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희망은 있는가
봄날 개나리꽃이 만발했다. 옹기종기 모여 몸 비비꼬며 사는 풍경이 흡사 서민의 삶을 닮았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이다. 삶이란 희망을 찾아 하루 한 페이지씩을 써 가는 일이다. 그런데 요즈음 이 한 페이지씩 넘기는 일마저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 천안함 침몰 후 당국은 진실이라고 말하고 민심은 억측과 불신의 파편만 나부낀다. 함수와 함미, 사리와 조금, 인양 중단과 재개라는 두 단어 사이를 뛰어넘지 못한 보도프레임은 9회말까지 레퍼토리가 반복되는 야구중계 수준만도 못하다. 그렇게 “닷새가 지나도…
주식시장 전망과 정보의 함정
최근 연일 주식시장의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상승장을 이어가자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전망을 ‘조정’에서 ‘상승’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당연히 각 언론사들의 경제 관련 뉴스에서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주요 기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연초에는 주로 1천8백선을 최고치로 전망하던 증권사들이 1천9백선까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 영향인지 적립식 펀드가 11개월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4․19’ 50주년에 신문을 생각한다
오는 4월 19일은 4·19 혁명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4·19’가 나던 해에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내가 나이 60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열 살 소년이던 나에게 4·19는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데, 그것은 우리 가족이 서울 한복판에서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종로구청 자리에 있던 수송국민학교를 다녔다. 당시 6학년이던 학생이 유탄에 맞아 죽었는데, 그가 4·19의 최연소 희생자였다. 지금의 정부종합청사…
‘스마트폰’ 언론에 위협인가 기회인가?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이다. 작년 말에 전 세계에서 80번째라는 늦은 순서로 스마트폰(Smart Phone)이 한국에 도입된 이후 4개월이 경과했다. 그간 스마트폰은 50만대 이상 팔리며 디지털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각사에서 스마트폰이 본격 공급되는 하반기에는 사용자 수가 더 증가할 것이다.사실 스마트폰은 국내 인터넷 환경에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유선 중심의 인터넷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 IT인프라 수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고 이에 대한 자성도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스마트폰은 2가지 차원
6·2지방선거 인용보도와 기자영혼의 독립성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6월 2일은 제5회 동시지방선거일. 복잡다단한 선거규모로 보아 대선에 버금간다. 단체장, 의원, 비례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투표용지에 등장하는 후보가 1백 명에 이르는 지역이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언론의 후보검증과 정책 여과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말, 말, 말들이 쏟아진다. 말은 언론이 어떻게 인용보도 하느냐에 따라 민심 속으로 강물처럼 흘러가기도 하고, 여론의 중심에서 매섭게 소용돌이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는 취재원과 독자 사이의 교량 역할
언론, 신용카드의 함정을 다뤄라
돈이 되는 신용카드? 재테크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신용카드 관련 기사이다. 기사의 대부분은 신용카드의 효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가서비스와 포인트 혜택에 관해 일반적인 신용카드 광고와 같은 느낌의 기사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신용카드 할인 혜택이나 부가서비스에는 홍보되는 것과 달리 여러 함정들이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관련 기사는 신용카드 혜택의 실효성 문제 지적에는 소극적이며 신용카드의 위험한 속성을 다루는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예를 들면 모 신용카드의 혜택이 요일별로 유류할인과 패밀리레스
‘4대강’을 보도하지 않는 보수신문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정권 차원에서 추진해 온 역점사업은 미디어법 개정, MBC PD수첩 기소, 세종시 수정, 그리고 4대강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법은 국회통과에는 성공했지만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법’ 판정을 받았고, PD수첩 기소는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대통령과 총리가 앞장서서 밀어붙이고 있는 세종시 수정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역점사업 중 오직 4대강 사업만이 굴러가는 형상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시민사회와 종교계, 그리고 야당의 극심한 반대에 봉착해 있다.
과다규제에 갈길 먼 인터넷 표현의 자유
지난 1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가수 손담비 ‘미쳤어’ 춤과 노래를 부른 어린이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법상 공정이용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오히려 저작권법 103조에 따르면 저작권협회가 부당한 권리행사를 한 것이 돼 UCC제작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미쳤어 동영상 사건’으로 잘 알려진 이 UCC는 뜨거운 환호를 받았던 UCC였다. 이 사건은 제작자의 딸인 5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가수 손담비의 노래와 춤
학원 홍보지로 전락한 신문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공부의 신을 꿈꾼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2008년 입시학원 매출액은 1조5천1백84억원. 전년 대비 72.3% 증가했다. 개인 입시학원 사업자 수입만도 5조4천1백20억원. 3천억원 규모로 형성된 학습기 시장에 입시학원이 뛰어들면서 입시 패키지산업으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사교육비 지출규모는 현재 20조9천억원에 이른다. 신문섹션 교육면은 방학과 입시철 테마를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맞췄다. 2009년 12월 6일 방학 전 주부터 올 2
‘동무’와 ‘우리’ 그리고 조선일보 기사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선생님으로부터 ‘동무’라는 말이 참 좋은 말인데 사용을 꺼리게 되어 안타깝다는 말씀을 들은 일이 있다. ‘친구’라는 단어에 비하면 순우리말인 데다 어감도 더 부드러운데 북한에서 자주 쓰기 때문에 안 쓰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이해가 안 갔다. 아무리 반공을 국시로 여기던 시대지만 북한 정권의 정치적 입장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쪽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리가 없지 않은가. 동무라는 좋은 말의 사용을 왜 꺼린단 말인가.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