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가사노동이 엄마만의 일인가요?”
육아휴직 중인 임아영 경향신문 기자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오전 8시에 일어나 55개월 아들의 아침과 13개월 아들의 이유식을 차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혼자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입지도 못하는 아이들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낸다. 밤 10시가 돼야 ‘육퇴(육아퇴근)’ 할 수 있는 그는 “일할 때보다 더 늦은 퇴근”이라며 “엄마들이 훨씬 더 바쁘다”고 했다. 그의 육아 좌충우돌기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폭풍 공감’을 얻으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좋아요’ 500개는 기본, 많은 건 2400개가 넘는다. 그의 글에 많은 사
“5·18 진실 알리려 산화한 분들께 바칩니다”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잖아요. 그만큼 많은 국민들은 광주와 광주시민들에게 부채의식을 안고 살고 있어요. 저는 반대로 광주가 민주화운동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기까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몸을 바친 의인들에게 빚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1980년 5·18 이후 군부의 언론 검열이 이어질 무렵, 광주 학살의 진상규명을 외치며 산화한 의인들을 취재해온 김철원 광주MBC 기자가 신간 그들의 광주: 광주항쟁과 6월항쟁을 잇다를 펴냈다. 지난해 5·18 특집으로 제작한 광주MBC 뉴스 기획보도와 다큐멘터리 그들의 광주, 우리의 광주에서 다
“마왕 신해철에게 바치는 팝-록 뮤지션의 술 이야기”
“잠시만 기다리세요.” 조승원 MBC 기자가 인터뷰 도중 벌떡 일어났다. “색다르게 맥주 먹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5분쯤 후, 그의 손엔 캔 맥주와 토마토주스가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카페만 아니면 멋있게 섞을 텐데...” 아쉬워한 그가 맥주와 토마토주스를 1:1로 섞어 내밀었다. 칵테일 ‘레드아이’였다. “어때요?” “달고 맛있어요.” 다행이라는 듯 그는 맛없는 와인이나 샴페인을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는지 얘기를 이어나갔다. “와인에는 오렌지주스와 석류시럽, 사이다를 넣고, 샴페인엔 각설탕에다 비터 한 방울을 넣으면..
“연합뉴스 문제 하나도 해결되지 않아”
2012년 공정보도 사수를 위해 103일간 파업을 이끌었던 연합뉴스 공병설 전 노조위원장(현 사회부 교육팀장)이 지난 5일, 25개월 만에 서울 본사발령을 받았다.현 경영진의 ‘보복성 징계’ 탓에 충북 제천 주재 기자로 내려갔다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 25개월 간 비정상적으로 여겨졌던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인터뷰를 고사하다 거듭된 요청에 응한 공 전 위원장은 “2015년 5월 제천으로 내려갔을 당시의 비정상적인 상황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몸만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것
“전문가 찾아가며 공부…선배들 도움 많이 받았죠”
전시언 경인일보 기자는 지난 3달 연속(2~4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 기자가 석 달간 연달아 기자상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입사 3년차인 그는 “선배들과 경인일보라는 시스템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에게 기자상을 안긴 기사는 탐사보도와 장기 기획물이다. 끈질긴 취재가 빛을 본 것이다.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는 5개월간의 추적 끝에 탄생했고, 전국 정수장 ‘저질 활성탄’ 납품비리는 10개월간 관련 보도가 30여편에 달한다. 지난해 6월 기자상을 수상했던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는 취재 시작부
포커스뉴스 두 기자가 명퇴 거부한 까닭은
“입사할 때 모두들 의욕 넘쳤죠신생매체 한계 딛고 뛰었어요 대선 때부터 보도 개입 노골적부끄럽고 창피해 견딜 수 없었죠”“비판 성명 내자 대기발령 내더니노조 결성하자 돌연 폐업하더군요포커스뉴스 알려지기 시작했는데…다음엔 현장에서 뵙겠습니다”뉴스통신사 포커스뉴스가 지난달 31일 갑자기 문을 닫았다. 2015년 8월 출범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사측은 113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 탓이라지만 구성원들은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대선 보도과정에서 불거진 편집권 침해 논란과 기자 징계로 노사 간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편집권 독립
“무너진 공영방송 회복과 함께 언론부역자 법적 책임 물어야”
“공영방송이라는 건 우리가 물을 함께 떠먹으며 생명을 유지하는 우물과 같은 게 아닐까요. 그 우물에 박근혜-이명박 정권이 독을 탄 거예요. 우물에 있는 물을 못 먹으니 멀리 산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을 겨우 찾아서 먹을 수밖에 없는 형편인거죠.”지난해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다루며 14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자백’을 연출한 최승호 MBC 해직 PD(뉴스타파 PD)가 반년 만에 영화 ‘공범자들’의 공개를 앞두고 공영방송의 시급한 개혁을 촉구했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정동 뉴스타파에서 만난 최 PD는 “마을 한가운데에…
‘셜록’에 모인 그들, ‘언어가 없는 사람들’에 다가가다
30일 오전 9시 신촌 인근 스터디공간.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들이 하나둘 모였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회의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기자들이 업데이트한 취재 내용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이다. 그뿐이다. 회의가 끝나면 기자들은 자기 갈 길을 간다. 각자의 현장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다. 셜록엔 사무실도, 출퇴근 시간도 없다. 박상규, 이명선, 김다솜, 김여란. 셜록엔 총 4명의 기자가 있다. 2014년 오마이뉴스를 떠나 2015년 1월부터 박준영, 신윤경 변호사 등과 함께 다음 스토리펀딩에 ‘재심 프로젝트 3부작’을 연재했던…
“디스크 생기고 눈도 나빠졌지만 현장 누비는 이 일이 좋은걸요”
조은경 대전KBS 촬영기자는 현장에 나설 때마다 의문 섞인 눈길을 받는다. “방송 카메라를 든 여성 기자, 아직 익숙한 모습은 아닐 테니까요.” 그는 대전충남 지역뿐 아니라 KBS에서도 유일한 여성 촬영기자다.지난 2011년 KBS에 최초의 여성 ‘촬영기자’로 입사했다. KBS가 20년 전 ‘뉴스카메라’라는 직군으로 여성을 뽑은 적은 있었지만 촬영기자로 여성을 선발한 건 그가 처음이다. “일하면서 공부하다 32살에 입사했어요. 신입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데다 촬영기자 직군이 여성에게 넓은 문도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도전했습니다. 합
“80년해직언론인 명예회복은 적폐 청산이자 과거사 바로잡기”
1980년 5월20일. 광주의 참상을 보도할 수 없었던 기자들은 펜과 마이크를 내려놨다. 나흘 전 한국기자협회가 ‘20일부터 검열 거부, 정권이 탄압할 경우 신문·방송·통신 제작 거부’를 결의한 상황이었다. 그 다음날 신군부가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기자협회 집행부를 체포·수배했지만, 각 언론사 기자들은 검열·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광주의 진실을 단 한 줄도 실을 수 없었던 기자들의 저항이었다.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고문(연합뉴스 대기자)은 기자협회 회장이던 2006년 “5·18 이후 전국적으로 일어난 선배들의 투쟁을 기자정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