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보도, 성찰이 필요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흉악한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임산부부터 어린이에 이르는 거침없는 범죄 행위에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이 크다. 이같은 천인공노할 범죄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재발 방지를 도모하는 것은 분명 언론의 할 일이다.그러나 최근 언론보도는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나친 경쟁적 보도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선일보의 피의자 얼굴 사진 오보만 부각할 문제가 아니다. 경향신문은 피해 아동의 일기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대부분의 언론은 피해 가정의 집 구조와 위치는 물론
국민일보, 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우리 일생은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라고 늘 말합니다. 너 인생이 무엇이냐.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라고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분쟁과 갈등의 바람이 쉬지 않고 불어 안개 같은 삶을 산지사방으로 흩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금세안심 내세복락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화해와 평화를 가지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와야 되는 것입니다.”조용기 국민일보 명예회장이 지난해 여름 순복음교회에서 가진 주일 설교의 한 구절이다.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 언론계에서도 한번쯤 곱씹어
YTN 해직사태 해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남북한은 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한국전쟁이라는 대참사를 치렀다. 이후 남북관계는 부침을 거듭했지만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6·15공동선언 등 한반도 평화를 부인할 수 없는 대전제로 만드는 발걸음을 계속했다. 만약 남이 북에 ‘민족상잔의 죄과에 대해 반성하라’고 전제조건을 붙였다면 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반대로 북이 남에 ‘미제의 괴뢰정부로서 책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남북관계를 YTN 사태에 비유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신문의 압수와 기자의 구속
본보는 48주년 창간특집호 ‘우리의 주장’을 1964년 11월10일자 기자협회보 지령 2호의 ‘광장’ 칼럼 첫회를 요약해 싣는 것으로 대신한다. ‘광장’은 ‘우리의 주장’의 전신이다. 당시 5·16 쿠데타 후 등장한 군사정권 아래 언론계의 현실과 한국기자협회 창립 초기의 상황을 읽게 해준다. 표현은 당시의 것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우리가 언론자유를 논의하는 소이(所以)는 우리 자신이 언론인이란 처지라서 자기방어를 위한 일방적인
언론청문회, 8월 넘기지 말아야
결국 7월 언론청문회 개최는 물건너갔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가다간 과연 언론청문회가 열릴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검찰 출두로 8월 임시국회 개최에 대한 부담감은 덜었다고는 하지만 여야 정치인들에게 언론청문회는 꽤나 후순위로 밀려나는 형국이다.국정감사가 시작되는 9월 이후 정치 일정은 상당히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여야 대통령 선거 후보자가 구체적으로 정해지면서 본격적인 대선 구도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자칫 12월 대통령 선거 전에는 언론청문회 자체가 개최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
MBC파업이 남긴 과제
낙하산 사장 퇴진을 외치는 언론사 공동파업의 계기가 됐던 MBC의 파업이 장장 반 년 만에 이제 막을 내린다. 물론 여야 합의에 의해 곧 이뤄질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앞당기기 위한 잠정중단이지만 800명에 가까운 MBC 방송인들이 드디어 그리웠던 방송현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파업의 첫째 이유였던 김재철 사장이 아직 물러나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번 파업의 공과를 따지기엔 아직 이르다. 그러나 MBC본사 조합원의 80% 가까운 인원이 해고와 정직, 대기발령 등의 징계 속에서도 파업대오를 굳건히 유지했고, 결국 여야 정치권이 MBC사태 해
KBS 이사회·방문진, 민주적 재구성돼야
KBS 이사회와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진이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양대 공영방송 이사회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유례없는 언론사 대파업의 소용돌이 뒤에 펼쳐지는 이번 이사진 선출은 그 무게가 남다르다.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회 개혁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지난 6일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사의 낙하산 사장 방지를 위해 이사회를 여야 동수 추천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KBS 이사회와 방문진은 여당
BBC와 영국 정치, MBC와 한국 정치
2012년 언론사들의 파업사태, 여전히 다섯 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공영방송 MBC의 파업은 한국 방송사(史)에서 최장기 파업으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렇게 유례가 없는 사태를 부른 것은 물론 ‘낙하산 사장’으로 대표되는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구조의 문제이고, 김재철 MBC 사장 개인의 부도덕성이 일차적 원인이다. 그러나 다섯 달 넘게 공영방송 노조의 파업이 계속된 것, 무엇보다 한 사회의 여론형성과 문화의 중심이어야 할 공영방송의 파행이 그대로 방치된 점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기능에 뭔가 심각
언론사 사장들부터 법을 지켜라
MBC의 장기간 파업으로 ‘무한도전’의 제작이 중단됐지만 김재철 사장의 ‘무한도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역대 언론 파업사태 중 가장 많은 징계·해고를 남발하고 있는 MBC는 지난 20일 또다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에 대해 해고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2010년 3월 김 사장 취임 이후 모두 8명의 해직자와 69명의 대기발령자를 포함해 200명이 넘는 언론인이 징계를 당했다.특히 ‘해고학살’로 표현되는 최근의 ‘묻지마’식 징계남발로
MBC 기자 채용에 응해서는 안 된다
한 방송기자를 만났다. 그는 얼마 전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MBC의 한 지인에게서였다. “시용기자 채용이 있으니 응시해보라”는 권유였다. 합격도 어렵지 않을 상황이었다. 평소 언젠가는 공영방송 MBC에서 일해보고 싶어한 그였다. 우리 인생에서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 기자는 결국 여의도를 등졌다. 왜였을까. 특별히 진보적 신념을 가지지도 않은, 불편부당한 보도를 추구하는 상식적인 기자인 그는 이렇게 말했다. “떳떳하게 일할 수 없을 것 같았다.”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