시점에서 우린 이들에게 지난 4주간, 그리고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2년간 MBC에서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보고 옳은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우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은 MBC 노사의 대립 상황
기성언론은 무엇을 ‘타파’해야 하는가
1977년 3월 ‘애리조나 프로젝트’의 폭로 기사가 일제히 보도됐을 때 미국의 언론인들은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저널리즘 정신으로 하나가 됐다. 공무원, 정치인, 마피아가 얽힌 부패를 파헤치다 숨진 기자의 못다한 취재를 동료 언론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마무리한 것이었다. 2012년 한국, ‘애리조나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하는 미디어가 생겨났다. 해직기자와 PD, 현직 언론인들이 함께 만드는 ‘뉴스타파’가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정통 언론이 자기검열로 만들어 놓은 성
‘방송의 봄’은 오는가
KBS, MBC, YTN 방송 3사의 공동투쟁위원회 출범은 한국 언론사(史)에 무겁게 기록될 사건이다. 방송사 간의 연대투쟁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정부가 강행한 서기원 사장 임명을 반대하며 ‘4월 투쟁’을 벌이던 KBS에 공권력이 무차별 투입됐다. 그래서 이름 붙여진 KBS ‘민주광장’에 흥건히 고인 눈물을 닦아주려 동료들이 나섰다. MBC와 CBS 언론인들이 동맹 제작거부에 들어간 것이다. 단체협약 상 공정방송 보장 조항을 놓고 불거진 MBC노조의 1992년 총파
YTN 복직의 그날까지 우리 모두는 해직기자다
1945년 2월, 강의실 문을 열고 나온 뮌헨대학의 대학생들은 하늘에서 꽃잎처럼 흩날리는 유인물을 받아들었다. “나치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언론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라.” 웅성거리는 군중들 사이에서 두 남녀가 나치 교직원의 손에 붙들렸다. 그들의 이름은 소피와 한스. 연합군 최후의 공습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까지 남매의 청춘은 짧지만 푸르렀다.386세대에게는 소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으로, 그 이후 세대에게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