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자대회가 남긴 것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세계기자대회가 7박8일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20일 폐막됐다. 전세계 74개국에서 110여명의 기자들이 참가한 이 대회는 2007년 서울과 금강산에서 개최된 국제기자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Journalists, IFJ) 특별총회 이후 국내에서 열린 저널리스트들의 가장 큰 국제적 모임이었다.디벨트와 ARD(독일), 인테르팍스통신(러시아), 가디언(영국), NHK와 아사히신문(일본), 신화통신과 인민일보(중국), 알자지라(카타르)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수 언론사들의 기자들이 한자
해직사태는 진정 ‘노사문제’인가
요즘 정부여당에서 유행처럼 떠돌아다니는 말이 있다. “언론사 해직사태는 노사문제”라는 말이 그것이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해직문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 하는 데 그쳤다.“이경재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해직 언론인 출신에 유신 쿠데타를 비판했던 반골적인 소신을 가진 분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이 야당의 이경재 후보 불가론을 반박하며 했던 말이다. 우리는 이 말을 믿고 싶다. 그런데 1980년 신군부에 의한 해
신문을 살리자
올해도 어김없이 신문의 날(4월7일)은 찾아왔고 또 지나갔다.기자와 경영진, 광고주들이 참가한 가운데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문의 날 기념 축하연이 열렸다. 하지만 신문업계가 처한 현실은 유관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축하떡을 자르고 잔을 높이 드는 일회성 행사로 넘겨버리기엔 너무나 가혹하다.신문의 위기다. 구독률 하락세가 가파르다. 지하철에서 종이신문을 펴고 기사를 탐닉하는 독자를 찾기 어렵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상징되는 미디어환경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 상실이다.정치
‘엎질러진 물’ 뉴스스탠드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또다시 언론계를 흔들어놓았다.4월 1일 오후 2시, 네이버가 그동안 뉴스 기사들의 다양한 제목들로 가득찼던 첫 화면 ‘뉴스캐스트’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뉴스캐스트는 2009년 1월 1일 시작한 이래 4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포털사이트의 자체 뉴스 편집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받자 내놓은 뉴스캐스트. 언론사들이 스스로 포털사이트 첫 화면의 뉴스를 편집하게 하면서 편집권을 넘겨줬다.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뉴스 서비스였다. 그런데 왜 다시 바뀌었을까. 뉴스캐스트 초창기
‘제2의 김재철’은 안된다
MBC 김재철 사장이 해임됐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던가. 권력의 비호 아래 방송민주화의 역사를 퇴행시키고 50년 관록의 공영방송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간 ‘한국 언론계의 폭군’도 종말을 피할 재주는 없었다.지난주 본보가 김재철 사장에게 스스로 물러날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타의에 의해 물러나게 된 것이다. 그 사이에도 김재철 사장은 제멋대로 쫓아낸 기자, PD, 아나운서를 원직 복직시키라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외면했고, 측근들을 전국 MBC…
지금이 스스로 물러날 마지막 기회다
‘회사가 직원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MBC 직원들이 사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고 한다. 당사자 동의 없이 악성 프로그램을 고의로 유포해 직원들의 메일과 메신저, 일기까지 무단으로 전송받는 감청행위를 했다는 것이다.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일반 기업에서도 이 정도 사건이면 당장 검찰이 나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사주가 처벌받고, 언론이 대서특필했을 것이다. MBC는 20여개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방송그룹이고,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회사가 아닌가.MBC 사측은 컴퓨터 해킹뿐 아니라 사무실 안에
양김(兩金) 다 떠나야 MBC 산다
요즘 공교롭게도 ‘만시지탄’이란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물러난 데 이어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역시 ‘만시지탄’이다.박사 논문 표절 판정으로 궁지에 몰렸던 김 이사장은 단국대가 학위 취소 절차까지 마치자 더 이상 버틸 핑계조차 잃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논문 표절이 아니더라도 각종 ‘의혹의 산실’ 김재철 사장을 비호하며 MBC사태를 악화시킨 책임만으로도 그는 일찌감치 물러났어야 옳았다. 방송통신위
한·미 방송사 사장의 도덕성 차이
미국의 한 방송사 사장이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다 걸려서 징역 100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귀신이 되어서도 채우기 힘들 것 같은 비현실적인 형량이 내려진 데는 방송사 사장이라는 위치가 고려된 듯싶다. 미국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길다는 형량의 배경엔 ‘방송사 사장에겐 더 높은 도덕적 잣대가 요구되고 더 높은 사법적 판단까지 따라 온다’는 재판부의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한국에도 손가락질을 받는 방송사 사장이 여럿 계신다. 특히 수십 개의 계열 방송사를 거느린 한 방송그룹의 사장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스캔들
‘언론자유’는 최대 국정과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오른손을 들고 약속했다. 그 선서의 첫마디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였다. 그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란 명제로 시작한다. 약속의 대상도, 이 나라의 주인도 국민이란 뜻이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서한 대로 초심을 잃지 않기를 기대한다. 5년 임기 동안 헌법을 준수하는, 주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길 바랄 뿐이다. 사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헌법대로 하면 된다. 그게 준수의 사전적 의미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하면…
이명박 정부를 보내며
이명박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오는 24일로 끝난다. 이 대통령은 19일 마지막 국무회의와 고별 연설, 출입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역사의 평가를 받겠다”고 한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 등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오히려 상승했고 G20 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업적으로 자평했다. 이에 대해서 이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언론계에 대한 언급에 먼저 쏠렸다. 그는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해 “기분 나빠하면 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