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홍보지로 전락한 신문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공부의 신을 꿈꾼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2008년 입시학원 매출액은 1조5천1백84억원. 전년 대비 72.3% 증가했다. 개인 입시학원 사업자 수입만도 5조4천1백20억원. 3천억원 규모로 형성된 학습기 시장에 입시학원이 뛰어들면서 입시 패키지산업으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사교육비 지출규모는 현재 20조9천억원에 이른다. 신문섹션 교육면은 방학과 입시철 테마를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맞췄다. 2009년 12월 6일 방학 전 주부터 올 2
‘동무’와 ‘우리’ 그리고 조선일보 기사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선생님으로부터 ‘동무’라는 말이 참 좋은 말인데 사용을 꺼리게 되어 안타깝다는 말씀을 들은 일이 있다. ‘친구’라는 단어에 비하면 순우리말인 데다 어감도 더 부드러운데 북한에서 자주 쓰기 때문에 안 쓰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이해가 안 갔다. 아무리 반공을 국시로 여기던 시대지만 북한 정권의 정치적 입장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쪽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리가 없지 않은가. 동무라는 좋은 말의 사용을 왜 꺼린단 말인가. 그러나…
후배 경제부 기자들에게
요즘도 가끔 후배 경제부 기자를 공사석에서 만날 때가 있다. 주로 사석에서 만나는 이들은 은퇴 이후를 걱정하는 중견 기자들이다. 그들은 워낙 신문사 상황이 안 좋아 일찌감치 미래를 도모해두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다. 이들에게는 딱히 해줄 말이 없다. 업종을 바꾸라는 조언을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현업에서 힘을 내라고 다그칠 입장도 아니다. 일 얘기는 가능한 피하면서 그저 술잔만 기울이게 된다. 주로 공석에서 부딪치는 새내기 경제부 기자들에게는 할 얘기가 참 많다. 그들 개인뿐만이 아니라 우리 언론의 미래를 위해서다. 물론 당사자들
기업, 가진 富 가계와 나눠 가져야
2010년 새해가 폭설과 한파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넘쳐났다. 특히 대한민국 기업들의 화려한 실적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동기 대비 GDP성장률을 플러스로 반전시킨 막강한 원동력으로 칭송받았고, 그만큼 희망의 크기는 커져 갔다.우리 대기업들의 눈부신 실적이 신문 지상을 누비고 다닐 때 다른 경제주체들의 성적은 참담했다. 경제 3주체 가운데 기업을 제외한 가계와 정부이다.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쓰레기 채권으로 파산 직전으로 몰린 은행을 구제한 것은 바로 정부였다. 정부는 은행의…
2010년 언론의 과제
새해도 벌써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지난 연말의 기억들을 말해야겠다. 갑자기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 가족과의 동해안 여행을 포기하고 연휴 내내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여유로워진 시간을 활용하여 가족과 함께 본 영화 ‘아바타’는 여행과도 맞바꿀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의미있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줄거리, 상상 속의 행성인 판도라의 환상적인 영상미, 안면근육까지 잡아낸 컴퓨터그래픽과 3D 등 모든 것에 빠져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편히 쉬려고 켠 TV에서 나오는 지상파 방송국의 방송연예대상을
동아·조선일보의 ‘학생인권조례’ 보도
후배 중에 어릴 때부터 천재에 가깝다고 생각해온 친구가 있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후배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잘했고 좋아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의 경제적 상황이 일정하지 않아 전학도 많이 다녔는데 적어도 수학만은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뒤진 적이 없다고 한다. 부모도 수학에 관해서라면 우리나라 공교육과 사교육이 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받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 후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한 대학으로 유학을 갔다. 수학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세계화 시대의 경제부 기자들
요즘 주식 투자자들은 곤하게 새벽잠을 청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국 시장 상황을 보고 그날의 투자 전략에 참조하기 위해서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세계 증시나 경제가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서다. 바로 (금융) 세계화 때문이다. 세계화는 이렇게 거의 모든 직업과 직종의 일을 고단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경제부 기자만은 여전히 세계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세계화의 영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외진 출입처 책상 앞에서 시간
아이폰 논란이 남기고 간 것들
지난 한달간 신문지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꼽자면 단연 ‘아이폰’일 것이다. 정보통신 선진국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은 남들보다 3년이나 늦게 이 핸드폰을 시장에 풀어내면서 온갖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프리카 앙골라에 근무하고 있는 한 회원에게 “거긴 아이폰 나오죠? 오실 때 한 대 사다 주세요”라는 유머글을 남기기도 했다.아이폰이 출시되고 난 후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블로그와 카페에서는 엄청나게 호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언론의 논조는 매우 비판적이다.
아이폰과 저널리즘의 미래
올해 초부터 관심을 모았던 아이폰의 한국 시판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국내 언론과 인터넷에는 연일 이와 관련된 뉴스로 이어지고 있다. 내장형 배터리로 인해 충전이 불편하고 충전기간도 짧으며, 이제 막 들어온 제품이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도 불편하다는 등 출시 전부터 아이폰에 대한 부정적이고 애국적인(?) 기사내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은 불과 며칠 만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뿌리를 흔들어대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T는 유사 단말기의 보조금 액수를 올리는 등 뒤늦은 대책들을 내놓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원성만 사고 있다
언론의 판결문 비평을 보면서
얼마 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판결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법원은 작년 12월 여당의 한·미 FTA 직권상정 움직임에 반발해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을 하다가 퇴거불응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서 공소를 기각했다. 동일 사건의 피의자들 중 일부만 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기소한 것은 검사의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 판결에 대해서 일부 매체에서는 ‘황당한 공소기각 판결’, ‘법관의 판결에 이념 개입을 우려한다’, ‘어느 판사의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