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의 ‘스마트’한 실험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16일부터 18세에서 35세 사이 아마추어 필자를 대상으로 에세이 공모전을 시작했다. FT에 따르면 분량은 3500단어 이내이며 주제는 금융 이슈에서부터 역사, 시사, 과학 등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다. 글 형식도 기사체를 비롯해 사례 연구, 전망, 세부 테마 탐구 등 공모자가 원하는 형식을 선택할 수 있다.FT는 온라인을 통해 원고를 접수받아 샤이먼 샤마 FT 칼럼니스트 등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단이 평가를 하여 최종 당선작을 선정한다. 1등에게 상금 1000파운드를 주고, 또 랜덤하
정치 참여 대신 투표만 하라는 언론
‘주식회사 민주주의’라는 말은 경제학자인 제임스 갈브레이스가 미국 정치를 비판한 것이다. 유권자는 주식회사의 소주주처럼 주주명단에는 올라 있고 주주총회 때면 투표하라는 통지표가 배송된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든 주주는 결국 들러리라며 외면해 버린다. ‘소액주주인 내가 주주총회에 나가서 뭘 어쩔 건가’, ‘내가 투표장에 가서 찍는다고 세상이 얼마나 달라진다고…’ 이렇게 스스로를 주저앉힌다. 그래서 언론은 유권자인 국민을 일깨우려 한다. 꼭 투표장에 가 소중하고
“이거 왜들 이러는 걸까요?”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대선 후보 세 명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을 통해 연일 낱낱이 중계된다. 후보와 참모들은 공약이라는 포장으로 비전을 역설하기도 하고, 후보 검증이라는 포장으로 상대 후보에 대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기도 한다.대선 관련 언론의 본령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가장 훌륭한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일이다. 그것은 향후 5년간 ‘대한민국 호(號)’를 조타(操舵)할 선장을 제대로 뽑느냐 아니냐는 절체절명의 과제이기도 하다
음란물 홍수 일본, 성범죄율 낮은 이유
우리 사회에 성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범행의 주요 동기나 모방 기제로 미디어를 지목하고 있다. 끔직한 성범죄였던 ‘고종석 사건’에서도 미디어를 통한 음란물 유통이 논란거리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가 선정적인 내용을 제공하여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미디어가 성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많은 학자들은 미디어의 선정적인 내용이 성적 호기심과 충동을 야기한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성범죄와의 관련성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안철수 현상과 프레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서울대 출신 벤처사업가로서 한국 IT산업 태동기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점이다. 누가 내게 둘 중에서 벤처 기업가 역할 모델을 꼽으라면 이 대표를 꼽을 것이다. IT 얼리어댑터이자 저널리스트로서 1990년대 초반부터 두 사람의 벤처 활동을 쭉 지켜봤기 때문이다.이런 나의 상식은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 크게 차이가 난다. 다수 국민들은 이 대표 보다 안 원장을 한국 IT벤처계의 아이콘(icon)으로 여긴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은 성공한 IT벤처 기업가로서
보도자료에는 세계관과 철학이 없다
성폭력과 성추행 범죄가 여름철에 늘어났다면 어떻게 기사를 쓸 것인가? 여성의 노출이 많아지니 당연히 성범죄가 늘어난 것이라고 쓸 것인가? 그것은 마치 콧물이 흐르더니 감기몸살에 걸리는 걸로 봐서 콧물이 감기의 원인이라고 단정짓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오류이다. 여름에 성범죄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노출 때문이기보다는 밤늦게까지 집 밖이나 야외에 머물고, 밤에도 문이나 창문을 열어 놓는 계절적 특성 때문이다. 여름철 성범죄 피해자의 연령대가 10대나 20대에 몰리지 않고 다른 계절과 비교해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봐도 알 수 있다. 조금
‘사랑, 진실, 인간’ 없는 국민일보
국민일보 사측이 기자들에 대한 대량 해고의 칼을 뽑아 들었다. 국민은 지난달 29일 인사위원회 재심에서 권고사직(사실상 해고) 2명, 정직 6명, 감봉 4명, 감급 1명 등 모두 13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2008년 YTN 무더기해고 사태 이후 언론사 해고 및 징계론 최대 사건이다.이번에 해고된 황일송, 함태경 두 기자의 죄목(?)은 각각 ‘해사행위’와 ‘사익추구’다. 그런데 황 기자에게 씌워진 그 해사행위란 죄목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 황 기자가 미국 시민권자로 신문사 대표가 될 수 없는
정보 시장의 빅브라더, 포털
우리나라 뉴스시장에서 포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2011년 한국언론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86.5%가 포털을 이용했고 기존 언론사 사이트를 찾아서 이용한 경우는 8.0%에 불과했다. 포털이 인터넷 뉴스의 주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종이신문 등 기존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줄어들면서 포털을 이용해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신문이나 TV와 같은 전통매체보다는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포털이
공유경제와 미디어
올해 들어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또는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활용한 벤처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민도서관은 집 책장에 꽂힌 책을 서로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비앤비히어로와 코자자는 남는 방과 한국 전통 가옥 P2P(Peer to Peer) 중개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제주도에서 출범한 쏘카는 자동차를 시간제로 공유하는 사업을, 키플은 아이들의 옷을 서로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밖에 아이 교육품앗이, 사무실 공유
한국기자협회 48년에 던지는 질문
오늘은 머리 속에 맴도는 질문들을 쏟아내 보려 한다.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왜 우리에게 저널리즘이 필요한가? 너무 흔한 질문이고 걸핏하면 들먹였던 관념적 물음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질문들이 달리 들린다. 질문에서 가장 중요한 걸 빼먹고 있다는 생각이다. 저널리즘의 존재의 이유! 이 질문을 던지는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지배 권력으로 자처하는 집단이 물을 것이다. “저것들을 어디다 써먹지?”. 요즘 기업들도 묻고 있을 게다. “우리에게 저널리즘이 필요한 건가?” 그리고 시민들