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대표 딸’의 폭언만 남은 보도
TV조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한 방정오씨 딸의 폭언 음성이 인터넷을 달궜다. MBC가 첫 보도를 하고, 미디어오늘이 후속으로 내보낸 음성에 대중들은 분노했다. 10살 초등학생이 50대 후반의 운전기사에게 내뱉은 안하무인식 언어는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아저씨 진짜 해고될래요?” “네 모든 식구들이 널 잘못 가르쳤네” “죽으면 좋겠어” 같은 발언이 음성 그대로 보도됐다. 평범한 초등학생이 아니고, 거대 언론사 회장 일가의 손녀였기에 발언이 더 폭발력을 가지고 확산됐다. 사람들은 재벌가의 갑질로 받아들였다.천천히 따져보자. 이번 보도
‘셜록’의 특종이 던진 ‘빅 퀘스천’
폭행과 엽기행각으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수사에서 음란물 유포부터 상습폭행, 마약까지 ‘범죄 종합세트’라 할 만한 양 회장의 범죄행위가 드러났다. 양 회장뿐 아니라 관련 업체 전·현직 임직원 등 19명과 음란물 업로더 61명 등도 무더기로 입건됐다. 보름여 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 사건은 독립언론의 보도로 세간에 알려졌다. 우리는 이 사건이 기사화를 거쳐 사회에 파장을 미치기까지의 과정에 주목한다.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 박상규 기자는 첫 제보를 받고 2년 동안 한국미래기술을 들여다
중간광고만 의존하면 지상파 미래 없다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도입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국회 질의에서 “중간광고 허용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지난 9일 방통위는 전체회의에서 정책방향을 보고하면서 중간광고의 차별적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매체 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지상파 방송에도 중간광고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게 방통위의 설명이었다. 사실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문제는 1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랜 논쟁이다. 찬반
성 차별 보도와 결별하자
세계경제포럼이 2017년 발표한 한국의 성 격차지수는 144개 나라 중 118위였다. 정치와 교육, 고용, 보건 4개 분야에서 남녀의 불평등을 계량화한 지표인데, 매년 100위 밖에 머물렀다. 유엔개발계획이 2015년 조사한 성 불평등지수와 좀 다른 결과다. 생식건강·여성권한·노동참여 등 3개 분야를 측정했는데, 한국은 조사대상 188개 나라 중 10위를 차지했다. 측정기준이 다른 데서 오는 순위치고는 차이가 많이 났다. 여성과 남성이 체감하는 불평등 격차만큼 크다. 통계를 떠나 여성이 의회 진출과 취업·승진 등에서 남성에 비해 차
이해하기 힘든 경찰의 KBS 압수수색 시도
2008년 8월8일, 사복경찰 수백 명이 KBS 본관 건물에 들이닥쳤다. 당시 한나라당이 추천한 KBS 이사 6명이 정연주 사장의 해임 제청을 결의하기 직전이었다. 이사회가 열리는 본관은 경찰에 의해 차단됐고, 저항하는 KBS 직원들은 제압당했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경찰의 난입으로 정 사장 해임 제청안은 통과됐다. 사복경찰이 공영방송 KBS에 밀려든 것은 독재치하에서도 볼 수 없는 살풍경이었다. KBS 구성원들은 이를 ‘8·8 사태’로 명명했다. 꼭 10년 만이다. 지난 23일 경찰은 KBS 진실과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 사무실
변하는 네이버, 준비 안 된 언론
네이버라는 고래가 뒤척이면 언론은 몸살을 앓는다. 그동안 인터넷 뉴스 유통을 네이버에 의존해 온 한국 언론에게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네이버가 내놓은 모바일 메인 개편안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 것도 언론이다. 지난 10일 네이버는 모바일 개편안을 내놓았다. 3000만 명을 맞는 네이버의 첫 얼굴이었던 뉴스를 메인에서 걷어냈다. 대신 구글을 연상시키는 단출한 검색창이 자리 잡았다. 네이버에서 뉴스를 만나려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손가락을 쓸어야 하는 수고를 거쳐야 한다. 그나마 사용자가 뉴스를 선택하지 않으면 보지 않
가짜뉴스,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지난 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으로, 사회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는 공동체 파괴범이며 민주주의 교란범”이라고 몰아붙인 뒤, 관계부처에 가짜뉴스의 제작자뿐 아니라 유포자를 엄중처벌, 각 부처가 가짜뉴스를 발견한 즉시 수사를 요청할 것, 검찰과 경찰의 가짜뉴스 관련 공동대응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 총리 자신이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호찌민의 영묘 방명록에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진다”고 적은 글이 김일성을
부산일보를 부끄럽게 하지 말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며칠 앞둔 통화에서 전대식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은 “부끄럽지 않으려 싸우고 있다”고 했다. 사장 배우자 출마 문제로 촉발된 부산일보 구성원의 사장 퇴진 요구는 불법선거운동 의혹, 편집권·공정보도 훼손, 성과급 비정상적 수령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가 1일 쟁의행위 가결로 나타났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결렬이 계기가 됐지만 실상은 지난 5월2일 사장 배우자가 자유한국당 부산시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은 이후 150여일 계속된 사장 퇴진 요구의 연장선이다. ‘투표율 89%
젠더감수성을 클릭수와 바꾼 언론
멀게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가까이는 올해 초 터져나온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는 페미니즘이다. ‘젠더감수성’은 새로이 탑재해야 할 사회적 능력이 되고 있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런데도 대중의 인식을 반영해야 할 방송 및 언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젠더감수성이 결여된 성차별적 내용,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이 여과없이 방송되는 일이 잦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심의한 안건을 조사한 결과, 양성평등 제재건수는 32
통계의 오류와 함정을 경계하라
기사를 가장 잘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는 통계다. 기사에 데이터가 포함돼 있으면 자연스레 신뢰가 높아지고 객관성이 담보된다. 그래서 경제 기사에는 이른바 숫자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한다. 물론 통계에도 함정은 있다. 표본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방향으로의 결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입맛에 맞는 통계만 가져와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유혹도 항상 존재한다. 때로는 합칠 수 없는 서로 다른 두 통계를 혼용하는 기자들도 있다.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는 핵심에는 통계가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취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