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는 사주의 자유가 아니다
“펜으로 싸우는 자, 칼로 죽는다.” 이 말은 알제리의 회교원리주의 지도자 ‘아부압둘 라만 아민’이 남긴 말이다.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사회통제와 국가 통치에 따르지 않고 ‘펜이 칼보다 강하다’며 저항하다가는 처형될 줄 알라는 경고였다. 언론의 비판정신과 자유를 짓밟은 적(敵)은 대개 국가권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를 위해 필요한 토대는 기자 개인이 권력에 저항하기 이전에 언론사의 조직과 경영이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가능했다.
유한킴벌리와 네이버
유한킴벌리는 공익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를 1984년에 시작했다. 캠페인의 핵심은 간판 제품 수익의 1%를 조림사업에 기부하는 것이었다. 30년 가까이 지속된 이 캠페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친환경 마케팅의 대명사가 됐다. 역설적이게도 유한킴벌리는 나무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으로서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 화장지, 유아용 기저귀 등 주력 제품의 원료가 펄프이기 때문에 해마다 산림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한킴벌리는 ‘우리강산 푸르게’ 캠페인 덕분에 국민들 사이에서 녹색 기업이
매카시즘 광풍 언제까지
#“1983년 아웅산 테러와 2010년 천안함 폭침을 우리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한 북한도 문제지만 이들의 주장을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다.”-28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 제91차 라디오 인터넷 주례연설에서.#“KAL기 폭파도 북 지령 따라 왜곡 그것이 주사파다.”-28일자 중앙일보 1면 톱기사에서 자생적 주사파 리더였다는 구해우씨의 주장.#“김정일·김정은을 ‘×××’라고 할 수 있으면 종북세력이…
KBS 공영성 수호는 전 국민의 문제다
공영방송 KBS의 파업이 제2노조에 이어 제1노조까지 가세하면서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KBS 노조의 파업 이유는 대통령 측근 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되어 KBS의 공영성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영방송인 KBS의 보도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KBS의 파업은 매 정권 초기와 말기에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권 초기에서는 친정부 성향의 사장 임명이, 정권 말기에는 그런 사장으로 인한 공영성 훼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번 반복되는 이런 논란과 파업의 고리는 언젠가는 끊어야
수구인가 종북인가, 근거를 제시해야
머피의 법칙은 ‘일이 잘못되려고 하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평소에는 찾아도 보이지 않던 기자들이 일이 잘못되면 벌떼처럼 달려든다는 것도 머피의 법칙 중 하나로 넣을 수 있다. 통합진보당이 최근 겪고 있는 고충이 그런 것이다. 고충이 많기로는 통합진보당으로 몰려든 취재기자들도 다르지 않다. 평소 지속적으로 밀착 취재했거나 관련 정보가 축적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의 권력구조와 이면에 몸을 감춘 실세들, 그들의 출신과 성장 내역을 느닷없이 연일 기사로 써내 지면을 메우려니 곤혹스
아마존에 언론 생존의 길이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5일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에는 잡스 이후 세계 IT업계를 이끌 리더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실리콘 밸리 내부 동향에 정통한 ‘와이어드’(Wired) 지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이을 만한 인물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지목했다. 미국 포브스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수의 미디어들도 이구동성으로 베조스를 제2의 스티브 잡스로 지목했다. 베조스를 잡스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완성하지 못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 혁신을 완수할 수 있는 혁신가라고 평가한 것
공영언론 사장 국민참여형으로 뽑자
KBS, MBC, YTN, 연합뉴스.현재 파업을 하고 있거나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매체들이다. 여기에 공영언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파업이나 노사 갈등의 핵심은 비교적 간명하다. 무지인지, 무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사장이 민주언론 창달에 노력하기보다는 정권 나팔수로 왜곡 보도에 앞장서는 등 공정보도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에 더해 건전한 비판에 적극적인 기자와 PD를 압박하고 그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자체검열에 몰두하고 있다.그렇다면 작금의 공영언론 사태는 사장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이 확실하다.
선거와 SNS, 가능성과 한계
제19대 총선이 끝나고 선거에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선거 시작시점부터 신문 및 방송과 같은 전통 미디어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의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선거기간 내내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SNS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 전통 미디어는 예전과 동일한 수준의 역할을 수행한 반면 SNS는 예상보다 그 역할이 크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SNS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기대는 SNS가 전통 미디어가 생산하지 못하는 이슈를 발굴하여 유통하
‘말 주인을 위한 경마 중계’에 그친 총선보도
제19대 총선 과정에서 드러난 우리 언론의 선거 보도는 여전히 경마중계식 보도에 치우쳐 있다. 누가 경선에서 후보가 되느냐로 시작해서 어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가, 어느 지역구에서 누가 이기느냐, 어느 당이 제1당이 되느냐에 매달렸다. 투표가 끝나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누가 1등으로 조사됐는가를 따져 판세 분석을 내놓았다가 뒤집혀 망신을 당했다. 그리고 이튿날 총선 결과가 드러나자 이번에는 총선이 대선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와 다음 대통령 유력자에만 집중한다. 선거는 정치 현실과 정치 변동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사건
‘스티브 잡스’가 혼란의 저널리즘에 주는 교훈
누구나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동영상은 폭발적인 여론 형성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2년 4·11 총선은 소셜 미디어에 기반한 여론 형성 메커니즘이 선거판을 좌지우지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올해 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런 추세가 더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탈 것이다.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저널리즘의 근본을 되돌아보게 한다. 매일 온-오프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사실’과 ‘주장’을 보면 객관적 진실이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