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해트트릭이 가져올 변화는
2006년 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이 석유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유가가 급등하는데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나온 말이었다. 원유 소비량의 60%를 수입에 의존하던 당시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지 못했다. 워싱턴 정치마저 원유에 중독되면서 에너지 산업에 대한 혜택은 계속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안 된 지금 미국은 상전벽해와 같은 에너지 붐을 맞고 있다. 책 ‘부의 제국’으로 알려진 금융역사학자 존 스틸 고든은 에너지 칼럼에서 종종 ‘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지…
제국주의의 발톱 그리고 역사전쟁
‘분노스럽다, 한심하다, 두렵다, 찜찜하다, 불안하다.’ 최근 일본의 역사 도발을 보며 드는 여러 생각들이다.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역사 부정 발언으로 시작된 아베의 행보는 야스쿠니 참배 강행으로 이어지고,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가르치도록 하는 역사 교과서 도발을 통해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21세기 민주주의와 평화 공존의 시대에 세계 경제대국이라는 일본의 정치 수준이, 그들의 역사 안목이 이 정도인가 하는 점에서는 실망스럽다 못해 허탈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불과…
남미 3국 여성 대통령의 ‘눈높이 정치’
아르헨티나(Argentina)와 브라질(Brazil), 칠레(Chile)를 흔히 ‘남미 ABC’로 부른다. 남미에서 세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생긴 표현으로 짐작된다. 흥미롭게도 세 나라에서 모두 여성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는 드문 모습을 보게 됐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당선자(3월 11일 취임 예정)가 그 주인공들이다.세 사람에게는 사상 첫 선출직 여성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세계 정치의 여풍(女風)을 주
2008년 금융 위기의 성찰과 교훈
아이슬란드 재발견(1)미국의 저명한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신년호에 아이슬란드 대통령 올라푸르(O´lafur Ragnar Grı´msson)의 인터뷰가 실렸다. 아이슬란드 대학의 첫 정치학 교수였던 그는 1996년 아이슬란드 제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5번째 연임하고 있다. 정치적 지혜가 풍부한 이 학자 정치인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나는 북대서양 꼭대기에 위치한 인구 32만의 작은 섬나라, 아이슬란드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중세 이래 덴
야스쿠니 참배와 아베수상의 페이스북
아베신조 일본 수상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아베수상은 정권 발족 1주년이 되는 지난해 12월 26일,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를 전격방문했고, 또 전쟁포기를 규정한 평화 헌법을 개정해서 자위대를 방위군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영토문제 역사문제로 인해서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보수색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아베 수상을 지지, 찬성하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산케이신문이 신년특집으로 실시한 여론조
미 싱크탱크 올해 화두는 중동·아프리카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이 연초에 갖는 행사를 보면 미국의 신년 화두를 짐작할 수 있다. 비록 민간기구이나 이 나라를 이끄는 최고 두뇌집단이 미국의 싱크탱크다. 이들은 많을 때는 하루에만 서너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는 포럼, 토론회를 연다. 과거 또는 미래 정책 결정자들로 구성된 이들이 제시하는 시각은 정책 연관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거의 2주 만인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된 싱크탱크들의 연초 행사만 보면 미국 주요 현안에서 아시아태평양 문제는 다소 멀어진 모습이다.브루킹스연구소는 미래 에너지교역, 인도주의적 위기대응, 아프리카…
고모부 숙청한 당(唐) 고종과 김정은
틈틈이 중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던 중 마침 당 고종(高宗)이 친고모부인 재상 장순우지(長孫無忌)를 제거하는 부분을 보고 있는데 북한에서 김정은이 역시 친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우연일 뿐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사건이지만 개인적으론 북한을 또 하나의 봉건체제로 이해하는 데에는 더 없이 좋은 소재가 됐다. 당나라의 3대 황제인 고종은 원래 황제가 될 가능성이 적은 사람이었다. 그는 저 유명한 당 태종 이세민의 적자로는 셋째, 서자까지 포함하면 아홉째 아들이었다. 그런데 황태자로 책봉된 첫째와 문무에 뛰어나고…
브라질 월드컵, 주사위는 던져졌다
2013년 12월6일(브라질 시간), 지구촌 축구팬들의 눈길이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주(州)의 휴양지 코스타 도 사우이페로 쏠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현장. 행사는 79개 TV 방송국과 30여 개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생중계됐다.코스타 도 사우이페는 국제축구연맹(FIFA) 초청 인사 1500명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20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조 추첨 행사에 든 비용은 120억원으로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한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 추첨 행사 비
언론자유와 공공성 공존하는 북유럽 저널리즘
북유럽 언론 모델을 찾아서 <4>2012년 봄에 북유럽 미디어의 특징에 관한 땀뻬레대 저널리즘학과 위르끼 위르끼아이넨(Jyrki Jyrkiäinen) 교수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의 바탕에 합의적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 시민문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터라 큰 관심이 갔다. 위르끼 교수는 과연 북유럽 저널리즘 연구의 전문가답게 상세한 데이터를 인용해가며 핀란드와 북유럽 미디어 시스템의 특징을 생생하게 전해줬다.그런데 북유럽 미디어 모델의 특징을 논하면서 미디어
한·일 관계와 미디어
지금까지 한·일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양국의 정치지도자들이라고 생각해왔다. 노무현-고이즈미, 이명박-노다, 박근혜-아베로 이어지는 양국의 정치가들이 한·일 관계를 풀기보다는 점점 더 복잡하고 해결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를 참배하고, 식민지 침략에 대해서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지도자가 바뀌면 한·일 관계가 변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번번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