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보다 급한 것은 신문산업 살리기
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간의 극한 대립이 국회통과로 일단락되자 모든 관심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 사업권을 둘러싼 사업자 선정에 집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예상했던 대로 이를 주도하는 것은 주요 중앙 신문사들이다. 이들 신문사들은 전사적 운명을 걸고 중원의 결투를 벌이기 일보직전의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잡음과 걱정의 소리가 많이 들린다. 무엇보다도 과연 최소한 2천억~3천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자금을 제대로 모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종편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신문사들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심지어는 지방의 대학들에까
노이즈 마케팅,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관심이 곧 돈이 되는 시대다. 긍정적인 관심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상관없다. 관심을 끌기만 하면 된다. 일단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면 시장이 커진다. 해당 상품의 가치가 올라간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관심의 경제(Economy Of Attention)라고 부른다. 이 전례 없는 시장의 추세를 부추긴 것은 물론 인터넷이다. 인터넷에서는 그저 클릭 수만 많다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사람이나 기업이 부지기수다. 관심의 경제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마케팅 기법이 바로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다. 구설수라도 일
언론을 대하는 방식
미국 드라마 ‘웨스트 윙’에는 선거 유세를 하는 부통령 후보가 참모로부터 기자들을 대할 때의 주의사항을 듣는 장면이 나온다. “전제 사실을 받아들이지 마십시오”가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한 기자가 “○○당의 정·부통령 후보는 외교문제에 관해서는 별다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족한 외교력을 어떤 식으로 보완하려고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치자. 여기에 대해서 어떤 해결책이든지 제시하려고 한다면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전제 사실을 일단 인
이명박 정권은 YTN을 그만 울려라
YTN이 또 울고 있다. 이제는 그 울음이 한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눈물이 말라 가슴으로 울고 있다. 평화롭던 YTN직원들의 서글픈 울음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때를 같이 한다. 지난해 봄부터 이명박 대선 후보의 방송담당 상임특보를 지낸 구본홍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투하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17일, 용역원들을 방패 삼아 노조원들의 울부짖음 속에 치러진 주주총회에서 그것은 현실이 됐다. 그 후 1년 동안 YTN 노조원들은 참 많이도 울었다. 동료 조합원 6명이 해직돼 서러운 눈물을 흘렸
중국관련 보도 ‘두바이 기적 기사’와 뭐가 다른가
중국의 경제적 기세가 날이 갈수록 무섭다. 불과 수년 전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언론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대 중국의 드높은 경제적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 소비 1위 국가가 더 이상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되었다는 보도는 경제적 헤게모니의 변화가 얼마나 크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벌써 경제인들은 세계의 강대국 질서를 G2라고 정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양대국가를 중심으로 편성될 것이라는 말이다. 최근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가공할 경제적 저력을 보면 일견 수긍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먼
네이키드 뉴스와 MB정부의 IT정책
지난 며칠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슈 중 하나는 네이키드 뉴스의 서비스 중단에 관한 것이었다. 6월 23일 첫방송을 시작할 당시 여성앵커가 옷을 입지 않거나 뉴스진행 도중 옷을 하나씩 벗는다고 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이 인터넷 사이트는 겨우 한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외국인 경영진이 해외로 도피하고 서비스를 중단함으로써 파국을 맞은 것이다. 이로 인해 월 9천9백원을 낸 3만여 명의 유료회원들이 피해를 입을 상황이다. 또한 월급 한푼도 받지 못했으면서 그동안 온갖 사회적 비난을 받아온 여성앵커들의 상처 역시 치유받을 수
‘생계형 범죄’ 와 ‘조그만 교외’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했을 뿐 투기를 한 적은 없다.” 현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자신을 둘러싼 절대농지 매입 의혹을 해명하려고 한 말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 말인지 필부로서는 짐작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원래는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기 위한 의도로 한 말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해명이 원래의 의도와는 완전히 반대의 효과를 가져 온 것도 분명하다.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문제에 대하여 당사자, 혹은 주위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애초에 뜻한 것과는 전혀 다른 파장을 불러오는 경우는 우리 사회에
기자들이여, 경제지표에 매몰되지 말라
외환위기 전야의 실수부터 고백해야겠다. 1997년 봄 각종 경제지표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당시 ‘시사저널’ 경제팀장이었던 나는 머지않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내용의 특집을 기획했다. 그런데 여름이 지나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다. 경기 회복은 고사하고 외환위기의 징후만 뚜렷해졌다. 물론 외환위기는 워낙 비정상적인 상황이기는 했다. 그래도 독자들을 오도한 데 대한 자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해를 넘겨 외환위기가 현실화되자 도저히 더는 스스로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해당 특집
언론의 비정규직 해석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법에는 “쓰레기나 먼지를 양탄자 밑으로 쓸어 넣는 것은 특별청결법으로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를 이런 법률들은 물론 펜실베이니아 사람들도 그 존재를 거의 알지 못하는 ‘황당한 법률’이다. 그 외에도 네바다주에는 “낙타를 타고 고속도로에 나와서는 안된다”는 법률이 있는가 하면, 미시간주에는 “아내의 머리카락은 법적으로 남편의 소유물”이라는 법률도 있다고 한다. 미국의 황당한 법
TV의 위기를 부채질하는 간접광고
1980년대 초반 KBS나 MBC 등 5~6개 정도의 지상파방송 밖에 없던 시절부터, 케이블TV를 비롯한 다매체·다채널 시대가 구현된 최근에 이르기까지 인기있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광고를 하려면 줄을 서야 했었다. 급기야 방송광고를 대행하는 코바코에서는 지상파에 광고를 하려면 종교채널에도 광고를 해야 하는 연계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전체 광고시장의 총액은 거의 증가하지 않은 반면에 인터넷과 위성방송, DMB, 그리고 최근의 IPTV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플랫폼이 속속 진입하는 바람에 광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