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권력에 굴하지 않는다
1964년 8월17일 신문·방송·통신사 기자 200여명은 신문회관(현 프레스센터) 3층 강당에 모여 “우리의 단결된 힘은 어떠한 권력, 어떠한 위력에도 굴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한국기자협회 창립을 알렸다.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정권 안정을 위해 언론통제에 나섰고, 특히 언론윤리위원회법 제정을 통해 언론의 공적 책임과 윤리를 내세워 언론자유에 족쇄를 채우려고 했다. 기자들은 언론윤리위원회법 철폐 투쟁에 나섰고, 그 결실이 한국기자협회 창립으로 이어졌다.당시 모든 부처의 출입기자들이 취재중지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언론인대회를 열
KBS·방문진 이사 3연임 안된다
이번 달로 임기가 끝나는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의 이사 선임이 갑자기 연기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차기 이사회 구성을 위한 전체 회의를 연기한 것이다. 방통위 내 여당 추천 상임위원과 야당 추천 상임위원의 입장차가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야당 추천 위원들이 이사진 선임에 대한 기준 마련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 추천 위원들이 이를 거부해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모두 9명을 뽑는 이번 방문진 이사 공모에 60명, 11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KBS 이사 공모에는 무
조대현 사장 연임 무리수 그만 두라
KBS 조대현 사장이 누구인가? 1년여 전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의 와중에 당시 길환영 KBS 사장이 보도에 사사건건 부적절하게 간섭해온 사실이 담당 보도국장의 폭로로 드러났다. KBS 기자들은 당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나섰고 팀장과 부장들까지도 보직 사퇴로 뜻을 같이 한 초유의 사태 속에 조대현 사장이 지금 그 자리에서 공영방송 수장의 막중한 공적 책무를 수행하게 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대현 사장 선임을 놓고서 당시 조 사장은 이 정권의 낙점을 받은 인사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 때
‘아니면 말고’ 북한 보도, 이제는 끝내야
최근 남한 언론의 북한 고위급 인사의 망명 보도를 보면 북한 핵심 권력층이 줄줄이 한국행을 택하는 것처럼 보인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2000년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북측 차석대표로 참석했던 박승원 인민군 상장(한국의 중장급)이 러시아를 통해 국내로 들어와 우리 정부로 신병이 인계됐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도 관여했던 북한군 고위 장성도 북한을 탈출해 제3국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인민무력부 부부장(차관)을 역임하고 군 총정치국 선전선동담당 부국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재직 중인 박재경 대장으
언론, 콘텐츠 생산 업체로 전락하나
“모바일 퍼스트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오로지 모바일 (Mobile Only) 시대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지난해 11월 구글 모바일 퍼스트 월드 기조 연설에서 선언한 바 있다.이젠 뉴스도 ‘모바일’ 시대다.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 나타나듯 미디어 이용률에 있어 인터넷을 TV에 버금가는 주요매체로 견인하고 있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기기이다. 모바일 이용률은 2010년 31.3%에서 2014년 69.5%로 폭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2014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일 평균 스마트폰
공영방송 이사진 이번엔 제대로 뽑자
방송통신위원회가 1일부터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 공모에 착수했다. KBS 이사회는 여당 7명, 야당 4명 등 11명의 이사를 국회에서 추천받아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가 다시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천받은 사람을 다시 추천하는 이상한 방식이다.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은 여당에서 6명, 야당에서 3명을 추천받아 방통위가 임명하게 된다. 이렇게 뽑힌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들이 각각 KBS와 MBC의 사장을 선임한다. KBS 이사진과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을 국회의원들이 독점 추천하고 행정부에서 임명
메르스 대신 언론 잡는 정부
청와대가 메르스 보도와 관련해 신문사 편집국장에게 모욕적인 전화를 하고, 광고를 통한 언론 길들이기를 했다는 의혹이 드러나 언론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16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현동 국민일보 편집국장에게 강력히 항의하는 전화를 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방문 기사와 관련해 김 수석이 “그게 기사가 되느냐”고 따졌다는 것이다.이미 출고된 기사에 대해 ‘기사가 되냐’고 지적하는 말은 기자 고유의 업무와 편집권에 대한 도전으로 언론사 내부에서조차 극히 자제하는 표현인데 취재원으로부터 편집국장이 이런 말을 듣는
‘천재소녀’ 소동, 부끄러운 언론
‘천재 수학소녀’ 소동의 뒷맛이 쓰다. 한국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받아쓰기’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또다시 드러난 사건이었다.발단은 미주지역 한 매체의 지난 2일 보도였다.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미국 모 고교에 재학 중인 김 모양이 명문으로 손꼽히는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서 동시에 입학허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교육열 높은 한국사회에는 ‘신데렐라’같은 이야기였다. 국내 언론들이 소식을 재빨리 받아 대서특필했다. 김 양과 그의 아버지는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이 됐다.이 과정에서 김 양의 주장을 검증 취재한 언론은 없었다. 합격 여
새출발 한국일보, 언론의 역할 다하길
지난 2년간 사주 고발, 편집국 폐쇄, 법정관리 등 고비를 넘기고 동화기업에 인수합병된 한국일보가 9일 재창간 선포식을 열었다. 61년 역사의 한국일보 재출범은 그저 한 종합일간지의 사주가 바뀌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청산 위기를 넘기고 한국일보가 정상화되기까지는 한국일보 구성원들의 노력 외에 사회적 지지와 성원이 뒷받침됐다. 그런 만큼 언론의 역할에 대한 책임과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할 수 있다.한국일보 사태는 여러모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이례적이고 기적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2년 전 한국일보는 노조로부터 고발당한 전
포털은 ‘검색어 장사’부터 손떼라
선정적 헤드라인, 기사 베끼기, 검색어 장사, 어뷰징, 가십성 연예기사 남발…. 포털 뉴스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실시간 검색 뉴스를 미끼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광고로 수익을 얻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포털과 언론의 암묵적 공생은 시장의 황폐화를 불렀고, 결국 사이비 언론을 키웠다. 사이비 언론은 ‘쓰레기’ 취급을 받지만 트래픽을 올리며 돈을 챙기고 있다. 일부 중앙언론사닷컴들도 ‘기사 쓰는 알바’들을 고용하며 트래픽에 목매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시절이다.그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앞으론 뉴스 서비스 제휴업체의 자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